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화마를 물리치는 건축자재 ④] 준불연ㆍ장기 단열성 모두 잡은 ‘PF보드’로 새 해법 제시하는 (주)LX하우시스LG그룹서 계열 분리… 80년 기술력 잇는 국내 대표 건축자재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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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X하우시스 마곡 연구소 전경 ©FPN |
(주)LX하우시스는 사명에서도 볼 수 있듯 국내를 대표하는 주거용 건축ㆍ인테리어 자재 전문 기업이다.
LX하우시스의 전신은 LG하우시스다. 2009년 4월 LG화학의 산업재 산업본부가 분할해 출범했다.
2021년 LX그룹이 LG그룹으로부터 완전 분리되면서 LX하우시스로 새롭게 이름을 바꾸고 독립 행보를 시작했다.
LX하우시스는 자타공인 국내 최고ㆍ최대의 건축 장식 자재 기업이다. 벽지와 바닥재, 산업용 인테리어 필름, 인조대리석 등을 취급한다. 특히 우리나라 최초로 선보인 PVC 창호 ‘하이샤시’는 지금까지도 시장에 꾸준히 공급되고 있다.
2006년엔 자재 제조사를 넘어 종합 인테리어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프리미엄 브랜드 ‘Z:IN’을 런칭하기도 했다.
고분자 복합소재 기술을 기반으로 건축자재뿐 아니라 차량 대시보드, 핸들, 시트 등 자동차 내장재 사업까지 확장하며 종합 소재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2013년 주거용, 상업용 건축물 등에 적용되는 내ㆍ외부용 단열재인 페놀폼 보드(PF 보드)를 선보이며 단열재 산업까지 영역을 넓혔다.
안정적인 장기 단열성 갖춘 PF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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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보드는 유기화합물인 페놀을 원료로 한 페놀수지에 발포제를 첨가해 만든 고성능 단열재다. LX하우시스 PF보드의 가장 큰 특징은 장기간 단열성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건축물의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해 구축되는 단열재는 한 번 설치하면 교체하기 어렵기에 오랜 시간 단열성능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LX하우시스에 따르면 국내 많은 단열재들의 열전도율 성능은 법규 기준을 만족한다. 하지만 대부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크게 감소한다.
그러나 LX하우시스 PF보드는 EN 13166(유럽 규격) 열가속법에 따른 가속 노화 시험 결과 25년 후에도 단열성능이 9.6%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독립기포율이 90%에 이르는 구조적 특성 때문이다. 독립기포가 많으면 발포 가스 손실이 적어 장기 단열성능 확보에 매우 유리하다는 게 LX하우시스 설명이다.
열전도율은 0.020W/mk로 동일두께 사용 시 다른 단열재보다 단열성능이 최대 1.8배 우수하다. 이로써 경제성이 높고 얇아진 두께만큼 면적이 확보돼 추가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국내 최다 실물모형시험 성적서 보유… FM 인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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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하우시스는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장기 단열 지속성은 물론 화재에도 강한 PF보드를 개발했다. 공인 시험기관에서 PF보드가 준불연 이상의 등급을 받은 건 LX하우시스가 최초다.
LX하우시스에 따르면 페놀수지는 유기화합물이지만 담배 파이프, 프라이팬 손잡이 등에 쓰일 정도로 높은 온도에도 오랜 시간 견딘다. 열과 맞닿으면 외려 딱딱해지는 특성 때문이다. 화염 노출 시 순식간에 없어지거나 녹는 다른 유기화합물과는 성질이 다른 셈이다.
한국건설생활시험연구원(KCL)으로부터 준불연 등급을 획득했고 국내 유기 단열재 중 실물모형시험(KS F 8414) 성적서를 가장 많이(18종) 확보했다.
특히 세계적 권위를 지닌 FM 글로벌로부터 1등급의 내화 등급 인증(FM 4880 Class 1)을 받기도 했다. FM인증은 전 세계 보험사로부터 화재 안전성을 인정받아 보험료 할인을 적용받을 수 있는 척도로 여겨진다.
