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火魔)는 언제나 예고 없이 찾아오며 그 피해는 한순간에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다. 특히 차량 화재는 작은 불씨에서 시작되더라도 빠르게 차체 전체로 번져 인명과 재산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요구되는 초기 대응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민의 안전과 화재 피해 최소화를 위해 오는 12월 1일부터 모든 5인승 이상의 차량에 차량용 소화기 비치가 의무화된다. 이는 법적 준수를 넘어 우리 가족과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준비다.
차량 화재는 최근 국내ㆍ외를 막론하고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에 따르면 최근 3년(2021~2023)간 총 1만1398건(연평균 3799건)의 차량 화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27명이 숨지고 149명이 다쳤다. 사고 건수와 사상자는 해마다 늘고 있다.
주행 중 발화로 차량이 전소되거나 전기차 충전 중 발생한 화재로 대규모 피해가 나오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이처럼 차량 화재는 예외 없이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다.
차량 화재는 초기에 얼마나 신속히 대처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하기까지의 시간이나 고속도로 한가운데서 구조 요청을 기다리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차량에 소화기가 비치돼 있다면 초기 1~2분 내로 화재를 진압해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차량용 소화기의 의무 비치는 2024년 12월 1일 이후 제작ㆍ수입ㆍ판매되거나 소유권이 변동돼 ‘자동차관리법’ 제6조에 따라 등록한 차량부터 적용된다. 다만 기존 등록된 차량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차량용 소화기 비치 여부는 자동차 정기 검사 과정에서 확인한다. 비치돼 있지 않을 경우 현장에서 시정될 수 있도록 권고될 예정이다.
7인승 이상의 승용차ㆍ승합차ㆍ화물차의 경우 소화기 미비치가 적발되면 115일 이내 시정하지 않을 시 최대 6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를 1년 이상 방치하면 운행 정지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5인승 차량에 대한 처벌 규정은 현재 없지만 가족과 자신의 안전을 위해 자발적으로 비치할 것을 권장한다. 이는 예기치 않은 화재 상황에서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대비책이다.
차량용 소화기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준비하시길 안내해드리고자 한다.
첫째, ‘자동차 겸용’ 표시가 있는 소화기를 구입한다. 이는 차량의 고온ㆍ진동 환경에서도 효과적으로 작동하도록 설계된 제품임을 뜻한다. 용량은 차종에 따라 다르며 5인승 차량의 경우 0.7㎏ 1개면 충분하다.
둘째, 소화기는 운전자가 긴급 상황에서 쉽게 꺼낼 수 있는 곳에 비치해야 한다. 트렁크나 접근이 어려운 장소는 적합하지 않다.
셋째, 소화기의 내용연수와 작동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한다. 이상이 있거나 약제를 다량 사용했다면 반드시 새 제품으로 교체해야 한다.
차량 화재는 언제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지만 차량용 소화기를 준비하고 올바르게 비치한다면 그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안전은 멀리 있지 않다.
작은 준비와 실천이 나와 가족, 그리고 이웃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 2024년 12월 1일, 우리 모두가 법적 의무를 넘어 더 안전한 도로 환경을 만드는 데 동참하길 바란다.
인천 송도소방서 박청순 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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