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리버스 프로파일 다이빙(Reverse profile diving)

광고
서울119특수구조단 한정민 | 기사입력 2023/07/20 [10:00]

리버스 프로파일 다이빙(Reverse profile diving)

서울119특수구조단 한정민 | 입력 : 2023/07/20 [10:00]

2003년으로 기억된다. 테크니컬 다이빙을 잘하고 싶은 마음에 지인들과 외국 강사를 국내로 초빙해 교육을 받았다. 교육 프로그램이나 기타 모든 것들이 생각 외로 괜찮았다. 새로운 다이빙 이론을 알게 돼 좋았지만 부족함을 느끼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강사는 정규 이론교육 내용이 아니라 자세히 설명은 안 했지만 리버스 프로파일 다이빙(Reverse profile diving)에 관한 얘기를 했다.

 

▲ [그림 1] 리버스 프로파일 다이빙 예(출처 www.worksafe.govt.nz/about-us/news-and-media/reverse-profile-diving/)

 

리버스 프로파일 다이빙은 이전 다이빙보다 더 깊은 수심으로 재잠수하는 걸 뜻한다. 예를 들어 첫 다이빙을 15m에서 했고 그다음 다이빙을 30m에서 했다면 이게 바로 리버스 프로파일 다이빙이다.

 

이전에는 “감압병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리버스 프로파일 다이빙은 절대 하면 안 된다”고 교육받았다. 이는 모든 다이빙 교육 단체에서 강조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강사는 “리버스 프로파일 다이빙이 가능하며 하지 못할 과학적 근거는 없다”고 했다. 그 당시 굉장한 충격이었고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래서 깊게 새겨듣지 않았다. 

 

수중구조 다이빙은 철저한 계획 잠수여야 한다는 건 다들 알고 있다. 구조대원들의 수난 구조 역량이 많이 높아졌다. 그래서 이러한 계획 다이빙은 잘하고 있다. 그렇지만 처음 계획했던 수심에서 발견하지 못하거나 발견했더라도 수심이 깊어 인양하지 못 하고 상승하는 때가 있다.

 

인원을 충분하게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부득이하게 재잠수해야 할 뿐 아니라 리버스 프로파일 다이빙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필자 또한 이런 상황을 겪었다. 그럴 때면 혼잣말로 ‘하지 못할 과학적 근거는 없어’라고 합리화하면서 다이빙을 했다.

 

리버스 프로파일 다이빙은 정말 위험할까?

1999년 10월 29일과 30일 양일간 리버스 프로파일 다이빙의 위험성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 위해 워크숍이 열렸다. 미국 수중 과학 아카데미(AAUS)에서 주최한 이 워크숍에는 DAN, DEMA 등 주요 단체와 감압 전문가들이 참가했다. 

 

워크숍은 리버스 프로파일 다이빙에 대한 근거와 기원에 대해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됐다. 최초 문서로 만들어진 권장 사항은 1972년 PADI에서 만든 매뉴얼에 기록돼 있다. 하지만 권장 사항일 뿐 과학적 근거나 이론에 대한 후속 보강을 하지 못했다. 

 

▲ [그림 2] 리버스 프로파일 다이빙 워크숍 자료(출처 https://repository.si.edu/handle/10088/2724)

그다음 리버스 프로파일 다이빙과 포워드 프로파일 다이빙(Forward profile diving)1)의 상대적 위험에 대해 논의했다. [그림 2]의 자료는 약 300쪽이다.

 

이 자료들과 각 단체의 경험으로 논의한 결과 리버스 프로파일 다이빙이 포워드 프로파일 다이빙보다 더 위험하다는 근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모두가 찬성한 건 아니었다. 버블 모델2) 이론을 연구한 몇몇 연구자들은 이 결과에 의구심을 가졌다. 버블 모델 이론가 중 대표적인 사람이 브루스 윈키(Bruce Wienke)다. 

 

그는 리버스 프로파일 다이빙할 때와 재다이빙 사이가 12m 이하인 경우, 40m 이내의 레크리에이션 다이빙에서만 안전하다고 동의했다.

 

그에 따라 워크샵에서의 합의는 네 가지 결과로 요약된다.

 

1. 역사적으로 볼 때 미 해군이나 산업 잠수에서는 리버스 프로파일 다이빙을 금지하지 않았다.

 

2. 리버스 프로파일 다이빙은 레크리에이션과 과학, 산업, 군사 다이빙에서 수행되고 있다.

 

3. 레크리에이션 교육 단체에서는 리버스 프로파일 다이빙을 금지 하지만 공식적으로 기록된 다이빙으로 인해 감압병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명확한 근거가 없다. 

