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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폭발(Smoke explosion)의 위험성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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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소방연구원 김수영 | 기사입력 2023/01/20 [10:00]

연기 폭발(Smoke explosion)의 위험성을 알아보자

국립소방연구원 김수영 | 입력 : 2023/01/20 [10:00]

최근 소방관 사이에서 ‘연기 폭발(Smoke explosion)’ 관련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22년 1월 세 분의 순직자가 발생한 평택 물류창고 화재 관련 언급 때문인 듯도 하다.

 

그러나 많은 젊은 소방관 본인들이 화재 현장에서 경험한 것들을 기존의 플래시오버(Flashover), 백드래프트(Backdraft) 만으로 설명하기엔 해석이 안 되는 부분들이 많아져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얘기하면 최근 2년 동안 화재 현장에서 급속한 화재 현상(Rapid Fire Progress or Extreme Fire Behavior 등)에 관한 문의를 많이 받았다.

 

이런 현상들을 같이 해석하면서 드는 생각은 막연한 불안감이다. 정확히 분석하지 못하거나 어렴풋이 알게 된 사실로 인해 적극적인 현장 활동이 어렵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특히 연기 폭발은 ‘폭발’이라는 단어의 특수성으로 더 큰 불안감을 느끼게 하는 특성이 있다. 기본적으로 ‘폭발’이 일어날 수 있는 현장은 폭발보다 회피가 원칙이다. 따라서 연기 폭발에 관한 바른 이해와 올바른 대비책을 수립하기 위해 이번 호 원고를 준비했다.

 

<FPN/119플러스> 2019년 12월호 ‘화재진압 현장의 연기 특성과 그 위험성’에서 다룬 내용 외에 더 세부적으로 가능한 한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보고자 한다. 

 

연기 폭발에 관한 이해

1. 백드래프트와 차이점 

소방관 대부분은 일반적으로 화재 현장에서 폭발압력이 발생하는 현상을 백드래프트로만 알고 있다. 따라서 압력 현상에 의해 유리창이 파괴되고 먼 거리로 비산되는 등의 현상이 발생하면 백드래프트 또는 가스누설 등으로 판단한다. 

 

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 위키낱말사전에서조차 자주 부정확하게 백드래프트와 동일시 사용된다고 언급하는 실정이다. 

 

▲ [그림 1] ‘smoke explosion’에 대한 위키낱말사전(오픈소스 사전) 내용 인용

 

▲ [그림 2] 백드래프트와 연기 폭발 발생 위치별 차이점

 

[그림 2]를 보면 가장 선명한 차이점은 관련 현상이 발생한 장소다. 연소가 진행되는 공간인 화재실에서는 환기 지배형 조건에서 창문 또는 문 등의 개방으로 급격하게 공기가 공급돼 폭발 현상이 발생한다. 연기 폭발은 화재실에서 발생한 게 아닌 화재실과 인접한 공간에서 연기 유입 후 발생하게 된다.

▲ [그림 3] 폭발/연소 범위


[그림 3]1)은 발생 위치별 충전(Smoke Filling)된 연기의 온도 차이를 나타낸다. 당연히 백드래프트가 일어날 수 있는 화재실은 온도가 높다. 연기가 흘러 들어간 충전된 인접 공간, 즉 연기 폭발이 발생할 수 있는 장소의 온도는 화재실보다 낮은 특징을 표현했다.

2. 폭발에 관한 이해

NFPA921에서의 ‘폭발의 정의’를 요약하면 화학적 또는 기계적 에너지가 가스 생산과 방출로 용기 또는 주위 물질들을 파괴하거나 변형시키는 등의 현상이다.2)

 

다음으로 ‘수압용기의 파괴’와 ‘플래시 파이어(Flash Fires)’는 각각 가스를 생성하지 않아서, 그리고 폭발압력이 형성되지 않아 폭발로 정의한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발로 정의하지 않는다. 이런 측면에서 더 세부적으로 언급하고자 한다. 폭발 강도는 어떤 상황에서 가장 높게 나타날까 하는 점이다. 

 

물론 밀폐된 용기에서 폭발은 압력의 중첩으로 높게 나타난다. 다른 고려 사항으로는 가연성 가스가 한 곳에 치중되지 않고 공기와 균일하게 혼합했을 때 연소속도가 빨라지는 완전에 가까운 연소가 이뤄지며 폭발 강도가 높게 나타난다.

