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기고] 구급대원 폭행 예방을 위한 새로운 접근 - ‘SAFE-EMS Project’ 도입
필자는 현장에서 직접 폭행을 경험한 구급대원이다. 폭행 직후에도 출동을 이어가야 했던 그 순간 절실히 깨달은 것은 하나였다. ‘처벌이 강화돼야 한다’가 아니라 ‘이 상황을 미리 훈련으로 겪어봤어야 했다’는 것.
지난해 전국에서 발생한 구급대원 폭행 피해는 261건인데 그중 85.8%가 주취자에 의한 것이었다. 6년 누적 건수는 1446건이며 가해자의 71.6%는 아직 재판 진행 중이다. 근절 대책이 계속 도입돼도 폭행은 매년 되풀이된다. 이는 처벌과 홍보만으로는 구급대원 폭행 범죄를 막을 수 없음을 시사한다.
현행 예방 교육은 사이버ㆍ이론 중심이다. SOP 405ㆍ406ㆍ407 절차는 갖춰져 있지만 절차를 ‘아는 것’과 ‘체득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주취 환자가 갑자기 멱살을 잡아 올 때 몸이 먼저 반응하지 않으면 매뉴얼은 종이 위의 글자에 불과하다. 하인리히 도미노 이론이 말하듯 폭행은 ‘긴장→언어충돌→감정격화→물리적 폭력’의 연쇄다. 연쇄의 초기에 개입할 수 있는 훈련, 그것이 진짜 예방이다.
이에 필자는 ‘SAFE-EMS(Simulation-based Awareness and Fieldwork Education for EMS)’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이는 실제 폭행 사례 기반 시나리오로 대원ㆍ환자ㆍ보호자 역할을 직접 맡아 현장을 재현하고 사후 토론으로 대응 전략을 내재화하는 참여형 5단계 훈련 모델이다. 미국 NAEMT, 영국 NHS가 이미 같은 방향으로 운영 중이다. Klimas(2022) 등 연구는 반복 훈련 없이는 EMS 대원의 절반이 위기 상황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함을 실증했다.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제언한다. 첫째, 시나리오 기반 참여형 훈련을 구급대원 폭행 예방 교육에 도입해야 한다. 둘째, SOP 절차를 직장교육훈련에 편입시켜 반복 훈련으로 체득토록 해야 한다. 셋째, 중앙소방학교 교육과정에 폭행 예방 시뮬레이션 모듈을 공식 편성해 전국 표준 모델로 확산해야 한다.
SAFE-EMS는 아직 제안 단계다. 그러나 대원 스스로가 위기를 인지하고 대응하는 역량을 갖추는 것, 그것이 진짜 대원 폭행 예방의 시작이라는 확신만은 분명하다.
공단소방서 소래119안전센터 소방교 이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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