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기획] K-산불지연제로 글로벌 시장 석권 노린다, ‘대명하이테크(주)’

10년 이상 쌓은 기술력으로 산불지연제ㆍ고체진화제ㆍ소형 스팀 터빈 개발
농림축산식품 과학기술대상서 확산방지ㆍ피해 최소화 공로로 산업포장 수훈
박종빈 대표 “실패 딛고 개발한 자사 기술, 세계 시장서 표준 되는 게 목표”

광고
최누리 기자 | 기사입력 2026/01/23 [15:50]

[기획] K-산불지연제로 글로벌 시장 석권 노린다, ‘대명하이테크(주)’

10년 이상 쌓은 기술력으로 산불지연제ㆍ고체진화제ㆍ소형 스팀 터빈 개발
농림축산식품 과학기술대상서 확산방지ㆍ피해 최소화 공로로 산업포장 수훈
박종빈 대표 “실패 딛고 개발한 자사 기술, 세계 시장서 표준 되는 게 목표”

최누리 기자 | 입력 : 2026/01/23 [15:50]

▲ 산불진화헬기가 산불차단제를 살포하고 있다.     ©산림청 제공

 

[FPN 최누리 기자] = 2022년 3월 4일 경북 울진군의 한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금방 사그라들 줄 알았던 불길은 강한 바람을 타고 삽시간에 한울원자력발전소 울타리까지 도달했다. 대형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현장에 투입된 초대형 헬기가 산불 이동 경로에 ‘산불지연제’를 쏟아부었다. 이는 화마로부터 발전소를 지켜낼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산불지연제의 활약은 계속 이어졌다. 같은 해 5월 31일 발생한 경남 밀양 산불뿐 아니라 지난해 3월 발생한 경남 산청 산불에서도 불길을 막아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기후 변화로 산불이 연중ㆍ대형화되면서 재난 대응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단순히 물로 불을 끄는 방식을 넘어 화재를 예방하고 확산을 차단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기술이 주목받기 때문이다.

 

이런 시대적 변화에 발맞춰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기업이 있다. 10년 이상 축적한 소방ㆍ산불 관련 기술력을 바탕으로 산불지연제 국산화에 성공한 대명하이테크(주)(대표 박종빈)가 그 주인공이다. 

 

기술력과 제조 노하우 겸비한 ‘대명하이테크’

 

2014년 설립된 대명하이테크는 재난 대응ㆍ에너지 효율화 분야 제품을 개발ㆍ제조하는 전문기업이다. 현재는 산불지연제와 고체진화제ㆍ전용 건, 소형 스팀 터빈 등을 생산 중이다. 

 

지금까지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산불지연제를 소방ㆍ산림 관계기관에 공급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엔 별도 장치 없이도 손쉽게 포소화약제를 방사하는 고체진화제ㆍ전용 건을 납품했다.

 

해외 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조달청의 ‘수출 선도형 혁신제품 시범 구매사업’에 선정돼 캄보디아와 파라과이 등지에서 제품을 수출하고 현지 실증을 주도하고 있다. 

 

이 사업은 국가연구개발사업 등을 통해 개발된 중소기업 제품을 공공기관에서 실제 사용하고 인증하는 제도다. 실증을 통해 수출 가능성을 높이고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게 목적이다.

 

▲ ‘제28회 농림축산식품 과학기술대상’에서 박종빈 대표가 산업포장을 수훈했다.  © 대명하이테크 제공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열린 ‘제28회 농림축산식품 과학기술대상’에서 산업포장을 수훈하는 영예를 안았다. 

 

박종빈 대표는 “이번 수상은 전 임직원이 땀 흘려 이뤄낸 결과”라며 “산불 피해 최소화에 이바지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더 효율적인 제품 개발에 매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재난 대응부터 에너지 절감까지… 독보적 기술 집약

▲ 헬기가 산불지연제를 방사하고 있다.  © 대명하이테크 제공

 

산림청, 숭실사이버대학교와 함께 개발한 산불지연제는 불길이 주변으로 퍼지지 않도록 막아주는 제품이다. 물과 혼합한 뒤 산림지대에 뿌리면 식물에 불연성 피막을 형성해 산소와의 접촉을 차단하고 온도를 떨어뜨린다. 

 

가장 큰 장점은 지속성이다. 한 번 뿌리면 불길이 낙엽이나 나뭇가지로 옮겨붙는 걸 막아준다. 이를 통해 산불진압대원이나 소방관의 진화 활동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약제 지속 시간은 최소 3개월로 빗물에 씻겨 내리지 않는 한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대명하이테크 설명이다.

 

▲ 고체진화제ㆍ전용 건  © 대명하이테크 제공

 

함께 주목받는 고체진화제ㆍ전용 건은 소화력뿐 아니라 환경 영향성까지 고려한 특수 소화장비다. 대명하이테크에 따르면 화재 표면을 덮어 산소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불을 끄기 때문에 소화력이 일반 물보다 다섯 배나 높고 유독가스를 줄여준다. 별도 장치 없이도 산림지역이나 건축물 등 다양한 현장에서 포 소화 활동이 가능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중소기술마켓 신기술로 선정되기도 했다.

  

산불지연제와 고체진화제는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ㆍ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서 진행한 물벼룩이나 지렁이, 발아 씨앗에 대한 급성 독성 시험에서 치사 또는 이상 증상이 관찰되지 않는 등 무독성 평가를 받았다.

