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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수다Talk] 네 발 달린 영웅 ‘119구조견’의 든든한 동료이자 보호자를 만나다

박형진ㆍ김용완 훈련관, 김원현 119구조견 운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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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영, 박준호 기자 | 기사입력 2024/04/01 [10:00]

[소방수다Talk] 네 발 달린 영웅 ‘119구조견’의 든든한 동료이자 보호자를 만나다

박형진ㆍ김용완 훈련관, 김원현 119구조견 운용자

유은영, 박준호 기자 | 입력 : 2024/04/01 [10:00]

“안전헬멧도, 신발도 필요 없습니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바람이 불든 전혀 개의치 않죠. 무엇도 내 앞길을 막을 순 없어요. 인간보다 무려 1만 배 뛰어난 후각, 50배에 해당하는 청각을 가졌음은 물론 작년 한 해만 무려 44명을 구조했답니다. 소방조직에 절대 없어선 안 될 존재, 어느덧 구조 현장에 영웅이 된 우리는 ‘119구조견’입니다” 

 

소방청에 따르면 현재 119구조견은 전국에서 35두가 활동 중이다. 최근 3년간(’21~’23년) 2455회 출동해 146명(생존 50, 사망 96)을 구조했다.

 

소방청은 2019년부터 화재탐지견과 수난탐지견 등 특수목적견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119구조견이 이렇게 다방면으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기까지 옆에서, 또 뒤에서 든든하게 서포트하는 지원군이 있다. 바로 119구조견을 양성하는 훈련관과 119구조견 운용자(핸들러)다.

 

이들은 “이제 구조견의 눈빛과 표정만 보더라도 기분은 어떤지, 뭘 원하는지 알게 됐다. 가족보다 더 가까운 사이가 됐다”고 말한다. 

 

<FPN/119플러스>가 119구조견의 A부터 Z까지 모든 걸 관리하고 책임지는 박형진ㆍ김용완 훈련관, 김원현 119구조견 운용자뿐 아니라 그들이 훈련 또는 함께 출동을 나가는 ‘하나’와 ‘파도’, ‘나무’까지 직접 만났다.

 

소개 부탁드립니다.

박형진 훈련관 중앙119구조본부 119구조견교육대에서 구조견을 목적에 맞게 훈련 시키고 양성하는 박형진 훈련관입니다. 2018년 소방에 들어왔습니다. 현재 화재탐지견인 ‘하나’를 훈련시키고 있습니다.

 

▲  박형진 훈련관과 하나

 

김용완 훈련관 박형진 훈련관과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는 김용완 훈련관입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2018년 소방에 입직했습니다. 수난탐지견인 ‘파도’와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 김용완 훈련관과 파도

 

김원현 소방위 중앙119구조본부 영남119특수구조대에서 119구조견 ‘나무’와 합을 맞추고 있는 119구조견 운용자 김원현 소방관입니다. 2008년 경남소방 구조 특채로 소방공무원이 됐습니다. 

 

2015년부터 중앙119구조본부에서 근무 중입니다. 처음엔 항공팀, 신속대응팀에서 일하다 2020년 인명구조견 핸들러 기초반 수료 후 전문반 과정을 거쳐 현재 119구조견 운용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김원현 119구조견 운용자와 나무

 

많은 직업 중 왜 훈련관과 소방관을 택하셨나요.

박형진 훈련관 119구조견 훈련관은 소방관이 아니라는 점을 먼저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요. 훈련관은 경력채용으로 임용된 ‘전문경력관’입니다. 

 

유년 시절 동물을 특히 좋아했습니다. 훈련관 임용 전 반려견 훈련사로 오랜 시간 활동했는데요. 그러던 중 우연히 사람을 구하는 119구조견을 접했습니다. 영웅처럼 활약하는 그 모습이 굉장히 감동적으로 다가왔죠. 작은 영웅들과 뜻을 같이하고 싶어 훈련관을 택했습니다.

 

김용완 훈련관 대학 졸업 후 자동차 정비업무를 하던 중 입대했습니다. 이후 ‘군견병’ 보직을 맡으면서 개와의 인연이 시작됐습니다. 

 

전역 후 애견 관련 사업을 하면서 민간 구조견 봉사활동도 했는데요.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119구조견을 알게 됐고 보다 전문적인 곳에서 일하고 싶단 생각에 개인사업을 정리하고 ‘전문경력관’이 됐습니다. 

 

김원현 소방위 어렸을 때부터 막연히 소방관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소방 관련 학과에도 진학했고요. 그러던 중 육군 특전사로 입대해 전역했습니다. 복학 후 군 특수부대 근무경력이 2년 이상이면 소방공무원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주저 없이 시험에 응시했고 합격해 10년 넘게 대구, 경남지역에서 구조대원으로 활동했습니다.

 

119구조견 운용자도 소방관이 되고 싶었던 것처럼 그냥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워낙 소수다 보니 공석이 생겨야만 기회가 주어집니다. 어느 날 119구조견 운용자 선배님께서 “핸들러 한 번 해볼 생각 없느냐”고 묻길래 “당장 하고 싶다”고 답했습니다(웃음).

