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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세계 시장 겨냥한 대한민국 공기흡입형 감지기 기술, 최초 UL인증

올라이트라이프(주), 차별화된 화재감지시스템 기술로 소방산업대상 대통령상 수상
감지기 기초 기술 개발부터 글로벌 인증 획득까지… 산ㆍ학ㆍ연 공동 노력 ‘결실’
손꼽히는 세계적 기술 보유 과정 쉽지 않아, 비결은 멈추지 않은 기술 개발 투자
이병권 대표 “한국 넘어 글로벌 시장 진입해 국내 소방산업 기술 세계에 알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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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호 기자 | 기사입력 2026/02/25 [13:10]

[기획] 세계 시장 겨냥한 대한민국 공기흡입형 감지기 기술, 최초 UL인증

올라이트라이프(주), 차별화된 화재감지시스템 기술로 소방산업대상 대통령상 수상
감지기 기초 기술 개발부터 글로벌 인증 획득까지… 산ㆍ학ㆍ연 공동 노력 ‘결실’
손꼽히는 세계적 기술 보유 과정 쉽지 않아, 비결은 멈추지 않은 기술 개발 투자
이병권 대표 “한국 넘어 글로벌 시장 진입해 국내 소방산업 기술 세계에 알릴 것”

박준호 기자 | 입력 : 2026/02/25 [13:10]


[FPN 박준호 기자] = 공기흡입형 연기감지기를 독자 기술로 개발해 UL인증을 획득한 순수 국내 업체가 탄생했다. 공기흡입형 연기감지기로 UL인증을 확보한 제조사는 전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힌다. 따라서 이번 성과는 기술적 장벽이 높은 글로벌 소방 시장에서 국내 기술력을 입증한 쾌거이자 한국 소방산업계의 괄목할 만한 이정표로 평가받는다. 그 영예의 주인공은 27년 차 국내 대표 화재 예방 분야 선도 기업, 올라이트라이프(주)(대표 이병권)다.

 

지난 2000년 창립한 올라이트라이프는 사명(All Light Life)이 내포하듯 초기에는 피난유도등 전문 업체로 출발했다. 동시에 기업부설연구소인 ‘조명기술연구소’를 세우고 단순 제조를 넘어 차별화된 기술 개발에 주력했다.

 

이러한 노력은 설립 1년 만에 우리나라 최초의 고휘도 유도등 개발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이어 중소기업 산ㆍ학ㆍ연 컨소시엄을 통해 LED 피난 유도 라인 시스템을 상용화하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100% 방수 타입의 바닥 통로 유도등을 선보이는 등 기술 혁신을 주도하며 이름을 널리 알렸다.

 

이후 올라이트라이프는 R형 수신기와 아날로그감지기 등을 잇달아 시장에 내놓으며 자동화재탐지설비 분야로 사업 영역을 대폭 확장했다. 이에 발맞춰 기존 조명기술연구소를 ‘화재예방안전연구소’로 개칭하고 종합 방재시스템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졌다.

 

특히 2015년에는 자체 개발한 연기감지기로 대한민국안전대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 제품은 이중 격벽 구조를 적용해 먼지 유입을 최소화하고 비화재보를 방지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연기가 암실 내부로 고르게 유입되도록 유속을 유지함으로써 고정밀 감지를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023년 미국과 중국 특허를 취득하기도 했다. 이때 확보한 광학 설계 기술과 암실 구조 노하우는 훗날 공기흡입형 연기감지기 개발의 단단한 토대가 됐다.

 

10년간의 산ㆍ학ㆍ연 협력, 공기흡입형 연기감지기 국산화 밑거름

연기감지기 암실 설계 기술을 확보한 올라이트라이프는 공기흡입형 감지기 플랫폼 개발로 기술적 보폭을 넓혔다. 기존 감지기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광학 설계와 기류 제어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 난도가 매우 높은 ‘고감도 공기흡입형 연기감지기 시스템’을 우리 기술로 직접 구현해보자는 과감한 판단이었다.

 

이를 위해 올라이트라이프는 2015년 중앙대학교, 방재시험연구원과 ‘산ㆍ학ㆍ연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전산유체역학(CFD) 해석을 통해 배관 내 공기 흐름을 최적화하고 극미량의 연기를 검출하는 알고리즘을 고도화했다. 또 불필요한 신호 변동을 억제하는 기술 등을 단계적으로 확보해 나갔다.

 

동시에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대응을 위한 자동소화시스템 개발(소방청) ▲국내 원전 화재사고 저항성 강화기술 개발(다부처)  ▲일산화탄소 흡입 위치 감지 기능을 갖춘 연기감지시스템(ASD)을 통한 ESS 화재징후 조기 탐지 및 대응 기술의 개발(중소기업청) 등 다수의 국책 연구과제를 수행하며 기술적 깊이를 더했다.

