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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지 못하는 약 이야기

구급의약품 이야기-Ⅰ

경남소방교육훈련장 반명준 | 기사입력 2021/03/22 [09:50]

우리가 알지 못하는 약 이야기

구급의약품 이야기-Ⅰ

경남소방교육훈련장 반명준 | 입력 : 2021/03/22 [09:50]

약리학이란?

날이 몹시 추운 겨울이 되면 병원은 감기(common cold) 환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의사는 환자 얘기를 듣고 상태를 보며 청진하는 등의 진료 과정을 거쳐 적절한 약을 처방해 줍니다.

 

흔히 감기라 불리는 질환은 진통 해열제(NSAIDs, 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와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 항히스타민제(anti-histamines) 등이 처방돼 우리에게 편안한 밤을 선사해 줍니다. 

 

그렇다면 앞서 말한 약물들은 우리가 먹었을 때 어떻게 체내에 흡수될까요? 또 체내에 흡수된 약물은 어떻게 코나 목 등으로 이동할까요? 마지막으로 이 약물은 어떤 작용을 통해 원하는 해열작용이나 콧물을 줄이는 등의 효과를 나타낼까요? 

 

이러한 질문에 답변하는 학문이 바로 약리학(藥理學, pharmacology)입니다.

 

 

약리학의 영어 학문 명인 pharmacology는 독을 뜻하는 옛 그리스어 pharmakon과 학문을 뜻하는 그리스어 logos에서 비롯됐습니다.

 

약리학은 화학적 과정을 통해 생체와 상호작용(interaction)하는 물질, 특히 조절 분자와 결합한다거나 정상적인 신체 과정을 억제 또는 활성화하는 물질(substance)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물질이라 함은 동물이나 사람, 식물의 질병 치료를 위해 투여한 약물(pharmaceuticals)일 수 있습니다. 또 자연계나 인간이 만들어낸 독물(toxin)일 수도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 약리학은 생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약이나 독에 관한 학문입니다.1)

 

약과 독의 차이

 

약도 독이며 약과 독의 차이는 용량이 좌우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습니다. 약이 독이 되는 끔찍한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독일에서 임산부 입덧 방지약으로 1957년부터 판매됐던 ‘탈리도마이드’는 부작용이 거의 없는 기적의 약으로 알려지면서 독일과 영국을 거쳐 세계 50여 개국에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1960년부터 1961년 사이에 이 약을 복용한 임산부들이 팔, 다리가 없는 기형아를 출산하면서 판매가 중지됐습니다. 이 약으로 전 세계 1만2천여 명의 기형아가 태어났습니다. 이 사건은 약물 부작용의 위험이 항상 우리 곁에 있다는 걸 상기시켜주는 사례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구급 현장에서…


필자가 학창시절 공부하고 배운 약리학은 그저 먼 얘기고 약물을 구체적으로 깊게 공부한 기억은 없습니다. 병원 생활을 거쳐 구급현장에서 수많은 환자를 만날 때마다 구급대원으로서 사용하는 약물들이 ‘환자들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 또 금기증은 뭔지, 부작용은?’ 등 수많은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왔습니다. 약품 설명서는 그저 쓱 훑고 지나가는 정도였습니다.

 

우리 구급대원 대부분은 학창시절 한 학기동안 배운 ‘약리학’이 아는 내용의 전부일 겁니다. 이번 호에 다루는 이 글을 통해 구급차에 실린 구급 의약품들을 좀 더 알아가는 시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심정지 상황일 때 아나필락시스 환자에게 투여하는 약물이나 저혈량성 쇼크 환자에게 시행하는 정맥로 확보, 투여하는 수액의 종류ㆍ효능, 저혈당 혼수 환자에게 시행하는 포도당 주입, 가슴 통증이나 천식 환자에게 투여하는 약물들은 구급 현장에서 가장 흔히 접하게 되는 상황입니다. 또 용량을 정확히 계산하고 투여하는 약물 계산법은 구급대원의 필수 덕목이라고 여겨집니다.

 

투약의 7원칙

1. 정확한 약물(Right drug/medication)

2. 정확한 용량(Right dose)

3. 정확한 대상자(Right patient)

4. 정확한 경로(Right route)

5. 정확한 시간(Right time)

6. 정확한 교육(Right teaching)

7. 정확한 기록(Right documentation)

 

 

약물의 투여 경로(Routes of administration)

약물은 경구 혹은 비경구로 투여합니다.

 

1. 경구(oral)

약물 대부분은 이 경로로 흡수됩니다. 편리하기 때문에 광범위하게 이용됩니다. 그러나 일부 약물(benzyl penicillin, insulin 등)은 산이나 장관의 효소로 파괴되기 때문에 비경구로 투여해야만 합니다.

 

 

2. 정맥주사(intravenous injection)

약물의 직접 순환에 들어가며 흡수장벽을 우회(bypass)합니다. 정맥투여는 다음의 상황에서 사용됩니다.

 

- 신속한 효과를 필요로 하는 경우(폐부종 환자에서 furosemide)

- 연속 투여(주입, infusion)

- 대량

- 다른 경로로 투여하면 국소 조직손상을 일으키는 약물(세포독성 약물 등) 투여에 이용

 

 

3. 근육 내(intramuscular and subcutaneous injections)ㆍ피하주사

수용액인 약물은 통상적으로 상당히 신속하게 흡수되지만 ester형2)으로 약물을 투여하면 지연시킬 수 있습니다.