 

생산 공장에서 버려지는 폐열이나 스팀을 재활용해 전시를 생산하는 장치인 소형 스팀 터빈도 대명하이테크의 주력 제품이다. 탄소 중립과 에너지 절감이 중요해지면서 기업의 탄소배출권을 확보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한솔제지 등 대형 사업장에 설치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최근엔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험준한 지형이나 고층 건축물 화재 진압을 위한 드론 소화탄을 개발 중이다. 탄소섬유 용기를 사용해 무게를 줄이면서도 20~25bar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하는 등 기술 고도화에 힘쓰고 있다.

 

핵심 기술의 시작 ‘기업부설 연구소’

▲ 대명하이테크 직원이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 대명하이테크 제공

 

대명하이테크는 기술 개발과 제품 성능향상을 위해 기업부설 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드론 소화탄과 소형 스팀 터빈 등의 주요 기술 대부분이 모두 이곳에서 시작됐다.

 

박 대표는 “현재 전체 인원 19명 중 6명이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며 “이들 중에는 기계공학 분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거나 기계기술사 자격을 획득한 우수 인력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년 매출액의 10~20%를 연구개발로 사용할 만큼 기술 투자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며 “기술이 곧 생존이자 미래라는 신념 아래 빚을 내서라도 꾸준히 연구개발에 투자한 결과 남들이 모방할 수 없는 독자적인 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실패 딛고 개발한 기술, 세계 시장서 표준 되는 게 목표”

[인터뷰] 박종빈 대명하이테크 대표 

 

▲ 박종빈 대명하이테크 대표가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최누리 기자

 

“우리 기술이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에도 표준이 되는 게 목표다. 또 향후 5년 이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해 직원들과 성과를 나누고 싶다. 이를 위해 소방본부와 공공시설을 중심으로 예방형 장비를 확대 보급하고 산불 다발 국가를 대상으로 산불지연제와 고체진화제ㆍ전용 건을 수출할 예정이다. 터빈 기술을 통해 에너지 시장에서도 자리매김 할 계획이다”

 

대명하이테크를 이끄는 박종빈 대표는 1993년 부성실업에 기술이사로 영입되면서 소방 분야에 첫발을 내디뎠다. 퇴사한 후에는 소방용품 유통ㆍ공사 사업을 시작해 연매출 170억원을 달성하는 등 가파른 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상승가도를 달릴 것 같았던 박 대표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1990년대 말 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라는 직격탄을 맞자 회사가 휘청이기 시작했고 이는 기업 부도로 이어졌다. 결국 박 대표는 자기 이름으로 사업을 할 수 없게 되자 2003년 동업자와 함께 회사를 창업했다.

 

“제 이름으로 기업을 운영하지 못해 미련이 남았다. 결국 2012년 파산 면책을 신청한 끝에 면책을 인정받아 대명하이테크 전신인 새솔기술방재를 창업할 수 있었다. 다시 이름을 찾은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정말 기뻤다”

 

산전수전 다 겪은 뒤 재창업에 성공한 박 대표는 ‘기술 없는 기업은 미래가 없다’는 뼈아픈 교훈을 되새기며 연구개발 중심의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해 나갔다. 

 

“남들이 쉽게 따라 하는 분야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 물로만 진화하는 방식은 대형 산불 앞에서 무력할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은 후 기술개발에 대한 갈증은 더욱 커졌다. 인명피해를 막고 산림을 지키기 위해선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숭실사이버대학교, 산림과학연구원과 함께 산불지연제 개발에 매진했다”

 

박 대표의 시선은 이제 ‘사람’을 향해 있다. 올해 경국대학교와 협업해 ‘산불 대응 시범마을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국민이 더는 산불로 인해 피해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산속에 거주하는 주민 대부분은 연로해 불이 나면 대피하지 못하고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 프로젝트를 통해 한 마을을 선정하고 산불지연제를 미리 살포해 산불 예방과 방어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효과가 입증되면 강원과 경남 등으로 대상을 넓힐 계획이다”

 

약제를 개발하고 시범마을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도 산불 피해 최소화를 위한 그의 생각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버려진 폐교를 ‘산불 전진 기지’로 탈바꿈시키는 프로젝트를 새롭게 구상하고 있다. 

 

“소방차가 산불 현장에서 물을 다시 채우러 이동하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폐교에 100t 규모의 물탱크를 비축해 물 공급 전진 기지로 활용하고 산불지연제를 둬 건조기 때 미리 뿌려두면 피해를 더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명하이테크에는 대표이사실이 따로 없다. 여기엔 임직원과 잘 융화하고 함께 성장해나가야 기업이 성공할 수 있다는 그의 철학이 담겨 있다. 모두가 힘을 합쳤을 때 나오는 시너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믿는 박종빈 대표. 

 

“회사 주인은 제가 아닌 현장에서 땀 흘리는 직원들이다. 이들에게 항상 주인의식을 강조하는데 말뿐이 아니라 실질적인 보상이 따르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1년 내내 고생한 직원들을 위해 회사의 이익을 성과급으로 환원하는 건 물론 학자금과 연수 지원 등 복지 제도도 대폭 강화했다. 대명하이테크와 함께 성장하고 꿈을 키워갈 인재라면 누구든, 언제든 환영이다”

 

최누리 기자 nuri@fpn119.co.kr

광고
[연속 기획]
[연속 기획- 화마를 물리치는 건축자재 ⑧] 내화채움구조 넘어 종합 방화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 꿈꾸는 아그니코리아(주)
1/4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