 

그 결과 국내 독자 기술로 설계한 공기흡입형 연기감지기 플랫폼을 완성했고 이는 마침내 UL인증 도전으로 이어졌다.

 

“MADE IN KOREA”… 10년 기술 축적, 세계 기준을 넘다


올라이트라이프는 지난해 4월 국내 업체 최초로 공기흡입형 연기감지기에 대한 UL인증을 획득했다. 산ㆍ학ㆍ연 컨소시엄 구성 10년 만에 이뤄낸 결실이다. 특히 순수 국내 기술로 글로벌 인증의 높은 벽을 넘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올라이트라이프는 올해 1월 개최된 제17회 소방산업대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2015년 대한민국안전대상에 이어 대통령상 2관왕의 쾌거를 달성한 것이다.

 

올라이트라이프의 공기흡입형 연기감지기는 광학 구조에서부터 기존 제품들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일부 고감도 공기흡입형 연기감지기는 레이저 기반의 협폭 산란광 방식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 제품은 고출력 적외선(IR) LED 기반의 광원 구조를 채택했다. 협소한 빔 대신 넓은 영역의 산란광을 분석하는 구조로 설계해 미세 입자에 대한 감지 신뢰성을 대폭 높였다.

 

가장 큰 특징은 오작동을 원천 차단하는 ‘이중 방어 체계’다. 1차적으로 교체가 용이한 외부 필터 박스가 먼지나 벌레 같은 큰 오염물을 걸러내 광학 챔버의 오염을 막는다. 이를 통해 순간적인 산란 신호 발생과 감도 기준값 변동을 억제한다.

 

 

2차적으로는 지능형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이 작동해 일시적인 산란광 신호와 실제 연기 신호를 정밀하게 구분한다. 미세먼지나 안개, 차량 배기가스 등 화재와 무관한 비화재보 요인을 걸러내 불필요한 경보 발생을 줄였다.

 

암실 구조는 전산유체역학(CFD) 해석을 토대로 정교하게 설계했다. 내부 기류를 안정화해 신호 변동을 줄이고 연기 입자가 감지부에 고르게 머물도록 유속을 제어함으로써 극미량의 연기까지 포착해낸다.

 

모듈형 설계를 적용해 모터부와 광학 감지부, 제어보드 등 주요 유닛을 분리할 수 있어 유지관리 편의성도 탁월하다. 여기에 연기 농도와 배관 압력 변화를 분석, 화재 발생 위치를 추정하는 특허 기술까지 탑재했다. 이로써 단순 감지를 넘어 발화 지점을 조기에 특정할 수 있다.

 

뛰어난 환경 적응성 또한 강점이다. 올라이트라이프 관계자는 “기존 레이저 방식 제품들이 저온 환경에서 성능 유지에 한계를 보이는 것과 달리 우리 기술은 영하 30℃의 혹한에서도 안정적인 감지가 가능하다”며 “냉동 물류창고나 해외 한랭 지역에서도 운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더욱 정밀한 분석이 가능한 기술 구현에 매진하고 있다. 서로 다른 빛을 활용해 연소생성물의 특성과 연기 종류, 농도 등을 구분하는 기술 구현이 목표다. 이 차세대 모델에는 적외선(IR) LED와 청색(Blue) LED를 결합한 다중 파장 광학 구조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 기술이 완료되면 AI 기반 분석 기술까지 접목해 오경보 억제 능력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초 개발부터 실제 테스트까지… “산ㆍ학ㆍ연이

똘똘 뭉쳐 공학적 접근으로 해냈다” 

 

[과학적 설계와 시뮬레이션으로 국산 감지 기술 미래 연 유홍선 중앙대학교 기계공학과 명예교수] 

▲ 유홍선 중앙대학교 기계공학과 명예교수  © FPN


유홍선 명예교수는 국내 유체역학 분야 권위자로 이번 공기흡입형 연기감지기 개발에 깊숙이 관여한 핵심 인물이다.

 

유 교수는 “공기흡입형 연기감지기는 광학 기술과 유체역학이 동시에 작동하는 복합 시스템”이라며 “연기가 배관을 통해 이동하는 동안 유속과 압력 변화가 발생하는데 암실 내부에 난류가 생기면 감지를 안정적으로 할 수 없어 매우 고난도 기술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산유체역학(CFD) 해석과 반복 시뮬레이션을 통해 배관 구조와 암실 내부 기류를 최적화하는 연구를 맡았다. 설계 단계에서 수치해석을 거쳐 구조를 검증하고 실제 시험을 통해 결과를 교차 확인하는 방식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유 교수는 “UL 시험은 단순히 감도를 보는 시험이 아니라 다양한 화재, 오작동 조건에서 시스템이 일관되게 작동하는지를 평가하는 절차”라며 “설계 단계에서 과학적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성능 확보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기술로 설계하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구조를 검증한 뒤 국제 시험을 통과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가 크다”며 “이는 공학적 기반 위에서 축적된 기술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사례”라고 강조했다.

