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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차단커튼- 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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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소방서 이형은 | 기사입력 2022/09/20 [10:00]

연기차단커튼- Ⅰ

서울 은평소방서 이형은 | 입력 : 2022/09/20 [10:00]

 

새로운 화재, 그로 인한 문제들과 해법들 

이미 소방관들 사이에서 화재 성상이 과거와 대비해 변하고 있다는 사실은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새로운 건축기법과 자재의 발달로 인해 화재는 플래시오버로 성장하기 위한 충분한 공기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화재는 환기가 부족한 상태일 때 연료 지배형(Fuel Controlled) 화재에서 환기 지배형 화재로 전환된다. 이러한 전환, 즉 FC(Fuel Controlled)/VC(Ventilated Controlled) 전환지점이 플래시오버 이전에 발생한다면 우린 바로 급배기가 원활하지 않은 환기가 불량한 상태의 화재 현장에 직면한 것이다.

 

이러한 전환점이 화재 성상 발달 과정 중 또는 플래시오버 현상 이후에 발생한다면 우린 환기가 양호한 상태의 화재라고 한다. 화재성장 과정 중 원활한 공기유입을 위해선 문이나 창문 등 충분한 개구부가 있어야 한다. 화재는 충분한 공기, 즉 산소가 공급돼야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기 상태가 양호하거나 불량한 두 가지 유형의 화재 성상은 초기 단계에서는 동일하게 시작된다. 일반적으로 화재는 초기 단계에서 연료 지배형 화재로 시작한다.

 

화재는 공기 중의 산소를 소비하고 연기를 생산하기 시작한다. 환기가 양호한 상태의 화재에서는 신선한 공기가 지속해서 공급된다. 연기 중 일부는 개구부를 통해 화재실 밖으로 계속 빠져나간다.

 

▲ [표 1] 환기가 양호한 상태의 화재(빨간선)와 환기가 부족한 상태의 화재(회색선) FC/VC 지점인 화살표는 연료 지배형 화재에서 환기 지배형 화재로의 전환을 표시한다. 그래프에 표시된 FC/VC 지점은 회색선에 속한다. 빨간선 자체에도 FC/VC 전환지점이 있다. 플래시오버 현상 중 혹은 직후일 수 있다(출처 Karel Lambert).

 

하지만 환기가 불량한 상태에서의 화재는 그렇지 않다. 내부 산소 비율은 더 빠르게 감소하고 실내에서 그 자리는 연기로 빠르게 채워지게 된다. 중성대라고 칭하는 연기층이 점차 낮아지기 시작하고 화재강도는 줄어들게 된다.

 

▲ [그림 1] 건물의 낮은층에서 발생한 화재는 문을 통해 계단층으로 빠르게 유입된다. 그림과 같이 이러한 연기 농도는 아주 위험할 정도로 높다. 이는 화재 시 상층부 거주자들에게 있어 가장 위험한 요소 중 하나다(출처 Art Arnalich).

선착대가 현장에 도착하면 진압대원들은 농연으로 가득 찬 건물을 마주하게 된다.

 

강제문 개방 등 출입문이 열리면 바로 건물 외부로 빠져나오는 연기 흐름과 건물 내부로 유입되는 공기 흐름, 즉 단방향 유동경로(UiD)가 만들어지게 된다. 

 

공기 유동에 대한 글은 CFBT 국제 레벨2 김준경 강사의 <119플러스> 2020년 3월호 ‘배연(排煙) – II’(www.fpn119.co.kr/133668)를 읽으면 더 많은 내용을 얻을 수 있다.

 

두 흐름 모두 안 좋은 상황에서는 언제든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내부로 유입되는 신선한 공기의 흐름은 내부 화재의 열 방출 속도를 증가시킨다. 드문 경우긴 하지만 이는 백드래프트로도 이어질 수 있다.

 

출입문이 열리면 대부분의 경우 화재는 환기 유도형 플래시오버(ventilation induced flashover)1)로 진행된다. 이는 진압대원들에게 매우 심각한 위험을 내포하는 상황을 만든다. 

 

외부로 유출되는 연기의 흐름 또한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는 환기가 불량한 화재와 환기가 양호한 상황의 화재에서 모두 발생할 수 있다.

 

여러 층으로 구성된 건물의 2층에서 발생한 완전 성장 상태의 구획실 화재를 예로 들어보자. 화재실 문이 열리면 뜨거운 연기와 화염이 복도로 몰아치게 된다. 뜨거운 연기는 즉시 열려있는 계단층을 향해 이동하기 시작하고 계단층은 곧 연기로 가득 차기 시작할 거다.

 

하지만 이 계단층은 화재실 상층부의 해당 거주자들이 피난에 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탈출로다. 10층에서 창 밖을 바라보던 거주자들은 화염과 연기가 건물 아래쪽에서 분출되는 걸 목격하게 될 거다.

 

거주자들이 대피하기로 결심했다면 그들이 나아갈 장소는 먼저 상대적으로 연기가 없고 밝은 각 가구 앞의 복도일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그들이 대피를 위해 계단을 내려갈 때 연기는 점점 더 짙어지고 뜨거워질 거다.

 

하지만 해당 장소를 한시라도 빨리 탈출하고자 하는 인간의 피난본능, 즉 앞사람을 따라가는 추종본능은 짙은 연기에 휩싸여 기절할 때까지 계단을 타고 계속 내려가게 할 수도 있다. 최근 건물들은 보통 계단과 복도 사이에 방화문이 있다. 