 

4. 무감압 한계 내에서 리버스 프로파일 다이빙이 감압병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이러한 합의로 40m/130ft 미만의 무감압 다이빙과 12m/40ft 미만의 수심 차이에 대해선 리버스 프로파일 다이빙을 금지할 이유가 없다고 결론냈다.

 

그래서 이 워크샵의 결과를 알고 있던 강사는 우리에게 리버스 프로파일 다이빙이 가능하다고 말한 것이다. 하지만 워크샵의 결과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은 알려주지 않았다.

 

이 외에 다른 의견들

그 이후 리버스 프로파일 다이빙에 대해 논의된 게 없는지 찾아봤다.

 

남태평양 수중 의학 학회 2005년 9월 저널에 ‘Reverse dive profiles: The making of a myth(리버스 다이브 프로파일: 신화의 탄생)’라는 자료가 있었다. 이 저널에서는 리버스 프로파일 다이빙 승인은 다이빙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므로 일반적으로 수용되기 전에 비판적인 평가가 필요하다고 제시한다.

 

그리고 리버스 프로파일 다이빙이 더 위험하다는 걸 입증할 수 있는 충분한 증거가 있으며 포워드 프로파일 다이빙을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다.

 

▲ [그림 3] Reverse dive profiles: The making of a myth(출처 www.researchgate.net/publication/223131818_Reverse_dive_profiles_The_making_of_a_myth)

 

증거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분실된 장비를 회수하거나 닻을 풀기 위해 마지막 수심이지만 짧은 다이빙을 하는 다이버들의 감압병 위험이 커졌다. 

 

- 동물실험 증거: 기니피그를 대상으로 다단계 무감압 잠수를 36, 24, 12m에서 실시했다. 포워드 프로파일 다이빙에서는 11마리가 아무 이상이 없었다. 하지만 수심 순서가 뒤바뀐 리버스 프로파일 다이빙에서는 6마리가 감압병으로 사망했다. 

 

이런 이유로 레크리에이션 다이빙 시 리버스 프로파일 다이빙은 하지 말 것을 권한다. 

 

뉴질랜드 워크 세이프(Worksafe3), www.worksafe.govt.nz)의 2018년 11월 간행지에는 리버스 프로파일 다이빙이 직업 다이버에게 적합한지 여부를 결정했다. 

 

여기서는 리버스 프로파일 다이빙이 감압병의 위험을 포함해 다이버에게 위험하다고 제시했다. 그러나 리버스 프로파일 다이빙이 필요한 경우엔 전문가의 의학적 조언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 사항은 다음과 같다. 

 

- 무감압 다이빙이어야 한다.

 

- 40m 이상 다이빙을 해선 안 된다.

 

- 이전 다이빙보다 12m를 넘지 않아야 한다. 

 

사실 이 내용은 1999년 워크샵 결과와 같다. 하지만 레크리에이션 다이빙이 아니고 직업 다이빙에 한해서다.

 

그런데도 꼭 해야 한다면

이러한 내용으로 봤을 때 필자는 일반적인 다이빙에서 리버스 프로파일 다이빙은 하지 않을 것을 권한다.

하지만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미 해군과 산업 다이빙에서는 허용하고 있다. 우리는 수중구조를 하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리버스 프로파일 다이빙을 해야 한다.

 

1999년 워크숍의 결론과 뉴질랜드 산업안전원의 권고 사항이 있지만 감압 테이블을 봤을 때 실질적으로 마지막 수심을 40m 무감압으로 한다는 건 맞지 않는다. 그래서 최대 수심 30m 이내 12m의 수심 차이를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 또 다이빙은 재잠수만 하고 그 이상은 하지 말길 권한다.

 


1) 재잠수 시 첫 다이빙보다 얕은 수심에서 다이빙 하는 것 

2) 우리 체내에는 버블이 존재하며 상승을 통해 버블 성장과 버블 크기를 더 작은 양으로 제한하고 이를 통해 더 큰 버블이 발생하지 못하게 하면서 감압병을 방지하자는 이론이다(출처 <119플러스> 매거진 2022년 10월호).

3) 뉴질랜드 산업안전원

 


독자들과 수난구조에 관한 다양한 얘기를 나누고 싶다. 사건ㆍ사례 위주로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자 한다. 만일 수난구조 방법에 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e-mail : sdvteam@naver.com facebook : facebook.com/chongmin.han로 연락하면 된다.

 

서울 중부소방서_ 한정민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3년 7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광고
[기획-러닝메이트/KFSI]
[기획-러닝메이트/KFSI] 고객 요구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 제공하는 ‘고객관리과’
1/6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