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기고] 추석, 안전을 선물하는 마음 -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의 필요성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정을 나누고 평소 찾아뵙지 못했던 부모님과 친지를 방문하며 따뜻한 시간을 보내는 시기다. 하지만 들뜬 마음만큼이나 각별히 신경써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안전’이다.
명절 연휴는 장시간 집을 비우거나 가스ㆍ전기 사용이 급격히 늘어나는 경우가 많아 평소보다 화재 위험이 높다. 특히 독거노인이 거주하는 농촌ㆍ단독주택의 경우 화재 시 초기 대응이 늦어 대형 피해로 이어지는 사례가 자주 발생한다. 이런 이유로 최근 소방에서는 ‘고향집, 주택용 소방시설 선물하기’ 운동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주택용 소방시설은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를 말한다. 아파트 등 대형 건물과 달리 단독주택이나 다가구주택은 소방시설 설치가 미흡한 경우가 많다. 실제로 주택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전체 화재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으며 인명피해 역시 주택 화재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실정이다.
특히 불이 난 직후 ‘초기 5분’이 골든타임인데 이 시점에 소화기 하나와 경보음 한 번이 생명을 구하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단독경보형감지기는 연기를 감지해 강한 경고음을 울려 깊은 잠에 빠진 가족들이 빠르게 대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소화기는 작은 불씨가 대형 화재로 번지기 전에 직접 진화할 수 있게 하는 유일한 수단이다.
실제로 주택용 소방시설을 갖춘 가정은 그렇지 않은 가정보다 화재 시 인명 피해율이 현저히 낮다는 통계가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가정에 소화기와 감지기가 없는 실정이다.
추석에 부모님께 건강식품이나 생활용품을 선물하는 것도 좋지만 그 무엇보다 소중한 건 안전이다. 소화기 한 대, 감지기 한 개가 가족의 생명과 보금자리를 지킬 수 있다. 설치 비용 또한 그리 크지 않아 누구나 부담 없이 준비할 수 있다. 실제로 소화기는 한 대에 2~3만원, 단독경보형감지기는 1만원 내외로 구입할 수 있으며 설치 또한 간단하다.
소화기는 거실, 부엌, 출입문 근처 등 눈에 잘 띄고 사용이 편리한 곳에 비치하는 것이 좋다.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부엌에는 특히 가정용 K급 소화기를 두는 것이 안전하다.
단독경보형감지기는 배터리만 장착하면 별도의 배선 공사 없이도 설치가 가능하다. 침실, 거실, 부엌 등 화재 발생 가능성이 있는 공간의 천장에 부착하면 되며 설치 위치만 잘 지켜도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정기적으로 배터리를 교체하고 작동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소방청은 매년 명절을 맞아 ‘주택용 소방시설 선물하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제도와 홍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 모두가 ‘내 가족의 안전은 내가 지킨다’는 마음으로 직접 행동하는 것이다.
부모님의 집에 놓이는 작은 선물 상자 하나에 소화기와 감지기를 담아 드린다면 그 마음은 어떤 값비싼 선물보다 값지고 따뜻할 것이다. 단순히 물건을 전해드리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의 안전을 늘 지켜드리고 싶다’는 마음을 함께 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작은 관심으로 안전을 준비한다면 올 추석은 어느 해보다 따뜻하고 든든한 명절이 될 것이다.
용산소방서 소방행정과 소방사 정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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