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대원 순직 없도록”… 현장 대원 안전대책 강화한다‘소방관 3명 순직’ 평택 물류창고, 순간 화재가스발화로 연소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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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1월 경기 평택 물류창고 화재 사고로 순직한 고 이형석 소방경, 고 박수동 소방장, 고 조우찬 소방교의 합동 영결식이 거행되고 있다. ©FPN |
[FPN 박준호 기자] = 소방청이 현장지휘관의 판단력 향상을 위해 지휘관자격인증과정을 신설하고 인증받은 자를 우선적으로 지휘대장과 소방서장에 임명한다. 또 소방공무원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전국에 보급하고 생명구출 장비 고도화를 추진한다.
소방청(청장 이흥교)은 18일 대응자료와 경험 축적량이 부족한 특수유형 화재에 대한 소방대원의 현장 활동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경기 평택 물류창고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 3명이 순직한 사고 이후 마련된 후속 조치다.
지난 1월 5일 경기 평택의 한 물류창고 신축 공사 현장에서 불이 나 소방 활동을 하던 경기 송탄소방서 구조대 3팀 소속 고 이형석 소방경과 박수동 소방장, 조우찬 소방교가 목숨을 잃었다.
이후 소방청은 민ㆍ관합동중앙조사단(이하 조사단)을 구성해 지난 3월 15일까지 두 달간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사고의 중대성을 감안해 외부기관의 전문조사관과 변호사, 소방노조 관계자도 포함시키는 등 조사인력과 기간을 확대하고 5개 분야로 전문분과를 구성했다.
조사단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순직한 대원들의 의학적 사인은 모두 ‘화재사’라고 발표했다. 2층 벽체의 내장재인 우레탄폼 등이 약 10시간 정도 긴 시간 연소해 다량의 가연성가스가 축적됐고 그 상태에서 순간적인 ‘화재가스발화’가 일어났다는 게 조사단 설명이다.
당시 송탄소방서 지휘부는 화세가 잔불정리에 들어갈 수 있는 단계라 판단해 대원의 내부진입 활동을 지시했다. 그러나 갑작스런 연소 현상까진 예측하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당시 현장 영상 캡쳐 사진을 보면 오전 9시 6분 30초께부터 화재가 급격하게 확산하며 농연이 분출됐다.
조사단은 “사망한 대원들은 급격한 연소확산과 다량의 농연이 있는 상황에서 패닉이 발생해 탈출 방향을 잃고 고립됐을 것으로 짐작된다”며 “출입구 가까이에 있던 생존 대원 2명은 소방호스를 따라 엎드려 빠져나와 목숨을 구했다”고 설명했다.
평택 물류창고의 거세고 격렬한 연소 현상을 검증하기 위해 조사단은 국립소방연구원과 함께 대형 물류창고 화재 상황을 모사한 재현실험을 진행했다.
조사단에 따르면 실험 결과 1층 화세가 소강상태였어도 2층에선 순차적으로 최성기에 도달하는 양상이 관찰됐다. 연소되지 않은 다량의 가스가 축적되면 어느 순간 폭발적으로 연소해 화세가 급격히 커질 수 있다는 개연성도 확인했다.
특히 조사단은 “다량의 우레탄폼 내장재를 사용하는 물류창고는 한 번 불이 붙으면 연소 속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다”며 “300℃ 이상의 높은 온도에선 가연성 분해가스를 방출해 일정 조건이 맞으면 폭발처럼 순간적인 연소가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다만 이번 실험은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연구사례가 거의 없다”며 “이를 연소이론으로 인정하기 위해선 보다 다양한 조건과 상황을 부여한 실험을 반복하고 과학적인 검증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소방청은 기존 이론에 없고 경험하지 못했던 화재 상황이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현장 대원 안전대책을 수립해 추진키로 했다.
먼저 현장지휘관이 다양한 상황을 직ㆍ간접적으로 경험해 위험예지능력과 판단력을 기를 수 있도록 지휘관자격인증과정을 신설한다. 또 현재 전국에 3개소인 지휘역량강화센터를 9개소로 늘리고 자격인증을 받은 자를 우선적으로 지휘대장과 소방서장에 임명할 계획이다.
현장안전점검관은 다른 업무와의 겸임을 금지하고 화재위험성 평가 결과를 반영, 지정해야 하는 최소인원의 기준도 개선한다.
소방공무원 현장대응 안전교육도 강화한다. 소방청은 교육 극대화를 위해 일괄적으로 개발한 교육프로그램을 전국에 보급하고 이를 단계별로 반복 교육한다. 소방청에 따르면 현재 100종의 교육매뉴얼을 개발한 상태다.
또 대원 개인별로 교육실적을 관리하는 정보시스템(소방보건e)을 운영하고 새로운 유형이나 외국의 특수화재 사례 등에 관한 교육자료를 계속 발굴해 보급할 예정이다. 교육과 인사관리 연계성을 강화해 역량을 갖춘 경우만 승진 대상자가 되도록 하는 경력개발프로그램도 새롭게 도입키로 했다.
이와 함께 첨단 4차산업 기술을 이용한 생명 구출 장비의 고도화를 추진한다. 소방대원의 호흡과 맥박, 움직임 등 생체신호를 실시간 추적해 관리할 수 있는 장비를 보급하고 위험 현장엔 가연성가스 탐지 로봇이나 장갑차형 소방차 등 특수방호형 장비를 우선 투입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확대한다.
또 소방시설이 설치되지 않았거나 화기취급 작업이 많아 완공된 건물보다 안전도가 낮은 건설 현장에 대해선 별도의 화재안전기준을 제정한다. 냉동창고 등 대형화재가 자주 발생한 건물은 착공일부터 사용승인일까지 소방안전관리자 배치를 의무화하고 성능위주설계 대상을 확대해 변화하는 건설 현장 특성에 유연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이흥교 청장은 “유사 사고로 우리 동료가 안타깝게 순직한 데 대해 깊이 성찰하고 있다. 더 이상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응기법 개발과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단기과제와 지속 추진 과제를 구분해 개선대책을 조속히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