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기고] 에어컨 실외기 화재, 작은 관심이 큰 재난 막는다
무더운 여름철 폭염은 이제 단순한 불편을 넘어 생명을 위협하는 재난이 됐다. 이 시기 에어컨은 시원함을 넘어 ‘생존 필수품’이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또 다른 위험이 숨어 있다. 바로 에어컨 실외기 화재다.
실외기는 한여름의 뜨겁고 습한 외부 환경 속에서 장시간 가동되고 이 과정에서 먼지와 이물질이 쌓인다. 여기에 강한 햇빛과 환기 부족이 겹치면 내부 온도가 급격히 올라간다.
특히 오래된 실외기나 정기 점검 없이 방치된 제품은 전선 피복이 노후화돼 합선(단락) 위험이 높아진다. 이런 조건에서 실외기 주변에 신문지ㆍ스티로폼ㆍ쓰레기 등 인화성 물질을 방치하거나 그늘막ㆍ덮개로 무리하게 감싸 통풍을 막는 행위는 치명적이다. 열이 빠져나가지 못한 실외기는 과열되고 이는 곧 화재로 직결된다.
화재는 예방이 최선의 대응이고 화재 예방의 기본은 ‘작은 관심’이다. 다음 네 가지를 기억하자.
첫째, 정기 점검이다. 사용 전 전선 피복이나 배선 연결 상태, 외부 먼지 여부를 확인하고 특히 노후 에어컨은 전문가의 정기 점검을 받는다.
둘째, 청결 유지다. 실외기 주변의 먼지와 낙엽, 새 둥지, 이물질을 제거하고 인화성 물질은 절대 가까이 두지 않는다.
셋째, 환기 공간 확보다. 실외기는 통풍이 잘 되는 곳에 설치하고 덮개나 통풍구를 막는 구조물은 설치하지 않는다.
다섯째, 이상 징후 주의다. 타는 냄새나 이상 진동ㆍ소음이 감지되면 즉시 전원을 차단하고 전문가 점검을 받는다.
만약 실외기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전원을 차단해야 한다. 초기 진압이 가능하면 소화기를 사용하되 불길이 커지면 지체 없이 대피하고 119에 신고한다. 평소 실외기 주변에 소화기나 간이소화용구를 비치하는 것도 좋은 대비책이다.
한여름의 시원함을 책임지는 에어컨이 재난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 우리의 무심함이 누군가의 삶을 위협하지 않도록 작은 관심과 점검으로 화재 없는 여름을 만들어가자.
인천서부소방서 연희119안전센터 소방장 윤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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