▲ [표 1] 투여경로별 흡수율


4. 기타 경로

흡입(휘발성 마취제, 천식에 사용되는 약물), 국소용(연고 등) 설하, 직장투여는 문맥순환을 피하게 됩니다.

 

특히 설하제는 고도로 초회통과대사(first-pass metabolism)3)를 받기 쉬운 약물 투여에 가치가 있습니다.

 


병을 치료하고 노화를 막는다는 건 인류의 가장 큰 소망입니다. 또 부작용이 없고 효능만 더 한다면 더더욱 바랄 게 없을 겁니다. 

 

신약 개발

근대 신약은 처음 유럽에서 개발되기 시작해 19세기와 20세기를 거치면서 큰 발전을 이뤄왔습니다. 지금은 미국이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인류는 신약 개발과 도입으로 감염이나 통증, 질병으로부터 점점 헤어나오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먼 상황입니다. 

 

신약 한 개를 개발하기 위해선 약 15~20여 년의 기간이 필요하고 비용도 평균 1조7천억원이라고 합니다. 거대 제약사들이 엄청난 인력과 자본을 투자해도 1년에 승인받는 약의 수는 전 세계적으로 20여 종 미만입니다.

 

5천여 개의 화합물 중 최종적으로 한 개 정도만 약으로 개발되니 성공확률은 0.02%에 불과합니다. 금광개발은 10%, 유전 개발은 5% 확률이지만 신약 개발은 너무 낮은 확률이라 도박이라고 전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신은 모든 질병에 약을 준비해 놨다’는 서양 속담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신은 그 많은 시간과 비용을 준비해 놨을까요?

약물 프로필(drug Profile)

우리가 접하는 모든 의약품은 약물 프로필이 포장에 표시돼 있어야 합니다. 약물 프로필에는 다음의 사항을 반드시 포함해야 합니다.

 

1. 약물명 : 일반명과 상품명

2. 분류 : 작용기전과 환자에게 미치는 효과에 근거해 결정

3. 약리작용 : 어떻게 처방 약이 의도한 효과를 일으키는지 설명

4. 적응증 : 처방이 주어진 조건이나 이유

5. 약력학 : 처방 약이 몸으로부터 어떻게 흡수, 분포, 제거되는지 설명

6. 부작용과 유해 효과 : 약을 개발하는 동안 찾아낸 바람직하지 않은 효과

7. 투여경로 : 약에 대한 투여경로 나열

8. 약의 형태 : 약물의 농도와 가능한 형태 나열

9. 용량 : 특정한 조건을 위해 투여해야 하는 처방 약의 양

10. 금기증 : 투여된 처방 약의 부적절한 조건

11. 주의사항 : 소아, 임신 또는 노인환자, 특별한 그룹에 정의된 약물의 투여정보

 

119에 적재하는 구급의약품 법적 근거

우리 119구급대에 적재하는 구급의약품의 법적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119구조ㆍ구급에 관한 법률, 동법 시행령, 동법 시행규칙(2017. 7. 26.)

2.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동법 시행령, 동법 시행규칙(2017. 12. 3.)

3. 소방청 고시 제2020-6호, 구급장비 보유기준(2020. 3. 31.)

 

위 법령은 119구급대 운영을 위한 구급장비나 의약품, 소모품의 구매와 관리를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법적 근거입니다. 

 

용어를 알아보자!

1. 구급장비 : 응급처치에 필요한 장비

2. 의약품 : 구급지도의사의 의료지도를 통해 환자에게 처치가 이뤄지는 약품

3. 소모품 : 응급처치에 사용되는 일회용 소모품

 

의약품은 니트로 글리세린(구강용)과 흡입용 기관지 확장제, 수액(포도당, 생리식염수, 플라즈마 솔루션, 하트만 액), 비마약성 진통제, 항히스타민제, 에피네프린, 아미오다론, 기관지 확장제(의료용 분무기)로 총 9종 11점입니다. 이 중 수액과 관련한 내용은 2020년 5, 6월호 ‘저혈량성 쇼크와 수액요법’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구급의약품 이야기 Ⅱ부터는 니트로글리세린과 비마약성진통제, 에피네프린, 아미오다론에 대해 다뤄볼 예정입니다.

 

▲ [표 2] 구급장비 보유기준(제2조 관련) 의약품(소방청 고시 제2020-6호, 구급장비 보유기준에 있는 내용중 의약품과 소독제)

 


1) 네이버 지식백과, 학문명 백과 의약학, 신상엽

2) 알코올 또는 페놀이 유기산이나 무기산과 반응해 물을 잃고 축합하면서 생긴 화합물의 총칭

3) 약물 대사의 주요 기관은 간이지만 위장관, 폐와 같은 다른 기관도 상당한 대사 작용을 갖는다. 경구로 투여되는 약물은 통상 소장에서 흡수돼 문맥계로 들어가고 간에서 대부분 대사된다.

 

참고문헌

119구급대원 현장응급처치 표준 지침(소방청)

응급약리학(전국 응급구조과 교수협의회. 도서출판 한미의학)

인류를 구한 12가지 약 이야기(정승규. (주)반니)

역사책에는 없는 20가지 의학 이야기(박지욱. (주)시공사)

응급의학(대한 응급의학회. 군자출판사)

1급 응급구조사를 위한 약물계산법(박소미. 도서출판 룩스)

 

 

경남소방교육대_ 반명준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1년 3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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