 

훈련관과 119구조견 운용자는 어떤 기준으로 선발되나요.

박형진 훈련관 동물 관련 학과를 졸업하거나 관련 직무 분야에서 근무한 경력, 또 한국애견연맹에서 주관하는 자격증을 취득한 자에게 가점이 주어집니다. 다만 무엇보다 개를 사랑하고 위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김용완 훈련관 개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이미 훈련관이 될 기본 자격은 갖춘 거로 생각합니다. 이후 관련 자격증 취득 등 꾸준히 노력해 본인의 역량을 키우면 훈련관이 될 수 있습니다.

 

김원현 소방위 두 훈련관 말씀처럼 개를 사랑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합니다. 말하지 못하는 짐승이 아닌 같은 일을 하는 동료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119구조견은 현장에서 대부분 단독으로 움직입니다. 따라서 주변 지형을 잘 파악하는 능력, 119구조견과 같이 수색할 수 있는 체력이 갖춰져야 합니다. 그 전에 119구조견 운용자 전문반 교육과정 수료와 인증평가 시험에서 합격해야겠죠. 

 

훈련관, 119구조견 운용자의 하루가 궁금합니다.

박형진김용완 훈련관 출근하면 훈련견 건강상태부터 체크합니다. 밤사이 밥은 잘 먹었는지, 잠은 잘 잤는지 등을 확인합니다. 이후 훈련견 기본 훈련인 종합전술 트레이닝을 진행합니다. 이 밖에 훈련견이 먹을 사료와 간식을 구매하고 고장이 난 훈련 용품은 없는지도 살핍니다.

 

 

김원현 소방위 오전 8시 40분에 교대 점검을 합니다. 전날의 상황을 인계받고 구조견의 상태를 점검합니다. 특별한 출동이 없는 경우 오전엔 종합훈련장에서 복종ㆍ장애물 극복훈련을 합니다. 훈련 도중 미흡한 사항이나 개선할 부분이 생기면 훈련관에게 문의하기도 합니다.

 

오후엔 산악, 붕괴, 수풀지역 등에서 훈련합니다. 이때 보상으로 급식을 동시에 합니다. 다만 급식 직후 훈련하면 ‘위 전이’ 등 위험한 부분이 있어 2시간 정도 휴식을 취합니다. 이후 야간훈련을 진행하고 오후 10시께 구조견이 취침하는데요. 구조견이 취침에 들어가야 비로소 119구조견 운용자의 하루도 끝이 납니다.

 

 

지금까지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나 

뿌듯했던 경험이 있다면요.

박형진 훈련관  임용 후부터 구조견과 보낸 모든 날이 기억에 남고 뿌듯하지만 2022년 1월 발생한 광주아파트 붕괴 사고현장이 유독 잊히지 않습니다. 실종자들을 꼭 찾아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구조견과 3주 넘는 시간 동안 끊임없이 수색했습니다. 정말 춥고 위험한 현장이었지만 “저도, 우리 구조견도 영웅이 돼 가고 있구나”란 생각에 전혀 공포심이 들지 않았습니다. 실종자를 찾는 임무를 무사히 완수했기에 더욱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김용완 훈련관 소방에서 처음 양성한 구조견은 ‘태주’였습니다. 처음에 ‘태주’와 신임 운용자의 호흡이 좋지 않아 많이 힘들었는데요. 이후 저뿐 아니라 운용자도 많이 노력해주신 덕분에 ‘태주’는 전국 119구조견대회에서 1등을 한 탑독(TOP DOG)이 됐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매우 뿌듯하네요.

 

김원현 소방위 2023년 튀르키예 지진 현장에서 활동한 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출국했는데요. 당시 구조견 ‘토리’와 함께 현장에 투입됐는데 현장은 제가 생각한 것보다 더 처참했습니다. 여기서 과연 토리가 활동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였죠. 

 

그러나 현장에서 활동 중인 다른 나라 구조견을 보고 용기를 가졌습니다. 걱정과는 달리 구조대상자를 발견해 현지 구조대에게 인계하는 등 저희 구조견들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습니다. 무척 자랑스럽고 고마웠습니다.

 

반대로 힘들었거나 아쉬웠던 일이 있을까요.

박형진 훈련관  구조견 임무는 실종자를 찾는 겁니다. 그런데 그 임무를 다하지 못할 때 개인적으로 힘이 듭니다. 또 예기치 못하게 우리를 떠난 동료를 마주할 때도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김용완 훈련관 재난 현장에서 실종자를 수색했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돌아올 때가 매우 힘듭니다. 특히 유가족분들에게 뭐라고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김원현 소방위 구조견이 반응한 지역에서 돌아가신 채로 발견되는 구조대상자들을 마주할 때마다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119구조견 운용자로서 애로가 있으신지.

김원현 소방위 시민 여러분께 감히 당부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요즘 반려견을 키우는 인구가 많다 보니 개들을 유난히 친숙해 하는 분이 많은데요. 현장에서 119구조견을 만나면 반갑게 맞아주시고 먹이까지 주시는 분들이 간혹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119구조견의 수색 능률이 떨어집니다. 또 탈이 날 수가 있어요.

