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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간 재난 현장서 활약한 ‘의무소방대’ 역사 속으로

2002년 3월부터 올 6월까지 1만2천여 명 배출
현역 입영 대상자 감소로 의무경찰과 함께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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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호 기자 | 기사입력 2023/06/26 [17:55]

21년간 재난 현장서 활약한 ‘의무소방대’ 역사 속으로

2002년 3월부터 올 6월까지 1만2천여 명 배출
현역 입영 대상자 감소로 의무경찰과 함께 폐지

박준호 기자 | 입력 : 2023/06/26 [17:55]

▲ 의무소방대원들이 단체로 있는 모습  © 소방청 제공


[FPN 박준호 기자] = “20대의 가장 빛나던 시절을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의무소방대원으로 복무하던 때를 꼽겠습니다(정윤홍 기획재정부 사무관, 제22기 의무소방대 전역)”

 

21년간 화재 등 재난 현장에서 소방업무 보조 역할을 해 온 의무소방대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소방청(청장 남화영)은 제73기 의무소방원 92명의 전역을 끝으로 의무소방대 운영을 종료한다고 지난 25일 밝혔다.

 

의무소방대는 2001년 3월 6명의 소방공무원이 순직하고 3명이 다친 서울 홍제동 단독주택 화재를 계기로 현장 소방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됐다.

 

2002년 3월 제1기(209명)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1만2천여 명의 의무소방원이 전국 119안전센터와 구조대, 구급대에 근무하며 소방 보조업무를 수행했다.

 

2003년 경북 청도 버섯농장 화재 당시 7일간 소방공무원과 동고동락하며 화재진압을 했고 2006년 경기도 서해대교 29중 추돌 현장에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마지막 기수인 충청북도 제73기 의무소방원 박재윤 수방은 소방공무원과 함께 중증 응급환자를 소생한 공로로 하트세이버와 브레인세이버, 트라우마세이버를 받기도 했다.

 

2012년 경기도 고양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의무소방원이 화재진압 활동을 보조하다 순직하는 안타까운 사고도 있었다. 이처럼 의무소방대는 국민의 일상을 위협하는 요인을 제거하고 안전의식을 높이는 데 이바지해 왔다는 게 소방청 설명이다.

 

그러나 인구 감소로 현역 입영 대상자가 부족해지자 국방부는 2018년 전환ㆍ대체복무 제도를 폐지했다. 이에 따라 의무경찰과 함께 의무소방도 사라지게 됐다.

 

의무소방 제도는 없어지지만 의무소방 출신은 사회 각계각층에서 활약 중이다. 의무소방대 제36기 출신인 류형석 영화감독은 “복무 당시 허름한 주택가에서 혼자 사는 어르신이 홀로 외롭게 세상을 떠난 모습을 봤다. 새벽까지 목욕탕에서 세신 일을 하고 고된 몸으로 돌아온 어머니가 잠든 와중에 전기장판에서 화재가 발생해 아들만 구하고 유명을 달리한 현장도 경험했다”며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끝없는 고찰의 시간이었고 이런 삶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내고 싶다는 마음에 영화감독의 꿈을 키웠다”고 말했다.

 

의무소방 때의 경험으로 실제 소방공무원이 된 대원도 많다. 정원형 소방경(의무소방대 제2기)은 “선배 소방공무원의 가르침이 진로 선택에 많은 영향을 줬다”며 “대한민국 소방공무원이 된 게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남화영 청장은 “그동안 국민의 안전을 위해 호흡을 맞춰온 의무소방대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게 아쉽다. 한결같이 보여 준 헌신과 열정은 소방의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며 “의무소방대 폐지에 따른 인력 부족으로 인한 현장 대응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출동상황 등을 고려한 인력 재배치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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