 

▲ [그림 4] 연기 점화 실험

 

[그림 4]는 유튜브에 있는 연기 점화 실험 영상이다. 두 번째 그림에서부터 연기가 충전된 방의 문을 열면 촛불이 켜져 있는 방에 연기가 흘러들어 점화가 발생함과 동시에 연기가 폭발적으로 연소한 후 소진된 모습이다.

 

여기서 당연히 ‘연기는 가연성 가스’인 건 물론이고 좀 더 깊이 관찰하면 흘러 들어간 연기가 모두 연소해 남아 있지 않게 된다. 즉 순간적인 폭발 강도가 높았다는 걸 알 수 있다. 

 

▲ [그림 5] 구획 공간에서 연소가 일어나는 연기층(smoke gas layer)3)

 

[그림 5]를 참고하고 가연성 가스가 포함된 천장 쪽의 높은 온도로 부력을 가진 연기층이 어떤 상태인가를 생각해보자. 공기(산소)가 부족한 공간에서 연소 현상이 일어나기 어려운 상태임을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부력이 있어 연기 생성물(smoke gas)이 천장에 정체할수록 구획 공간에서 연소(폭발)가 일어난다는 건 공기와 접한 곳에서 발생하므로 높은 압력 발생은 일어나기 힘든 상태임을 짐작할 수 있다.

 

▲ [그림 6] 공기 중에 Natural Gas가 누출됐을 때 시간에 따른 분포(농도)4)


[그림 6]은 부력을 갖는 연기와 같이 공기보다 가벼운 천연가스(LNG)가 누출됐을 때를 나타낸다. 좀 더 관찰하면 적은 양이 누설돼도 부력에 의해 이미 천장 면은 폭발 상한계를 넘는(붉은색) 특징을 갖는 걸 관찰할 수 있다.

 

▲ [그림 7] 연기 점화(Smoke ignitions)에 관한 구분


이런 점을 고려하면 [그림 3]에서 표현된 낮은 온도상태로서의 연기 폭발 범위가 이해되고 결론적으로 [그림 7]의 그래프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호에서 언급한 내용을 고려하면 연기 폭발이 낮은 온도에서 플래시 파이어, 롤오버(Rollover), 백드래프트보다 생성되는 압력, 즉 폭발 강도가 높음이 이해되지 않을까 싶다.

 

▲ [그림 8] 바닥 면 우레탄폼층(평택 물류창고 2층)이 열분해된 공간 확인(합동 감식 모습)


이런 점을 고려해 개인적인 의견을 얘기하면 ’22년도에 발생한 평택 물류창고 화재 현장에서 순직사고가 발생한 2층 냉동창고(1층 화재실)는 화재실과 인접한 부분이다.

 

[그림 8]과 같이 열분해된 연기생성물 충전 등의 조건은 연기 폭발 조건과 일치하나 바닥에서 천장까지 10m의 높은 천장 면에 충전된 연기층을 고려하면 연기 폭발이 아닌 롤오버 또는 플래시 파이어로 판단할 수 있다.

 

화재 현장에서 폭발(백드래프트ㆍ연기 폭발)로 오인하기 쉬운 사례

현장 감식 시 CCTV에 찍힌 냉동창고 출입문에 나타난 연기분출 현상을 폭발 현상으로 언급하나 밀폐공간, 특히 냉동창고처럼 단열된 밀폐공간은 일반적인 건물 화재보다 연소속도가 빨라 급속한 공기 팽창으로 연기분출 현상이 나타남을 알 수 있다.

 

특히 이런 현상은 환경적인 요인과 결합해 폭발 현상처럼 나타날 수 있다는 걸 [그림 9] 화재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그림 9] 지하주차장 화재 사례(’21.12.9. 부산 오피스텔 기계식 주차장 화재)


[그림 9]는 ’21년 12월에 발생한 부산 기계식 지하주차장 화재다. 구조대원이 중상을 입는 등의 피해를 당했고 TV 뉴스에서 행인이 지하주차장 입구에서 급격히 나오는 연기분출을 피하는 모습이 방영되기도 했다.

 

[그림 9]에서 보듯이 지상 1층 격납실로 진입한 자동차를 기계식으로 지하에 이송하는 주차장이다. 주차장 내부엔 스펀지 재질의 계란판형 흡음재가 부착된 상태였다.

