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이 전국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봄비가 내려 숲과 땅을 적셔 준 덕에 진정될 수 있었다. 그 고마운 봄비로 화사하게 피었던 벚꽃은 떨어졌지만 나무에 새순이 돋는 4월이다. 독자들은 이 글을 계절의 여왕인 5월에 읽고 있을 테다.
모든 게 새로 시작되는 계절에 6개월간의 휴식을 갖고 수난구조와 관련한 글을 다시 쓰기로 했다. 언제까지 계속 이어질진 모르지만 독자들에게 유익한 내용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필자가 처음 기고한 글이 <FPN/119플러스> 2020년 1월호 ‘‘테크니컬 다이빙’ 제대로 알고 활용하자!’이다. 그래서 이번 호에 새로운 마음으로 수난구조와 테크니컬 다이빙의 활용방안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테크니컬 잠수기술을 이용한 해군 해난구조 활동 효율성 향상방안 여태 기고한 내용은 필자가 받은 교육과 경험을 바탕으로 각 다이빙 협회의 교육과 매뉴얼을 인용했다. 이번엔 학문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까란 생각에 국내 논문 중 테크니컬 다이빙, 수난구조와 관련된 논문을 찾아봤다.
수난구조와 레크리에이션 다이빙에 관한 논문은 많았다. 하지만 수난구조와 테크니컬 다이빙 관련 논문은 2013년 해양 학술지에 게재된 ‘테크니컬 잠수기술을 이용한 해군 해난구조 활동 효율성 향상방안(A study on improvement of ROK navy and rescue activity using technical diving technique)’ 밖에 없었다.
이 논문의 1, 2, 3 저자는 당시 해군 현역이다. 교신저자1)는 해양대학교의 교수님이다. 저자들은 아마도 교수님이 계신 대학교의 대학원생들인 것 같다. 2013년도 학술지에 게재된 10년 전 논문이다. 2013년도에는 테크니컬 다이빙이 민간에서 활성화됐던 시기라 더 관심을 두고 읽었다.
논문 초록에 “테크니컬 잠수기술을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해 한국 해군의 해난구조 활동 효율성 향상에 도움이 되는 기초 자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2)고 명시돼 있다.
논문 서론에서는 130ft(40m)를 대심도로 보고 있다. 민간 다이빙 협회나 소방의 대심도 기준은 30m인데 군은 10m 더 깊게 잡은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40m 이상의 대심도에서는 개방 회로 잠수(스쿠버 다이빙)보단 표면공급 잠수(SSDS)가 더 안전하다고 쓰여 있다. 이는 필자도 동의하며 앞선 글에도 썼다.
필자가 참여했던 2010년 천안함 구조작전을 예로 들어 표면공급 잠수(SSDS)는 “준비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였으며 당 해역(서해 백령도 근해)의 강한 조류로 인해 구조함의 함위 유지가 불가능하였다.
따라서 제한된 시간만 잠수가 가능한 개방 회로 공기 스쿠버 잠수체계를 사용할 수 없었다”3)고 기술했다. “그에 따른 수중 체류 시간, 잠수병의 위험 극복을, 기존의 해군 잠수체계에 테크니컬 잠수기술을 도입하는 걸 제안하게 됐다”고 논문 작성 배경을 밝혔다.
잠수의학이나 수난구조에 대한 일반적인 논문들은 있다. 하지만 잠수와 관련한 기술적인 논문들은 거의 없다시피 한 상황에서 ‘테크니컬 잠수 기술을 이용한 해군 해난구조 활동 효율성 향상방안’이라는 제목부터가 필자는 반가웠다. 그래서 더욱 관심이 생겼다.
더욱이 해군에서의 활용이니 우리 소방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지 알고 싶었다. 10년 전 논문이라 지금과 다른 이론도 있다. 또 논문이라고 다 완벽하지 않다. 또한 논문을 비판하거나 문제를 거론하려는 건 아니다. 다만 이 논문을 해석하며 우리 소방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질소 마취 이론적 고찰에서 개방 회로 공기 스쿠버의 제한사항으로 질소 마취를 언급하면서 “이는 통상 130ft(약 40m) 수심에서부터 발현되기 시작되며 200ft(약 65m)에서는 현저히 나타난다”4)고 ‘Effect of inert gas narcosis on behavior(1985)’란 미국 논문을 인용했다.
