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석의 리튬이온 배터리(LIB) 이야기]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열폭주 기작- Ⅰ2024년 8월 1일 인천시 서구 청라동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해 피해가 막심했다. 화성 아리셀(리튬일차 배터리) 화재 후 2달이 채 안 되는 시점이다. 이에 따라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한 불신은 커지고 공포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그로 인해 전기차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이후 언론 보도를 통해 외부 충격에 배터리 셀이 손상되면서 불이 났다는 내용을 접할 수 있었다. 이런 보도가 열폭주(TR)에 대한 정확한 기작을 바탕으로 밝혀낸 이야기인지는 잘 모르겠다. 배터리 열폭주를 연구하면서 화재조사를 겸하는 필자에게 있어 그리 단순하고 쉬운 내용이 아니기에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외부 충격을 논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현시점에 전기차 화재의 원인 조사는 연구자들에 의해 밝혀진 열폭주 기작 등을 바탕으로 해석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쳐 추정하는 것이다. 조사 업무를 하면서 만난 사람들은 열폭주에 대해 전문가인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그 원리와 기작 등을 논하면 대화를 이어가지 못한다.
이러한 현실에 전기차 화재조사에 대한 정확한 방향성은 요원할 거라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열폭주 기작에 대한 폭넓은 내용을 다뤄 볼까 한다.
열폭주로 이어질 수 있는 조건
이 논문은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의 열폭주 기작에 대한 포괄적인 검토를 제공한다. 또 일반적인 화재 사고 분석을 통해 열폭주로 이어질 수 있는 오용 조건을 제시한다. 모든 배터리 구성 요소 재료의 반응 운동학을 정량화할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 방출 다이어그램을 제안해 열폭주 중 연쇄 반응의 원리도 해석한다.
1. 리튬이온 배터리 고장으로 인한 화재 사고 [표 1]을 보면 대부분의 리튬이온 배터리 관련 사고는 전기차(EV)에서 발생했지만 두 건은 항공기(보잉 787 드림라이너)와 관련이 있다. 특히 2015년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배터리 화재 사고도 그 이후 빈번히 보고됐다.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사고에서는 열폭주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연기, 화재, 폭발이 가장 일반적인 특징으로 나타났다. 이는 심각한 안전 문제로 대중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사고에 대한 두려움은 시장에서 전기차를 완전히 수용하는 걸 방해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국가에서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전기차에 적용되기 전에 UN 38.3, UN R100, SAE-J2464, IEC-62133, GB/T 31485와 같은 강제 테스트 표준을 통과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를 통과하면 리튬이온 배터리로 인한 사고 확률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배터리가 강제 테스트 표준을 통과하더라도 열폭주와 관련된 사고가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이유는 뭘까? 이에 대한 답은 두 가지 관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첫째, 자가 유도 고장의 확률 둘째, 실제 사용 중 발생하는 오용 조건
확률적 관점에서 보면 리튬이온 배터리의 자가 유도 고장(자발적 내부 단락)이 존재하지만 그 확률은 매우 낮다. 자발적 내부 단락(ISC)은 보잉 787 사고([표 1]의 사고 4, 5번)에서 배터리 고장의 주요 원인으로 여겨졌다.
전기차의 경우 차량 단위의 자가 유도 고장률은 다음 공식을 통해 계산할 수 있다. : P=1−(1−p)m−n, 여기서 P는 배터리 팩에 포함된 n개의 셀이 있는 전기차 m대에서의 고장률, p는 셀의 제조 결함률이다.
예를 들어 테슬라 Model S의 경우 배터리 팩에는 7104개의 셀이 포함된다. 1만8650 셀의 자가 유도 고장률 p를 0.1ppm(100만분의 1)으로 가정하면 전기차의 수량이 1만대일 때 고장률 P는 약 0.9992, 즉 1만 대당 약 1대의 고장률로 계산된다.
이는 전통적인 차량의 화재 사고율(미국에서 차량 1만 대당 7.6건)과 비교할 때 전기차 사고 확률이 훨씬 낮음을 보여준다.
