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찬의 1분 묵상문학 75] 어느 가을날
한정찬 시인 | 입력 : 2022/10/11 [12:41]
어느 가을날
어쩌다 상한 마음이 겹겹이 쌓이거든 광장으로 나오시라 감성이 낙엽처럼 물들어 서서히 메말라 흩어져도 그대가 살아 온 날들이 여행처럼 즐거웠음에 감사하고 인연을 꼭 간직한 채 기도하는 두 손을 조용히 응시하라 햇빛보다 더 심오하고 강열한 전율을 그대는 분명 느끼리라
만나고 헤어질 때 마음이 늘 허전하면 광장으로 나오시라 이성이 벽돌처럼 차갑게 관조하고 어둠에 갇히어도 그대는 팔 할의 바람 속에 잘살아왔음에 감사하고 겸손을 꼭 지닌 채 회개하는 두 눈은 곧바로 크게 떠라 별빛보다 더 아름다운 영롱한 매혹을 그대는 정말 알리라
한정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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