질소 마취에 걸린다는 수심과 관련해선 다이빙 협회마다 조금씩 다르다. 통상적으로 질소 마취 제한 수심은 30m로 두고 있다. 그래서 공기를 사용하는 레크리에이션 다이버들은 30m 제한 수심을 둬야 한다. 이와 관련해 최근 논문과 책을 찾아봤다.
한 논문에서는 “다이버의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질소 마취를 포함하여 압축가스 혼합물을 호흡할 때 몇 가지 잠재적인 신경학적 위험에 직면합니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연구에서 4ATA(30m)에서 다이버의 질소 마취로 인한 뇌 손상이 명확하게 입증되었다”5)고 적혀 있었다.
Patrick J. Kirkland, Dana Mathew, Pranav Modi, Jeffrey S. Cooper가 쓴 ‘Nitrogen Narcosis in Diving’에서는 “질소 마취의 영향을 측정하는 연구는 마취 중 발생하는 신경 생리학적 변화뿐만 아니라 인지와 행동을 살펴보는 것으로 분류돼 왔다.
간단한 산술이나 반응 시간에 관한 한 연구에서는 참가자가 압축 공기를 흡입하는 동안 압력을 증가시키면서 테스트 작업을 완료하는 능력이 질적으로나 점진적으로나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실 환경과 개방 수역 환경에서 질소 마취의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고안된 또 다른 연구에서 다이버들은 해안 기지와 외해에서 3m와 30m에서 테스트를 받았다.
기억력 테스트와 문장이해, 간단한 산수로 평가한 지적 기능은 30m 다이버 모두에게 마취의 증거를 보여줬지만 다이버가 마취 이외의 다른 요인으로 인해 불안을 경험할 때 마취로 인한 손상이 더 컸음을 암시한다”고 명시했다.
30m 수심에서는 마취의 차이가 있어 다이버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을 뿐 다이버들은 질소 마취에 노출된다. 또 당일 다이버의 몸 상태에 따라서 질소 마취에 노출 수심이 다르고 정도도 다르다. 실제 우린 잠수하는 순간 질소 마취에 노출됐다고 보면 된다.
테크니컬 잠수의 정의 테크니컬 잠수기술의 이론적 고찰에서 저자는 “테크니컬 잠수의 개념적 정의는 공기가 아닌 특수한 혼합기체의 호흡과 수중 기술을 통해 활동 수심과 체류 시간을 증대시키는 스쿠버 형태의 잠수인데 본 연구에서는 주로 개방 회로 나이트록스 잠수 및 재호흡기 잠수기술 적용을 중심으로 고려하였다”6)고 기술했다.
정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많은 게 달라진다.
예전과 다르게 현재는 인터넷의 발달과 인공지능인 챗지피티(ChatGPT)까지 활용해 양질의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위키피디아(Wikipdia)와 챗지피티에 알아봤다.
위키피디아에서는 “테크니컬 다이빙이라는 용어의 대중적인 사용은 1990년 초 빌 해밀턴의 ‘하이테크’ 다이빙이라는 제목의 ‘aquaCorps’ 잡지(1991년부터 1995년까지) 첫 번째 호의 표지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딥, 감압ㆍ혼합 가스 다이빙과 같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한계를 넘어서는 레크리에이션 다이빙의 현재 상태를 설명합니다”고 배경을 소개하고 있다.
Hamilton, R. W. Jr. (1996). ‘What is technical diving? (letter to editor)’. South Pacific Underwater Medicine Society Journal. 26을 인용해 “테크니컬 다이빙이 정확히 무엇을 포함하는지에 대해 전문적인 의견 차이가 있습니다”고 한 것으로 볼 때 인용된 시기가 1992년부터 1996년까지라 이 시기엔 정확하게 테크니컬 다이빙에 대한 정의가 이뤄지지 않은 걸 알 수 있다.