실제 사용 중에는 예측할 수 없는 오용 조건이 발생해 배터리 열폭주를 유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표 1] 사고 3번의 고속 충돌, 사고 6번의 금속 침입, 사고 7번의 의도치 않은 과충전, 사고 9번의 알 수 없는 충전 오류 등은 예측 불가능한 오용 조건을 나타낸다. 이는 테스트 표준에서 규정된 조건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
수명 주기 동안의 열화도 예기치 못한 오용 조건을 유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표 1]의 사고 8번에서는 7년 동안 사용된 배터리 팩의 보증 기간이 만료된 상태였다. 사고 10번에서는 배선 열화로 인해 단락이 발생하면서 전기 버스 화재가 일어났다.
오용 조건은 기계적 오용과 전기적 오용, 열적 오용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는 [그림 1]에 나타나 있다. 기계적 오용은 단락을 유발할 수 있으며 단락은 전기적 오용의 일반적인 특징이다.
단락으로 인해 열이 방출되고 이는 열적 오용 조건을 초래한다. 열적 오용 조건에서는 배터리가 극한 온도로 가열돼 열폭주를 겪게 된다. 따라서 다양한 오용 조건의 특성화는 다음 섹션에서 검토될 예정이다.
2. 사고 중 리튬이온 배터리의 오용 조건 1) 기계적 오용 기계적 오용의 두 가지 일반적인 특징은 가해진 힘에 따라 발생하는 파괴적인 변형과 배터리의 변위다. 차량 충돌과 그에 따른 배터리 팩 압착 또는 관통은 기계적 오용의 대표적인 조건에 해당한다.
① 충돌ㆍ압착 차량 충돌 시 배터리 팩이 변형될 가능성이 크다.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팩의 배치는 충돌 시 배터리 팩 반응에 영향을 미친다. 배터리 팩의 변형은 다음과 같은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첫째, 배터리 분리막이 찢어져 내부 단락 발생 둘째, 가연성 전해액이 누출돼 화재를 일으킬 가능성
배터리 팩의 압착 거동을 연구하려면 소재, 셀, 팩 수준에 이르는 다중 규모 연구가 필요하다. 구성 재료의 기계적 거동은 관련 연구의 기초를 형성한다.
Choi [8], Lai [9], Shim [10] 등은 낮은 하중 속도에서 전극과 분리막 인장 강도에 대한 기계적 특성을 연구했다. Choi 등은 기계적 거동에 미치는 온도의 영향을 논의했다.
Zhang [18] 등은 리튬이온 원형 배터리 셀 케이스의 가소성과 파괴 특성을 연구해 가소성ㆍ파괴 모델을 개발하고 다양한 하중 조건에서 테스트 결과로 이를 검증할 수 있었다.
셀 수준에서의 압착 모델은 셀 구성 재료의 기계적 특성을 기반으로 구축할 수 있다. Sahraei [12], Greve [13], Pan [14, 15] 등은 다양한 유형의 배터리 셀에 대해 압착이나 충격, 천공, 굽힘 등 여러 종류의 (준)정적 테스트를 설계했다. 젤리 롤에 대해 균질화된 소재 모델을 구축해 정적 테스트에서 파손 거동을 잘 예측할 수 있다.
내부 단락 예측은 기계적 오용 연구 결과에서 더욱 중요한 가치를 지닐 수 있다. Sahraei [16]와 Xia [17] 등은 내부 단락 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 기계적 모델을 제안했으나 이후 전기-열 복합 결과를 예측하진 못했다.
그들의 결과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내부 단락 발생 전 큰 변형을 견딜 수 있음을 보여준다. Zhang 등은 기계적 오용에 대한 모델링 작업을 순수 기계적 모델에서 기계-전기-열 복합 모델로 발전시켰다.
변형 실패 판단에 대한 간단한 기준을 적용해 분리막의 파손 기작을 시뮬레이션했다. 향후 연구에서는 기계적 오용으로 인한 내부 단락 유발 열폭주를 예측할 수 있는 운동학적 기계-전기화학-열 복합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
모듈/팩 수준에서의 충돌 모델은 셀 수준에서의 기계적 모델을 기반으로 구축할 수 있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 팩의 충돌 방지 설계에 유용하다. 또 충돌 모델은 차량 충돌 시뮬레이션에서 배터리 팩과 차량 본체 간의 상호 작용을 분석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Xia 등은 테슬라 Model S 사고에서의 지면 충격을 재현하기 위한 다중 규모 모델링 연구를 수행했다. 이는 [그림 2]에 나타나 있다. 이 연구는 컴퓨터 지원 공학(CAE) 모델을 사용한 배터리 팩의 충돌 방지 설계에 대한 지침을 제공했다.