 

 

그러니 현장에서 119구조견을 보시면 ‘아, 열심히 수색 중이구나’로 여겨주시고 멀리서 마음으로만 응원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간 소방에서 활동하는 ‘인명구조견’은 많이 접해왔는데 

‘화재탐지견’과 ‘수난탐지견’은 조금 생소한데요.

소방청은 2019년부터 화재탐지견과 수난탐지견 등 119특수탐지견 양성을 추진했습니다. 화재탐지견은 방화가 의심되는 현장에서 방화증거물을 찾는 탐지견입니다. 휘발유 등 화재에 사용됐던 재료를 찾는 일을 하죠. 훈련은 휘발유나 신나, 고체연료 냄새를 맡게 해 칭찬과 보상을 주는 방식으로 하고 있습니다.

 

 

수난탐지견은 강과 저수지 등에 빠진 구조대상자를 발견하는 임무를 맡습니다. 수중에 있는 익수자의 냄새를 인지해 위치를 찾습니다. 모두 뛰어난 후각 능력을 갖춘 구조견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수난탐지견의 경우 보트 위에서 많이 활동합니다. 그래서 다른 구조견보단 차분함을 키우고 후각에 더욱 집중하는 훈련을 위주로 합니다.

 

 

구조견은 어떤 과정을 거쳐 선발되나요.

박형진 훈련관 개 분양은 공개 입찰을 통해 진행됩니다. 관계자들이 개를 데려오면 훈련관들은 에너지가 많은지, 소유욕과 식욕이 좋은지, 사람과 친화성이 좋은지 등 기질을 평가합니다. 기준에 맞으면 분양이 이뤄지고요. 이후 전술훈련과 복종훈련 등 약 2년간의 훈련 기간을 거칩니다.

 

훈련 후엔 인증평가 시험에서 합격해야 119구조견으로 활동할 수 있는데요. 인증평가는 2급(산악ㆍ붕괴지), 1급(산악ㆍ붕괴지), 복합으로 구성됩니다. 이후 119구조견 운용자와 일대일로 매칭되고 보통 6~7년 현장 활동을 하다가 은퇴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구조견 이름을 짓는 기준이 있을까요.

김원현 소방위 구조견 이름은 한글 자음을 따서 부르기 쉽고 뜻이 좋은 거로 짓습니다. 예를 들어 ‘ㅎ’자 돌림 해라면 ‘하나’, ‘화랑’, ‘해태’로 정하는 식이에요.

 

작명은 중앙119구조본부 직원에게 공모받는데요. 자신이 제출한 이름이 선정된 직원에겐 도서상품권을 주는 소소한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름 공모 시기가 다가오면 선발되기 위해 사전이나 옥편을 펼쳐놓는 직원들이 많이 있어요.

 

 

은퇴한 119구조견은 어떤 삶을 사나요.

김원현 소방위 은퇴한다고 견생이 끝나는 건 아닙니다. 그 이후의 삶이 더 중요하죠. 119구조견의 은퇴 시점이 다가오면 소방청이나 중앙119구조본부 누리집에서 이들의 여생을 책임져 줄 분들을 공모합니다.

 

적정한 분이 나타나면 훈련관이 그분들 집을 찾아가 119구조견의 삶을 책임질 자격과 능력이 있는지 등을 살핀 후 최종 입양자로 결정합니다. 생각보다 인기가 굉장히 좋습니다. 튀르키예 지진 현장에서 활약한 ‘토리’의 경우 저희 중앙119구조본부 소방관이 입양했습니다. 

 

현재 은퇴 구조견이 먹는 사료는 소방청에서 지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있다 보니 진료비 등 지출이 많이 발생하는데요. 사료뿐 아니라 진료비, 기타 경비도 지원해드리는 내용의 법안 발의가 진행 중인 거로 알고 있습니다. 분양자의 부담을 없애 드리기 위해 저희도 많이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의 포부와 목표가 있다면요.

박형진 훈련관  우리나라 119구조견을 포함, 모든 사역견이 정당한 대우를 받고 복지가 개선되길 바랍니다. 그때까지 저 또한 열심히 공부하며 훌륭한 119구조견 양성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용완 훈련관 119구조견은 대한민국 국가기관 중 유일하게 인명을 구조하는 개입니다. 그런 개를 양성하는 사람으로서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어요. 앞으로 수난ㆍ화재탐지견과 같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국민 안전에 한발 더 나아가도록 하겠습니다.

 

 

김원현 소방위 저와 함께하는 구조견 ‘나무’가 현장에서 실종자를 많이 발견하고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중요합니다만 무엇보다 다치지 않길 바랍니다. 제가 또 그런 역할을 해야 하고요. ‘나무’가 건강하고 멋있게 활동을 마칠 때까지 열심히 뒷바라지하겠습니다.

 

특별히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국민의 평안과 안전을 지켜주는 119구조견들의 활동을 언제나 응원해주세요.

 

‘FPN TV’에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유은영 기자 fineyoo@fpn119.co.kr

박준호 기자 pakrjh@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4년 4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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