Staff (2016). ‘Recreational Diver Level 1 - Nitrox diver’. Global Underwater Explorers website. Global Underwater Explorers. Retrieved 25 April 2016. 등을 인용해 “나이트록스 다이빙과 리브리더 다이빙은 원래 테크니컬 다이빙으로 간주했지만 여러 인증 기관에서 이제 레크리에이션 나이트록스와 레크리에이션 리브리더 교육ㆍ인증을 제공하므로 더는 보편적인 경우가 아닙니다”라며 나이트록스 다이빙과 리브리더 교육은 테크니컬 다이빙이 아닌 것으로 정의 내렸다.
이외에도 다이빙 교육단체의 정의들을 설명하고 있으니 관심이 있는 독자들은 읽어보길 바란다.
챗지피티에게도 질문해 봤다
“테크니컬 다이빙은 스쿠버 다이빙의 한 형태로 전통적인 레크리에이션 다이빙의 한계를 뛰어넘는 다이빙입니다. 테크니컬 다이버는 난파선, 동굴, 깊은 암초와 같은 더 깊고 도전적인 다이빙 장소를 탐험하기 위해 특수 장비, 고급 다이빙 기술ㆍ광범위한 교육을 사용합니다.
레크리에이션 다이빙과 달리 테크니컬 다이빙은 감압 정지를 포함해 다이빙 중에 흡수된 과도한 질소를 신체가 제거할 수 있도록 합니다. 테크니컬 다이버는 종종 나이트록스, 트라이믹스와 같은 혼합 가스를 사용해 수심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을 늘립니다.
테크니컬 다이빙은 레크리에이션 다이빙에 필요한 것 이상의 광범위한 교육과 인증이 필요하며 다이버는 보다 복잡한 장비와 절차에 익숙해야 합니다. 테크니컬 다이빙은 또한 더 높은 위험을 수반하며 다이버는 다이빙 계획, 가스 관리ㆍ비상 절차를 철저히 이해해야 합니다.
전반적으로 테크니컬 다이빙은 더 도전적이고 멀리 떨어진 다이빙 사이트를 탐험하고 수중 탐험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기회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높은 수준의 기술이나 교육, 경험이 필요하며 안전, 위험 관리에 대한 진지한 의지가 있는 사람만 수행해야 합니다”
왜 테크니컬 다이빙 정의에 대해 이렇게 자세히 알려고 하는지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테크니컬 다이빙에 대해 막연하게 정의를 내리는 것보단 기원이나 어떻게 변천됐는지 안다면 테크니컬 다이빙을 좀 더 가까이 그리고 더 잘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의 테크니컬 다이빙 정의는 오버헤드 환경에서의 다이빙이다. 즉 물리적으로나 가상의 천정이 있어 바로 상승할 수 없는 곳에서의 다이빙을 말한다. 다이빙 기체와 상관없이 동굴 다이빙이나 난파선 다이빙, 천해에서의 감압 다이빙이 여기에 속한다.
1) 프로젝트를 총괄하며 책임저자라고도 불린다. 저자가 여럿이거나 공동 집필 또는 합본일 경우 논문의 저자 중 가장 마지막에 기재되며 논문의 수정책임자를 이르는 말이다(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2), 3) 테크니컬 잠수기술을 이용한 해군 해난구조 활동 효율성 향상방안(Korean Society Marine Engineering Vol 37) 4) B. Flwler, K. N. Ackles, and G.Portier,“Effect of inert gas narcosis on behavior”, Undersea Biomedical research, vol. 13, pp-369-402, 1985. 5) Monica Rocco, p.pelala, P.Di Benedetto, G.Conte...“Inert gas narcosis in scuba diving, different gases different reactions” 6) 테크니컬 잠수기술을 이용한 해군 해난구조 활동 효율성 향상방안(Korean Society Marine Engineering Vol 37)
독자들과 수난구조에 관한 다양한 얘기를 나누고 싶다. 사건ㆍ사례 위주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자 한다. 만일 수난구조 방법에 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e-mail : sdvteam@naver.com facebook : facebook.com/chongmin.han로 연락하면 된다.
서울 중부소방서_ 한정민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3년 5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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