컴퓨터 지원 공학 모델은 설계 비용과 보호 능력을 모두 고려한 타협 해결책을 제공할 수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다중 규모에서의 파손 예측 정확도를 개선하고 유한 요소 모델의 계산 부하를 줄여 시뮬레이션 속도를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간단히 말해 기계적 오용 메커니즘을 연구하기 위한 테스트ㆍ모델링 작업은 여전히 개선이 필요하다. 운동학적 하중 하에서 리튬이온 배터리의 파괴 원리를 밝히기 위해 잘 설계된 프로토타입 테스트가 필요하다.
내부 단락과 가능한 열폭주를 고려해 위험 잠재력을 평가하려면 셀에서 팩 수준까지 기계-전기-열 복합 모델이 시급히 필요하다.
② 관통 관통은 차량 충돌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또 다른 일반적인 현상이다. 압착 조건과 비교할 때 관통이 시작되면 즉시 격렬한 내부 단락이 발생할 수 있다. 관통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강제 테스트 표준인 GB/T 31485-2015, SAE J2464-2009 등에서 규제하며 오용 테스트에서 내부 단락을 시뮬레이션하는 데 사용된다.
기계적 파괴와 전기적 단락이 동시에 발생하며 관통 오용 조건은 단순한 기계적 또는 전기적 오용보다 더 심각하다.
Yamauchi 등은 젤리 롤 셀에서의 관통 메커니즘을 해석했다. 그들은 n개의 서브 셀로 구성된 젤리 롤에서 관통이 시작되면 못이 2n개의 내부 단락 영역을 형성한다고 봤다. 고전류가 2n개의 영역을 통해 흐르며 열을 발생시키는데 이는 줄의 법칙에 따른다고 가정된다.
배터리 셀의 전기 에너지는 단락이 발생하는 동안 지속해서 방출된다. 셀 온도는 단락으로 인해 발생한 열을 흡수하면서 상승한다. 온도 상승은 셀이 완전히 방전될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단락으로 인한 방전이 끝날 때 온도가 임계 수준에 도달하지 않으면 관통 중에는 추가 열폭주가 발생하지 않는다.
Maleki 등은 관통으로 인한 내부 단락의 방전 속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에너지의 약 70%가 60초 이내에 집중적으로 방출돼 상당한 온도 상승을 초래한다고 나타났다. 관통 중의 열 위험은 못의 위치에 따라 달라지며 열 방출이 충분하지 않은 전극의 가장자리를 관통하면 더 위험하다고 한다.
Zavalis 등은 Comsol Multiphysics를 사용해 셀의 관통 과정에 대한 2D 모델을 구축했다. 그 결과 전해액에서 리튬이온의 질량 수송이 최고 전류를 제한하는 가장 중요한 특성이며 이에 따라 최대 온도 상승이 제한된다고 밝혔다. 관통 중에는 두 가지 전류 경로가 존재한다.
첫째, 못을 통과하는 전류 또는 내부 단락 둘째, 전극을 통과하는 전류 또는 외부 단락
시뮬레이션 결과 관통 중에 경로 2를 통과하는 전류가 전체 전류의 약 75%를 차지하는 거로 나타났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못 관통 테스트에 대해 도전적인 질문들이 제기되고 있다. 이전에는 못 관통을 내부 단락의 대체 테스트 방법으로 간주했다. 그러나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못 관통 테스트의 반복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부는 더 높은 에너지밀도를 가진 리튬이온 배터리가 표준에서 못 관통 테스트를 통과할 수 없다고 믿는다. 이에 따른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 관통 테스트의 반복성을 향상할 건지, 대체 테스트 방법을 찾을 건지는 리튬이온 배터리 안전 연구에 있어 여전히 열려 있고 도전적인 질문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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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구리소방서_ 강경석 : youek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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