 

[UL 감도 테스트 설비로 기술 검증한 홍성호 방재시험연구원 부원장] 

▲ 홍성호 방재시험연구원 부원장  © FPN


한국화재보험협회 부설 연구기관인 방재시험연구원에는 UL 시험 규정에 부합하는 감지기 감도 시험 설비가 구축돼 있다. 공기흡입형 연기감지기로 UL인증을 받기 위해선 다양한 화재 조건을 재현한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바로 이 설비가 기술 검증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했다.

 

특히 ‘Cooking Nuisance Test(조리 오경보 시험)’와 ‘Smoldering Test(훈소 시험)’는 가장 난도가 높은 테스트로 꼽힌다. 조리 오경보 시험은 실제 햄버거 패티 조리 중 발생한 연기를 화재로 인식하지 않는 것을 테스트한다. 훈소 시험은 불꽃 없이 소파 내부 스펀지를 천천히 태워 발생하는 연기를 조기에 감지하는 시험이다.

 

문제는 두 시험이 상반된 조건을 요구한다는 점이다. 감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조리 오경보 시험에서 탈락하고 반대로 둔감하면 훈소 시험을 통과할 수 없다. 감도 설정과 알고리즘의 정밀한 균형이 성패를 가르는 셈이다.

 

홍성호 부원장은 “종이와 목재, 플라스틱 등 다양한 가연물을 활용해 반복적으로 감도 시험을 진행했다”면서 “여러 종류의 연기 입자 특성을 분석하며 조건을 세밀하게 조정하는 등 시험 결과를 분석하고 재수정하는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한 끝에 성능 검증을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UL 시험은 단순한 성능 확인이 아니라 서로 다른 화재 조건에서 시스템이 일관되게 작동하는지를 검증하는 절차”라며 “이 시험을 통과했다는 건 기술적 완성도가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걸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멈추지 않은 개발 투자로 이룬 결실… “이젠 세계 시장 나갈 차례”

[이병권 대표 인터뷰]

▲ 이병권 대표  © FPN

 

“기술에 국경은 없습니다. 이제, 세계가 우리의 무대입니다”

 

이병권 대표는 2세 경영자로 근 10년간 올라이트라이프를 이끌고 있다. IoT 기반 재난안전시스템과 무선식 아날로그 화재감지시스템에 이어 아시아 최초 공기흡입형 연기감지기 글로벌 인증까지, 굵직한 성과 뒤에는 그의 뚝심 있는 결단이 있었다.

 

유도등 전문 기업에서 자동화재탐지설비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할 때마다 막대한 비용이 따랐지만 이 대표는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지난 10년 동안 공기흡입형감지기 개발에 투입된 비용만 정부지원금 포함 30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과감한 투자는 마침내 UL인증이라는 세계 시장 무대의 티켓을 거머쥐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대표는 “내수 시장 위주의 소방업체가 불확실한 세계 시장을 겨냥해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쏟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면서도 “학계와 기관, 산업계가 힘을 합치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인증 과정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막바지 시험을 앞두고 예기치 못한 문제로 불합격 판정을 받기도 했다. 밤을 꼬박 새워 세팅 값을 조정하며 재도전에 나섰고 결국 합격 통보를 받았다.

 

‘국산 UL 공기흡입형 연기감지기’는 올 1월 두바이 인터섹 소방박람회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부스를 찾아와 놀라움을 표했다. 하지만 유독 우리나라 소방산업계에서는 올라이트라이프의 이 같은 성과를 두고 의구심을 내비치는 이들도 있다. 해외 기술을 복제하거나 수입품의 외형만을 바꿔 UL인증을 받은 건 아닌지 하는 회의적인 시각이다.

 

이 대표는 “오랜 기간을 거쳐 구현한 광학 기술과 암실의 설계, 감지 알고리즘 등은 전 임직원의 연구개발 노력은 물론 우리나라 유체역학의 최고 권위자와 공인시험기관이 함께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한국 기업이 자체 기술과 노력으로 개발한 공기흡입형 감지기 기술을 신뢰하고 성원과 지지를 보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병권 대표는 이번 UL인증 획득을 세계 시장 공략의 첫 단추라고 강조한다. 앞으로의 목표는 해외 전시회의 공격적인 참가를 통해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고 현지 시장에 정통한 공급사를 확보하는 일이다. 글로벌 기업에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공급 제안 등 전략적인 마케팅도 펼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올라이트라이프는 단순 제품 수출을 넘어 기술과 품질로 경쟁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며 “UL인증을 발판으로 세계 소방 시장의 표준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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