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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O2(End-tidal CO2)를 파헤쳐 보자

강원소방학교 안지원 | 기사입력 2020/09/22 [15:50]

EtCO2(End-tidal CO2)를 파헤쳐 보자

강원소방학교 안지원 | 입력 : 2020/09/22 [15:50]

 

누구나 알다시피 사람은 생존하기 위해 숨을 쉰다. 숨을 쉬면서 산소를 들이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뱉는 것, 이를 호흡이라고 한다.

 

사람의 몸은 수많은 세포로 구성돼 있다. 이 세포가 기능하기 위해선 에너지가 필요하다. 세포는 복잡한 대사과정을 거쳐 산소와 포도당을 이용해 38개의 아데노신삼인산(ATP)을 생산한다. 또 그에 따른 부산물로 이산화탄소를 배출시킨다. 세포 대사의 최종 결과물인 이산화탄소는 혈장에 녹거나 단백질과 결합한다. 또 중탄산염에 녹아 혈류로 운반되고 폐포-모세혈관 막을 통해 폐포로 이동해 날숨 시 배출된다. 날숨 시 이산화탄소 수치를 측정해 값으로 나타낸 게 바로 호기말이산화탄소 수치(이하 EtCO2)다.

 

따라서 저산소증 혹은 관류 장애 등의 문제로 세포 대사에 문제가 있는 사람에겐 정상적인 EtCO2 수치를 기대할 수 없다. 

 

정상적인 EtCO2의 수치는 35~45㎜Hg이다. 수치가 낮아지는 건 과 환기나 심박출량 감소, 대사가 줄어드는 걸 의미한다. 반대로 수치가 높아지는 건 저환기나 심박출량 증가, 대사의 증가 등을 의미한다.

 

EtCO2는 동맥혈이산화탄소(PaCO2) 수치를 반영하는데 그 차이는 약 3~5㎜Hg이다.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해진 경우는 차이가 증가하기도 한다. 사람의 호흡중추는 동맥혈이산화탄소 농도에 따라 호흡량을 조절한다.

 

EtCO2 수치의 활용

현장에서 근무하는 구급대원에게 EtCO2 수치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EtCO2 수치는 우리가 현장에서 측정할 수 있는 적절한 세포 대사 중 유일하게 여겨지는 vital-sign 값이다. 하지만 적용 상황이 제한적이라 다소 소홀하게 취급되고 있다. 그러나 제한적인 몇 가지 상황에서 제대로 그 의미를 알고 사용한다면 환자의 예후를 더욱 향상할 수 있다.

 

1. 심폐소생술 중 적절한 순환의 평가

대한심폐소생술협회의 2015년 가이드라인에서 전문소생술 중 EtCO2 분압측정 값의 유용성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기존 가이드라인에서도 EtCO2에 대한 부분이 어느 정도 언급됐지만 2015년에 그 의미와 활용이 더욱 부각됐다.

 

EtCO2 분압은 심폐소생술 과정 중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활용된다. 

1) 심폐소생술의 효율성 평가

2) 자발순환 회복 가능성의 예측

 

심정지 상황일 때 체내에서는 이산화탄소가 계속 생성되지만 혈류가 없어 폐로 전달되지 못한다. 이런 경우 이산화탄소를 폐로 전달해 수치로 나타낼 수 있는 건 가슴압박으로 인한 심장박출량이다. 심정지 상황에서 EtCO2 수치는 가슴 압박의 적정성과 ROSC의 가능성을 평가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된다.1) 가슴 압박 중에도 EtCO2 수치가 10㎜Hg 미만으로 측정된다면 가슴 압박을 교정하거나 교대해야 한다. 갑자기 정상 수치로 증가한다면 자발순환 회복의 지표로 판단할 수 있다.

 


3) 기관 내 삽관 튜브의 정확한 삽입

 

4) 지속된 CPR 시행 중 환자의 나쁜 예후 예측

기관 내 삽관이 된 경우에 20분 이상 심폐소생술을 지속해도 EtCO2 수치가 10㎜Hg 미만으로 낮게 측정된다면 자발순환 회복될 가능성이 적음을 시사한다. 다만 단독 지표로 사용해선 안 된다.

