두 번의 대화재를 겪은 후에야 비로소 화재에 대한 학문적 연구와 기술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법규도 개정·정비를 계속했다. 그 결과 오늘날과 같은 불연(不燃)도시, 즉 안전도시의 건설에 성공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금 싼 가격과 빠른 시공, 단열성과 차음성을 자랑하는 샌드위치 패널이라는 건축자재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샌드위치 패널은 단열재 양면에 철판을 붙여 만든 건축재료이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스티로폼 패널과 난연 성능을 가진 패널 등으로 구분되지만 경제적 논리를 우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80% 이상 화재 위험성이 강한 일반패널을 사용하고 있다. 지난 2008년 1월 경기도 이천에서 값싼 샌드위치 패널을 사용한 물류창고화재로 40명의 귀중한 생명이 목숨을 잃은 엄청난 일이 발생했다. 값싼 가연성 샌드위치 패널을 사용한 이천 냉동물류창고의 경제적 효과를 따져보면, 난연성 글라스 울(유리섬유) 샌드위치 패널을 사용할 경우 약 10억3천만원이 소요되고, 값싼 가연성 스티로폼 샌드위치 패널은 약 4억1천만원이 소요돼 약 6억원의 건축비를 절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사망자 40명의 보상금으로 약 96억원(1인당 2억4000만원)이 지급됐으니 결국은 건축비 절감액의 16배에 해당하는 손해를 입게 된 셈이다. 값싼 샌드위치 패널로 쉽게 건축물을 지었지만 그로 인해 값으로 따질 수 없는 귀중한 생명 손실뿐만 아니라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 현재 건축법령을 개정해 창고시설 내부 마감재료를 난연재료로 사용하도록 추진 하고 있으나, 아무리 법규정을 강화해도 이를 지키지 않는다면 제2, 제3의 대형화재는 계속 발생하게 될 것이다. 샌드위치 패널 건축물 화재를 줄이려면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에는 패널 사용을 제한하도록 법령을 개정하고, 검사를 통해 난연성 없는 제품은 유통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건축물 안전도를 향상시키겠다는 국민의 안전의식이 제고돼야 한다. 안전을 도외시한 채 경제적 논리만을 내세워 신속하게 값싼 샌드위치 패널 건축물을 선호하고 확장한다면 대형 재난이 계속 발생하게 되고 누구의 잘못이냐를 가리고 책임자를 찾는 악순환만 반복될 것이다. 비록 늦었지만 시카고의 지혜를 본받아 값싼 샌드위치 패널 건축으로 국민의 생명을 앗아가는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안전을 강화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광주남부소방서 송하119안전센터 장한진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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