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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pus Vesta 훈련- Ⅰ

전북소방, 내일을 준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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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완주소방서 장준희 | 기사입력 2025/06/02 [10:00]

Campus Vesta 훈련- Ⅰ

전북소방, 내일을 준비하다

전북 완주소방서 장준희 | 입력 : 2025/06/02 [10:00]

전북특별자치도는 소방교육ㆍ훈련시설이 부재해 중앙소방학교와 광주소방학교에서 위탁 교육훈련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이에 원거리 이동에 따른 불편함과 지역 특성에 맞는 전문교육의 부재, 화재 출동 건수의 감소 추세로 인한 여러 문제가 나타났다. 지난 2023년에는 안타까운 순직 사고까지 있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전북소방본부는 실화재 훈련시설을 갖춘 소방교육대 신설을 추진 중이다. 2026년 정식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화재 훈련시설은 ‘플래시오버셀, 백드래프트셀, 어택셀, T셀, 멀티스토리셀’ 표준 5종(2025년 3월 22일 벨기에 국외훈련 출국일 기준)으로 실화재 훈련시설 설치를 위해 기본공사가 한창이다.

 

 

2025년 1월 전북소방본부는 총 28명의 지원자 중 서류ㆍ면접 심사를 거쳐 8명(소방경 1, 소방위 2, 소방장 2, 소방교 3)의 실화재 훈련 전문 교관을 최종 선발했다.

다음은 선발된 교관들의 전문 자격 보유 현황이다.

 

- 화재대응능력 1급 보유 7명

- CFBT Lv 1, 2 보유 3명

- 실화재 훈련과정 중앙소방학교 1명, 경기소방학교에서 2명 이수

 

선발된 8명은 지난 3월 24일부터 4월 4일까지 벨기에의 Campus Vesta에서 Attack Cell Instructor 교육 이수ㆍ자격 취득을 마쳤다. 앞으로 몇 회에 걸쳐 그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한다. 교육 이론보다는 Campus Vesta 소개와 주 강사인 Karel Lambert의 철학, 강사로서의 마음가짐, 태도를 중심으로 말이다.

 

 

우리나라 화재진압 분야는 미국식 화재대응능력 평가의 항목을 소방활동의 기본으로 한다. 2015년 3월 경기소방학교가 우리나라 최초로 CFBT 훈련시설을 설립했는데 당시 Shan Raffel 교관을 초청해 교육훈련을 진행하면서 유럽의 CFBT가 도입됐다.

 

이를 시작으로 현재는 현장에서 그 중요도와 활용도를 늘려가는 추세다.

 

필자는 CFBT의 길을 먼저 걸은 한국 소방의 선배들과 비슷하게 2019년(자비)과 2023년(소방청) 태국에서 CFBT 교육을 받았다. 2024년(자비)에는 중국에서 Shan Raffel 강사에게 Tactical Ventilation Instructor 교육을 받기도 했다.

 

▲ 2019년 CFBT 태국

 

▲ 2024년 TVI 중국

 

Campus Vesta를 훈련 기관으로 선택한 이유가 있다. 외적으로는 국내에서 진행되는 실화재 훈련과는 차별된 훈련을 통해 서로의 장ㆍ단점을 비교ㆍ분석해 전북만의 특성화된 교육을 만드는 데 있었다.

 

내적으로는 Karel Lambert 강사의 교육 철학과 시각을 통해 얻은 다양한 교육훈련이 장기적으로 대한민국 소방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거로 판단했다.

 

Campus Vesta는 다음과 같은 교육기관이다.

 

 

Oostmalsesteenweg 75, 2520 Ranst, 벨기에

 

특징

- 벨기에 정부 출자 공공교육 기관

- 군, 경, 소방, 구급 공무원 위탁 교육 기관

- 실화재 훈련 강사 자격인증 과정 진행

- 영국ㆍ네델란드 등 22개국 이상 커리큘럼 운영

 

쉽지 않았던 Campus Vesta로의 출발

▲ 헬싱키 2시간 경유 후 16시간 만에 벨기에 도착


입국 심사를 마치고 위탁 수하물을 기다리는 시간이 5분… 10분… 길어지면서 뭔가 잘못됐다는 걸 직감했다. 

 

 

그렇게 벨기에 첫 목적지는 분실물 센터로 향했지만 잃어버린 짐은 찾을 수 없었다. 그저 지나온 소방 인생과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수하물 없이 2주간의 교육이 시작됐다. 물론 당시에는 수하물을 1주일 후에나 받을 수 있을 줄은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다.

 

출국 1주일 전부터 생활 물품과 먹을 것, 각종 기념품 등을 꼼꼼히 챙긴 노고는 서로를 향한 허탈한 웃음으로 비울 뿐 가득 채운 25㎏의 가방이 없는 상황에서도 큰 불편함이 없었다.