 

▲ [그림 10] 계란판형 흡음재(스펀지 재질)의 연속확산 속도 측정 실험 모습

 

[그림 10]은 동일한 계란판형 스펀지의 확산속도를 측정하는 실험이다. 높이 2.4m의 공간에 착화한 후 18초 만에 전소되는 등 급속하게 연소했다. 부산 사례는 이러한 급격한 연소속도에 따른 공기 팽창이 1층 격납실로 집중돼 마치 깔때기처럼 한쪽으로 몰려 폭발적 연기분출 현상을 나타냈다.

 

이는 [그림 9]에서 화재 시뮬레이션 결과5)의 수평 단면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 즉 연소속도가 빠른 흡음재와 생성된 연소가스가 자동차 인입구로 쏠리면서 압력이 증가하며 분출하는 특별한 상황을 만들었다.

 

이는 건물 외부에서 관찰 시 보온성능을 중요시하는 이유다. 높이가 10m고 출입문이 3m인 냉동건설창고 현장에서의 화재로 생성된 연소가스가 좁은 공간인 출입문으로 방출되는 특성과 유사함을 짐작할 수 있다.

 

추가로 연기폭발 시 점화원에 관해선 <FPN/119플러스> 2019년 12월호 ‘화재진압 현장의 연기 특성과 그 위험성’을 참고하기 바란다.

 

국내나 미국의 사례 등을 보면 화재실에서 화재가 진행되면서 관련 화염이 연기가 충전(smoke filling)된 공간으로까지 전파돼 순간적인 폭발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일반화재와 달리 진압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특징이 있다.

 

화재 현장에서 현장 대원의 고려 사항

이번 호의 목적은 앞에서 언급했던 것과 같이 화재 현장 활동 중 신임 소방관 현장 안전측면에서 연기폭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는 걸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함이다. 앞서 언급한 것들을 종합해 개인적으로 현장에서의 판단 기준을 작성한 게 [그림 11]이다. 

 

▲ [그림 11] 소방대원의 연기폭발 위험성 고려 사항 관련 개념도


화재 가연물의 특성 등 더 구체적인 세부 내용을 적을까 고민했으나 너무 세부적인 내용이 오히려 현장에서의 판단을 흐리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절대적이지 않지만 2단계로 간략화했다. 이 조건은 단계이자 OR가 아닌 AND 조건이어서 많은 경우의 수가 줄어들 것으로 고려된다.

 

앞으로 우리의 과제
국립소방연구원 등의 소방 활동을 지원하는 전문 연구기관에서는 이러한 국내외 사례를 수집해 국내 화재진압 현장에서 일어날 가능성과 관련한 이론, 학습, 매뉴얼 자료들을 구체화해야 할 의무가 있다.

 

연기 폭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보다 현상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국내 소방 활동 현장에 적용해 구조ㆍ진압 활동의 효율성과 안전성이 확보될 것으로 판단된다. 
 

▲ [그림 12] Basic smoke indicator → Extreme Fire Behavior Concept Map

 

특히 [그림 12]6)와 같은 현상을 분석하는 체계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분들도 화재 현장에서 일어나는 많은 현상에 관해 의견을 주시면 함께 분석하고 알려 나가면 좋을 것 같다는 바람이 있다.

 

솔직히 화재 현장은 압력용기가 터진다거나 신고되지 않은 위험 물질의 급격한 연소 등 우리가 예측하지 못하는 많은 위험을 내재하고 있어 100% 현장 대원의 안전을 확보하긴 어렵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하나하나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대비책을 세워가면 좀 더 안전한 소방 활동이 되지 않겠느냔 생각이 든다.

 

지금도 구조대상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묵묵히 연기 속으로 들어가는 소방관분께, 그리고 저와 함께 화재 현장에서 같이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는 화재조사관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린다.

 

 


1) Extreme Fire Behavior: Understanding the Hazard’, 7page, CRBT-US LLC

2) NFPA 921. 921-232Page, 2017. 

3) Lars-Goran Bengtsson, ‘Enclosure fires’ , 98page, Swedish Rescue Services Agency.

4) NFPA 921. ‘fire and explosion investigations’, 921-245Page, 2017.

5) 부산소방본부, ‘밀폐된 공간에서의 흡음재 연소 특성에 대한 연구’, 2022년

6) Battalion Chief Ed Hartin, MS, EFO, MIFireE, CFO, ‘ Fire Development and Fire Behavior Indicators’, 3page, CRBT-US LLC

 

국립소방연구원_ 김수영 : sykim00@korea.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3년 1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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