 

환기가 불량한 상황의 화재 때문에 야기된 여러 문제에 대해 실행 가능한 해결책들은 이미 많은 논의가 됐다.

 

차단배연(anti-ventilation)’이란 화재가 발생한 혹은 화재 연소의 영향을 받는 구획실로 통하는 출입문을 가능한 한 닫힌 상태를 유지하는 걸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진압대(Attack Team)가 화재실로 진입한 후에는 소방 호스가 들어올 때를 제외하고는 출입문을 다시 닫아야 한다.

 

이른바 ‘도어맨(door man)’ 역할은 문이 닫힌 상태를 가능한 한 유지하고 필요할 때에만 소방 호스를 화재실로 밀어 주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방법과 출입문 통제는 연기가 화재실 외부로 유출되는 걸 제한하고 공기가 내부로 유입되는 걸 줄인다.

 

화재실 출입문 전체의 폭이 130㎝라고 가정해 보자. 이 출입문이 13㎝ 폭 정도로만 열리면 배출되는 연기의 흐름은 출입문이 완전하게 열렸을 때 배출되는 연기의 흐름보다 1/10 정도로 감소한다. 자연히 신선한 공기가 내부로 유입되는 흐름과 양도 줄어들게 된다.

 

이 경우 제한된 출입문의 개방 폭은 13㎝고 문 높이는 2.2m다. 화재는 이 개구부의 아래쪽 끝단을 통해서만 공기를 빨아들일 수 있다.

 

이 출입문이 실내로 공기가 유입되는 유일한 개구부일 경우 이러한 차단배연 방식을 통해 문이 완전히 열려 있을 때보다 화재의 열방출률이 10배 이상 낮아지게 된다.

 

이렇게 현장대원은 개구부 컨트롤만으로도 갑작스러운 다량의 공기 유입으로 인한 환기 유도형 플래시오버의 발생 위험을 매우 낮출 수 있게 된다.

 

공격적인 외부 진압(offensive exterior attack) 전술을 활용하는 것도 환기가 불량한 화재의 또 다른 해결책이다.

 

신선한 공기가 언제든 화재실 내부로 유입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큰 개구부를 만들지 않고 이 전술을 수행하는 게 좋다. 코브라 시스템(cobra cold cutter)이나 피어싱 관창(piercing nozzle)과 같은 장비도 사용할 수 있다.

 

이런 장비는 화재의 급속한 확대 위험을 감소시킨다. 온도가 내려가면 연기, 즉 화재가스의 배출 속도 또한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도 배출되는 연기는 여전히 문제가 될 수 있다.

 

 또 다른 방법은 각 나라에서 개별적으로 실전도입을 위해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연기가 확산되는 걸 막고자 인접한 방과 복도를 가압해 양압상태로 유지하는 거다(배연 3단계). 이 결과를 위해 내부를 양압상태로 만들고 유지하기 위한 송풍기를 사전에 배치한다.

 

이는 과거와 비교하자면 분명히 새로운 전술이다. 그러나 방어적 양압배연(depensive positive prssure ventilation)을 현장에 적용할 때 잘못된 급배기구와 송풍기 설정으로 인해 화재의 급격한 가속화를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우리가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과 하면 분명히 안 되는 걸 결정하기 위해선 더욱더 많은 관련 연구와 현장검증이 필요하다.

 

인접실 등 주변공간의 양압상태 유지를 위한 가압 외에도 송풍기는 공기의 유동, 즉 흐름(air track)을 만들 수 있다. 

 

공기의 흐름이 충분히 강하고 건물 내 별도의 배기구가 있으면 화재실의 출입문이 단방향 공기흐름의 급기구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출입문으로 다량의 공기가 유입되고 연기 배출은 중단된다. 화재는 계속 진행되겠지만 복도로 누출되는 연기 문제는 해결됐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 방법의 효과는 송풍기의 위치 그리고 주변 구획실의 출입문이 닫혀 있는지와 인접 구획실 내 공기의 흐름이 있는지 여부를 측정할 수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인접 구획실의 출입문 개폐여부와 공기의 흐름은 이 전술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그림 2] (왼쪽부터)송풍기를 사용하지 않은 화재와 사용한 화재를 비교한 그림. 왼쪽 그림은 화재가 자유롭게 발달할 수 있고 계단실로 연기가 배출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오른쪽 그림은 송풍기가 연기를 밀어내는 경로를 보여준다. 화재실에서의 계단실로 연기유입은 제한받게 된다(출처 Michael Reick).

 

독일 의용소방대원이기도 한 마이클 라익(Michael Reick) 교수는 위에서 설명한 문제를 광범위하게 연구했다. 그는 인접실과 계단실 등 화재실 주변 공간으로 연기가 확산되는 걸 막기 위한 간단한 해결책을 연구했다. 그는 ‘연기차단커튼, 즉 스모크 커튼(smoke stopper/curtain)’의 개념을 생각해냈다.

 

전 세계적으로 스모크 커튼을 처음 개발한 사람이 독일의 마이클 라익 교수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거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널리 도입된 연기차단커튼은 서울소방학교에서도 교과목으로 지정해 신규 임용자 소방공무원 과정에서 교육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1) 개구부 개방 등으로 다량의 공기유입을 통해 화재가 플래시오버로 급격하게 발달하는 과정

 

서울 은평소방서_ 이형은 : parkercorea@gmail.com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2년 9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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