 

2. 외상성 뇌 손상 환자의 적절한 환기 평가

▲ 삽관하지 않고 이송하는 TBI 환자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방식의 EtCO2 측정기

최근 JAMA surgery에선 병원 전 TBI(Traumatic Brain Injury)환자 처치에 관한 몇 가지 방법의 교육으로 중증 환자 생존율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고유량의 산소투여와 필요시 삽관, 저혈압을 개선하기 위한 수액 투여, EtCO2 수치를 측정함으로써 과호흡을 피하도록 하는 거다.2) 

 

최근 TBI에 관한 많은 수의 논문과 지침에선 공통으로 병원 전부터 EtCO2 수치를 측정하고 관리하길 권고하고 있다.3),4) 외상성 뇌 손상 환자는 저산소증을 예방하기 위해 산소공급이 필수다.

 

하지만 과 환기하면 뇌혈관 수축으로 인한 뇌의 산소공급 저하를 유발할 수 있고 예방적 과 환기 역시 신경학적 예후를 악화한다. 따라서 심한 저산소증이나 과다환기 둘 다 환자의 사망률 상승과 관련이 깊다.

 

산소포화도 측정기는 저산소증을 감별할 수 있는 좋은 도구기는 하나 과 환기를 감별할 수 없다. 이런 경우 EtCO2 측정기로 적절한 환기수를 조절할 수 있다.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한 환자일수록 PaCO2와 EtCO2값 편차가 있다. 그런데도 값을 측정해 적절한 환기량을 조절하는 게 현장에선 중요하다. 적정값을 관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EtCO2 수치를 35~40 ㎜Hg로 유지하도록 한다.


3. 저혈량성 혹은 심인성 쇼크로 인한 나쁜 관류의 평가 

물론 중증으로 진행되는 쇼크의 경우 미리 맥박과 혈압의 증감으로 징후를 예상해야 한다. 하지만 EtCO2 수치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면 감소하는 수치를 절대 놓쳐선 안 될 거다.

 

4. COPDㆍ천식, 기타 호흡기 질환 환자의 환기 평가 

EtCO2 수치는 폐 기능 장애가 있는 환자나 COPDㆍ천식 혹은 폐색전증 같은 환자를 평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EtCO2 파형 읽기

 

A-B : 사강(dead space)의 가스가 나오므로 값이 측정되지 않는다.

 

B-C : 폐포의 가스가 나오면서 이산화탄소값이 측정되고 농도가 증가한다.

 

C-D : C 지점에 이르면 대체로 일정한 농도가 호기말(D)까지 지속되며 마지막 D 값을 호기말이산화탄소 수치라고 한다. 

 

D-E : 흡기가 시작되며 급속도로 농도가 낮아진다.

 


과 환기, 빈호흡, 일회 호흡량 증가, 대사율 감소 또는 체온 저하를 의미

 


CO2의 생성ㆍ폐 관류 ㆍ심박출량 증가

 


당신이 평소 정확하지 않은 I-gel 삽입을 즐기는 편이라면 이러한 파형을 종종 볼 수 있을 거다. 그 외에도 ETT가 막히거나 기도의 이물질 등으로 막히면 이러한 파형을 나타낼 수 있다. 

 


식투베이션. 일명 식도 내 삽관 

 


Bronchospasm, 전형적인 천식과 COPD 환자에게서 볼 수 있는 파형. Shark fin 파형이라고도 부른다.

다양한 EtCO2 측정 장치 

EtCO2 측정 장비는 아래와 같이 세 가지 타입이 있다.

 

 

1) main stream : 호흡 회로에 센서를 직접 부착해 통과하는 공기의 이산화탄소 수치를 그 자리에서 측정한다. 시간 차나 수증기가 발생하지 않으며 주로 기관 내 삽관된 환자에 사용하지만 별도의 마스크나 마우스피스가 있다면 삽관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2) side stream : 호흡 공기를 별도로 수집해 측정하는 방식이다. 연결이 손쉽고 환자 자세에 구애받지 않으며 비강으로 산소투여와 동시에 값을 측정할 수 있다.

