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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119] “소방에 관심 두는 계기이자 화재로부터 안전한 사회 만드는 데 도움 되길”

[인터뷰] ‘소방의 역사’ 출간한 인천 영종소방서 송병준 소방위
발명가 DNA가 불러온 나비효과… 소방 종합교양서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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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영 기자 | 기사입력 2024/12/02 [10:30]

[Hot!119] “소방에 관심 두는 계기이자 화재로부터 안전한 사회 만드는 데 도움 되길”

[인터뷰] ‘소방의 역사’ 출간한 인천 영종소방서 송병준 소방위
발명가 DNA가 불러온 나비효과… 소방 종합교양서 탄생

유은영 기자 | 입력 : 2024/12/02 [10:30]


“소방의 역사는 소방 관련 도구를 중심으로 이와 연관된 역사적 사건, 위대한 발견과 발명, 잊힌 발명가들의 이야기입니다. 각각의 이야기 속에서 어떻게 독창적인 발상이 세대를 거듭하며 이어져 왔는지, 현재의 소방시설이 왜 탄생했고 어떻게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는지를 들여다보려고 노력했어요”

 

최근 ‘소방의 역사’라는 책이 출간됐다. 저자는 인천 영종소방서에서 화재진압대원으로 근무 중인 송병준 소방위다. 2006년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된 그는 공단소방서와 남부(미추홀)소방서, 인천소방학교, 중앙소방학교 등에서 근무했다.

 

 

“시보가 끝나자마자 예방안전과로 발령을 받았는데 소방시설을 전혀 모르겠더라고요. 서점에 가보고 인터넷도 찾아봤는데 법이나 화재안전기준 말고는 자료가 전무했습니다. 참 난감했죠. 사실 지금도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럼 내가 한 번 써볼까?’라는 생각을 하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소방공무원이라는 본분을 지키면서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다 중앙소방학교 교수 요원으로 근무하며 책을 써야겠다는 마음을 굳혔다.

 

 

“사실 처음 소방공무원이 되면 소방시설에 대해 거의 백지인 상태예요. 그들도 제가 신임자 시절일 때의 어려움을 겪는 걸 보게 됐죠.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소방시설을 알려줄 수 있을까를 계속해서 고민했습니다. 누가 최초로 소화기를 만들었을까를 찾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네요”

 

처음엔 무작정 자료를 모았다. 구글 특허(Google Patents)에는 1880년대 이후 특허를 모두 열람할 수 있다. 그곳에서 소방과 관련한 모든 특허 자료를 얻었다. 위키백과 참조문헌에 나오는 문건과 정부 기관에서 공인한 간행물들도 전부 찾아 내려받았다.

 

그 자료를 그저 시간순으로 엮어내는 건 고리타분하고 읽히지 않을 거란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긴 고민이 시작됐다. 누가 읽어도 흥미로운 이야기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그간 잘못 알려진 사실도 많이 발견했고 소방과 관련한 발명에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위대한 과학적 업적과 과학자들의 흔적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습니다. 책을 만드는 과정이 힘들었지만 이런 사실들을 알아내며 글을 써 내려가는 작업이 엄청 흥미로웠어요”

 

 

사실 송 소방위는 ‘발명’에 꽤 진심이다. 지금까지 출원한 특허만 3개에 달한다. 화재감지기와 사용자 스마트폰을 통신해 재실자의 위치 파악뿐 아니라 맞춤형 피난 경로를 제공해 줄 수 있는 기술과 드론, 소방용수 관련 특허다.

 

“발명이라는 건 어떤 문제가 있으면 어떻게 해결할 건지 찾는 과정이잖아요. 그러려면 기존에 있던 것들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런 발명가의 시선으로 소방시설을 봤더니 ‘이 기능은 이렇게 이어져 왔구나, 이건 내가 풀어낼 수 있겠다’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소방기술과 도구에서 조직까지… 화재 대응의 모든 것을 담은 ‘소방의 역사’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원고 정리ㆍ집필에 3년, 후반 작업에 1년 등 4년의 세월이 걸렸다. 책의 분량은 무려 736쪽에 달한다. 

 

“중앙소방학교에서 화재 교관으로 근무할 때 막바지 작업을 했는데 육체적으로 많이 지쳐 있어서 포기하고 싶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워낙 자료를 많이 모아놨던 터라 관성이 생기더라고요. ‘이걸 끝내야겠다, 너무 아깝다’란 생각에 마무리할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책이 나오니 너무 행복합니다” 

 

소방의 역사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주변에 실제로 설치된 소방시설 등 소방과 관련된 도구, 기계 장치의 발명, 지금에 이르게 된 과정을 당시의 사회상과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인명 안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 왔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살펴보면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켜 발전해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지금까진 시민 여러분께 소화기 등을 설명할 때 메마른 내용 위주로 전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잘 활용한다면 흥미로운 교육을 할 수 있을 거예요. 특히 신임 소방공무원들이 소방시설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로 확신합니다. 자격증 취득 시에도 활용하면 좋은 길잡이가 될 겁니다”

 

서점에 가면 소방 관련 도서는 자격증을 위한 수험서나 법령 해설서, 에세이 일부를 제외하면 전무한 수준이다. 그런 면에서 송 소방위는 ‘소방의 역사’가 출간됐다는 사실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을 거예요. 하지만 많은 사람에게 알려져 소방에 관심을 두는 계기가 되고 화재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요. 더불어 이 책을 발판으로 소방을 다룬 더 많은 책이 나와 뿌리가 튼튼한 분야가 되길 희망합니다”

 

 

20년에 가까운 세월 다양한 직무를 경험한 송병준 소방위는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직무가 ‘교수 요원’이라고 생각한다. 굳이 강의하는 게 아니더라도 콘텐츠 제작이나 교육 커리큘럼 제작 등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그 기저엔 후배들을 배려하고 애정하는 마음이 깔려 있다.

 

“소방학교 교육이 신임 소방공무원을 고려해 만들어지진 않는 것 같아요. 사명감으로 소방공무원이라는 직업을 택한 분도 있겠지만 경험을 통한 게 아니다 보니 소방의 현실을 잘 모르는 분이 훨씬 많죠. 하나씩 차근차근 알려주는 역할을 해나가면서 그들이 조직에 잘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송 소방위는 계속 도전을 받아들이고 극복해야 하는 소방공무원이라는 직업에 큰 애착이 있다. 그런 그는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소방관이 되길 꿈꾼다.

 

“소방공무원이 아닌 일상의 저는 대단하다기보다 못난 사람일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소방공무원으로서는 어떤 일이든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개척하면서 잘 해왔다고 생각해요. 마침표를 찍을 때까지 계속 노력하는 소방관으로 남고 싶습니다”

 

유은영 기자 fineyoo@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4년 12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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