친환경 제품이라는 것도 장점이다. 폼알데하이드와 총 휘발성유기화합물 방출량은 각각 0.008, 0.1mg/㎡ㆍhr 미만이다. 또 Non-프레온 탄화수소 발포 가스를 사용하는 등 지구 환경보전을 위해 노력 중이다. 2014년부터 2025년까지 12년 연속 올해의 녹색상품을 수상했고 환경성적표지 등 각종 친환경 인증을 보유했다.
“안전 사각지대 놓인 지하 천장 단열재 기준 마련 시급”
[인터뷰] 김채훈 단열재 팀장
![]() ▲ 김채훈 LX하우시스 단열재 팀장 © FPN |
“우리나라는 국토 면적 대비 인구가 매우 많다. 이러한 특성으로 지하주차장은 점점 깊어지고 또 넓어지고 있다. 화재 시 피난에 더욱 취약해진 셈이다. 그런데도 지하주차장 단열재에 대한 화재안전기준은 없는 실정이다. 과거에 발생한 대형 화재 사고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조속한 기준 정비가 필요하다”
김채훈 팀장은 서울 마곡에 위치한 LX하우시스 연구소에서 단열재 기술 개발 업무를 맡고 있다. 대학에서 유기화학과 고분자 물리를 전공한 그는 입사 후 단열재 성능 향상과 기술 고도화에 힘써왔다.
김 팀장은 인터뷰 내내 페놀 소재의 우수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비행기나 지하철 내장재로 페놀레진이 많이 쓰인다. 불에 잘 붙지 않고 연기도 거의 나지 않기 때문”이라며 “페놀이 유기화합물이라 화염에 취약할 거란 인식은 선입견에 불과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주요 주거시설인 공동주택은 기둥, 보 등 콘크리트 구조체가 열을 전달하기에 단열성능이 곧 주거품질과 직결된다”면서 “PF보드는 기존 단열재보다 열전도율이 낮아 에너지 저감 효과가 뛰어난 데다 시간이 지나도 단열성능의 저하가 거의 없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럽과 일본 등에선 예전부터 PF보드가 상용화됐지만 우리나라는 당시 불모지였다”면서 “화재안전과 단열성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대체 불가한 소재라는 확신으로 PF보드를 국산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LX하우시스는 후발주자지만 독보적인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고성능 단열재 시장을 선도하는 중이다. 이러한 성과 배경엔 PF보드의 핵심 원료인 페놀수지를 직접 제조하는 생산 체계가 있다.
김 팀장은 “LX하우시스는 청주공장에서 페놀 중합과 발포, 난연재 배합을 직접한다”며 “원재료 관리부터 최종 제품 출하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이는 항상 균일한 품질을 가능케 하는 핵심적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일반 음식점으로 비유하면 쌀을 사와 조리하는 게 아닌 쌀농사부터 직접 짓는다는 얘기다.
김 팀장은 화재 시 인명피해 최소화를 위해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점으로 ‘지하주차장 단열재의 화재안전기준’을 꼽았다. 지하주차장이 화재 시 대피가 어려운 구조적 특성을 지녔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대전 현대아울렛 화재 시 천장을 가득 메운 가연성 단열재 때문에 온 사방으로 화염과 연기가 번졌다”며 “천안과 인천 청라 등 연달아 발생한 지하주차장 화재 이후 정부가 많은 대책을 마련했는데 단열재 관련 법규는 여전히 답보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행법상 단열재는 천장이 실내와 맞닿은 부분만 화재 안전 관련 규정이 적용되기에 지하주차장은 사실상 사각지대에 방치된 셈”이라며 “불길이 언제든 가연성 단열재를 통해 번질 수 있어 반복되는 비극을 막기 위해선 지하주차장 화재안전기준의 신속한 정립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LX하우시스는 앞으로도 제로에너지 정책과 화재안전 제도 변화에 발맞춰 혁신적인 제품 개발에 힘쓸 계획이다.
김 팀장은 “단열재는 단순한 건축자재가 아니다. 에너지효율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불에도 견뎌야 하기에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두 가지 성능을 모두 충족하는 기술로 더욱 안전한 주거 환경을 만들고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이바지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전했다.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