 

3) micro stream : side 방식과 비슷하나 측정을 위해 수집하는 호흡 공기의 양과 방식에 차이가 있다고 한다. 가장 최근에 개발된 기술이며 현장에는 side 방식보다 더 높은 정확도를 보인다고 하지만 국내 병원 전 환경에서 검증된 건 아니다. 소모품이 비싼 게 단점이다.

 

▲ 기존에 많이 보급된 EMMA EtCO2 측정기. main stream 방식으로 작고 가벼우며 기관 내 삽관이나 성문위기도기를 사용했을 때 간편하게 부착할 수 있다. 하지만 분실이 쉽고 기록이 되지 않는다는 게 단점이다. 기관 내 삽관이 돼 있지 않은 환자에게는 사용할 수 없다.

 

▲ Corpuls3

 

▲ 필립스 Heartstart MRX

▲ Zoll X series






 

 

 

 

 

 

 

 

소방에 보급된 제세동기 대부분은 EtCO2 측정 모듈을 옵션으로 구매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모니터 하나로 모든 수치를 관리할 수 있고 기록까지 되는 이런 형태를 추천한다. 풀옵션(?)으로 구매하지 않고 별도로 구매할 경우 가격이 그다지 합리적이지 않다.

 

따라서 최초 구매부터 옵션(main/side)까지 포함해 구매하는 걸 권장한다. 만약 여러분의 구급대 제세동기에 EtCO2 옵션이 포함돼 있지 않고 non-intubated 방식으로 모니터링하고자 한다면 별도의 휴대용 측정기를 추가로 구매해야 한다. 

 

▲ Corpuls 제세동기 옵션으로 제공되는 비강ㆍ구강 어댑터

 

▲ 그래프가 내장된 휴대용 EtCO2 측정 장비. main/side/micro stream 방식 선택이 가능하다(소모품 포함 약 400만원).

 

▲ Pulse oximeter sensor로 유명한 Masimo 사의 제품. 일산화탄소와 met 헤모글로빈 수치까지 측정 가능해 아직도 연탄 난방을 많이 하는 지역에선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단, 활용도가 높은 만큼 아름다운 가격을 자랑한다.

 

어쩌면 구급대원이 사용하고 관리해야 할 장비와 신경 써야 할 생체징후가 늘어나는 건 업무의 부담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환자의 보다 나은 처치와 그 예후를 위해 지속해서 배우고 관리해야 할 항목이 늘어나는 건 이 직업이 가진 너무나 당연한 숙명일지도 모른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기본적인 장비 배터리조차 교체돼 있지 않고 어디에 있는지, 본인이 쓰는 제세동기에 이런 옵션이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꽤 있을 거다. 

 

장비는 아는 만큼 사용할 수 있고 사용한 만큼 환자 상태도 보인다. 물론 현장에서 모든 EtCO2의 파형 그래프와 수치에 따른 변화를 외우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올바른 판단에 어려움을 느낀다면 현장이나 병원 이송 중 측정한 수치를 의료지도 시 전달해 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불안정한 상태의 환자에게는 EtCO2 수치 역시 부정확하게 나올 수 있으므로 실제적인 수치보다는 변화 양상을 살피는 게 중요하다.

 


Refrence

1) 2016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 보건복지부, 2016.

 

2) Association of Statewide Implementation of the Prehospital Traumatic Brain Injury Treatment Guidelines With Patient Survival Following Traumatic Brain Injury The Excellence in Prehospital Injury Care (EPIC) Study. Daniel W et al. 2019, JAMA Surg. doi:10.1001/jamasurg.2019.1152.

 

3) Guidelines for safe transfer of the brain‐injured patient: trauma and stroke.M.H.Nathamsom et al, 2019, https://doi.org/10.1111/anae.14866.

 

4) Prehospital Capnography in Non-Intubated Traumatic Brain Injury Patients: Association Between End-Tidal CO2 and Level of Consciousness. Bruce. JB et al, 2019, Circulation. 2019;140:A386

 

강원소방학교_ 안지원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0년 9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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