 

“그 무거운 짐을 왜 그토록 열심히 챙긴 거야? 없어도 괜찮은데… ㅋㅋ”

 

‘수하물 가방이 언제 오나’ 했던 걱정이 첫 1주일이 지날 때쯤 다른 걱정으로 변했다. 

 

‘차라리 수하물이 안 오면 한국에서 찾으면 되는데… 한국으로 돌아간 후에 오면 어쩌지?’ 

 

그렇게 희망과 걱정을 담은 수하물은 1주일이 지나서야 우리 손에 들어왔다.

 

▲ 1주일 만에 돌아온 수하물

 

▲ 첫날 기념사진 느낌으로

 

구하기 힘들었던 통역… 한국인의 정

국외훈련에서 언어는 해결해야 할 첫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문제다. 요즘은 번역 애플리케이션이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특정 분야에서 사용하는 단어가 많고 실시간으로 ‘티키타카’가 이뤄져야 할 땐 통역원의 역할이 더 커지기 마련이다.

 

이번 Campus Vesta에서 이뤄지는 Attack Cell Instructor 훈련에서 가장 중요시한 부분도 ‘통역’을 찾는 일이었다. 벨기에 카페와 한인회, 오픈채팅방 등 여러 곳을 찾았지만 한인이 많지 않은 벨기에에서 특히 엔트호프 지역에서 한인 통역을 찾기란 정말 어려웠다. 

 

그러던 중 한인교회의 도움을 받아 현대예술을 하시는 작가님과 연소공학을 전공하시는 연구원님 두 분이 통역을 해주실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중 연소공학을 전공하신 통역원은 연소 이론 수업에서 그간 배워 온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알기 쉽게 설명해 주시면서 빛을 발했다. 연구원님은 연소를 계속 진행할 방법을 연구하기 위해 벨기에에 오셨고 우린 연소를 끝내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벨기에에 왔다는 게 아이러니했다.

 

1주일 동안 수하물이 없었어도 잘 지낼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분에게 있다.

 

 


길 잃은 수하물 이야기를 들은 연구원 사모님께서 손편지와 함께 라면, 김치, 마늘, 파, 밥, 고추장 등등… 정말 눈물 날 정도로 챙겨주셔서 팀원들 모두 행복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이런 게 바로 한국의 정이겠지? 정말 감사한 만남이었다.

▲ 2주간 생활한 AirBnb 숙소

 

상시 개인 장비를 제공하는 Campus Vesta

먹는 것은 이런 도움으로 버텼다면 입는 것은 어떻게 해결했을까? 바로 Campus Vesta 훈련 환경! 그것이 또 다른 이유다. 교육생의 PPE(Personal Protective Equipment)뿐 아니라 방화복 속에 입는 내의까지 Campus Vesta에서 제공해줬다(물론 무조건 선택해야 하는 유료 옵션). 

 

오전 이론 수업을 마치고 오후에는 환복 후 실습을 진행했다. 오후 훈련이 끝나면 샤워를 하고 디브리핑을 마친 후 돌아오는 일과로 여벌 옷이 필요 없어 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 밀봉된 면체

 

▲ 전용 내의


국내 대부분의 실화재 훈련은 PPE와 장비를 교육생이 교육 시설까지 가져와 훈련을 받고 돌아가는 방식이다(경기소방학교의 경우 별도의 훈련복을 제공하기도 함).

▲ 경기소방학교 훈련복 사진(오른쪽 주황색)

 

교육 종료 후에는 소방학교에서 간단하게 제독을 하고 PPE와 장비 등을 포장한 후 차량에 실어 돌아가지만 차 안에 냄새가 며칠 동안 가시지 않는 문제를 누구나 겪어 봤을 것이다. 가족이 함께 이용하는 개인 차량이라면 교차 오염의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

 

하지만 Campus Vesta에서는 특별한 준비물 없이도 훈련장에서 매일 세탁ㆍ세척된 피복과 장비를 받아 훈련에 임할 수 있었다. 이는 교육생들이 훈련 전, 후 챙겨야 하는 것들을 줄여 육체ㆍ정신적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됐다.

 

▲ 세탁시설

 

▲ 건조시설

 

▲ 공기호흡기 등지게

 

▲ 공기호흡기 용기

 

우리도 이런 시스템을 도입해 교육생들이 준비ㆍ철수 시간과 육체적 소모를 줄이고 교육에만 집중하게 하면 교육의 품질을 높이는 데 도움 될 거로 생각한다. 

 

교육 시설에 부족한 PPE와 장비는 구매하거나 일선 서에 불용대기 물품 중 사용 가능한 것들을 선별해 사용하고 세탁ㆍ세척, 공기호흡기 용기 충전 등의 업무는 각 시ㆍ군과의 협의를 통해 노인ㆍ장애인 일자리 창출 또는 공무직 공무원이 전담토록 한다면 소방과 지역사회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벨기에 Campus Vesta와 관련해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jangjuni@gmail.com으로 연락해주시기 바랍니다. 성실하게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전북 완주소방서_ 장준희 : jangjuni@gmail.com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5년 6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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