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서 유일한 액체 금속, 수은(Hg) 수은(Mercury, Hg)은 은백색을 띠는 중금속 액체다. 상온에서 밀도는 13.6g/㎤로 물(H2O, 밀도 1.0g/㎤)의 13.6배다.1) 즉 외부로 보이는 수은의 부피와 달리 매우 무겁다.
또 수은금속은 표면장력2)이 매우 커 바닥으로 쏟아지면 작은 금속 방울들로 쉽게 나눠진다. 상온에서 증기압(vapor pressure)이 매우 낮은 특징이 있다. 액체 수은을 바닥에 엎질렀을 때 아주 서서히 수은 증기가 발생한다. 대기 중으로 방산 되는 증기량이 적더라도 수은 증기 흡입은 매우 유해하다.
특히 밀폐공간이나 환기가 잘 안 되는 공간에 방울 수은이 누출돼 수납장 아래 등으로 은폐될 경우 잔류 수은금속의 증기 농도가 높아지게 된다. 수은 증기가 미량이어도 밀폐공간에 장기간 잔류하면 소량 흡입만으로도 신경계와 신장, 호흡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사고 발생 시 특별한 대응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
수은 종류별 사고 유형 수은은 생태계 순환, 축적, 인체 노출 종류에 따라 금속 수은(metallic mercury)과 무기 수은(inorganic mercury), 유기 수은(organic mercury)으로 존재한다. 종류별 수은 중금속으로 인한 몇 가지 피해사례와 용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최근 수은 사고 이력 현황
국내 2020~2022년 화학사고 이력 물질 추이를 살펴보면 ‘수은’ 누출의 사고 빈도가 가장 높았다. 이어 염화수소(산)(HCl), 암모니아(NH3), 황산(H2SO4), 질소(N2), 포르말린(HCHO), 질산(HNO3), 뷰테인(C4H10), 액화석유가스(LPG), 수산화나트륨(NaOH) 순으로 나타났다([그림 2] 참조).
소방청 구급 활동 출동 건수를 포함한 최근 8년간(2016~2023) 국내 수은 사고 출동 이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지역별로는 경기도(69)에서 월등히 많이 발생했고 부산(34), 서울(24), 경북(23), 충남(17), 전북(11), 강원ㆍ경남(각 10), 대구ㆍ인천(각 9), 울산(7), 대전ㆍ충북(각 6), 제주ㆍ창원(각 2), 광주(1건) 순이었다([그림 3] 참조).
연도별로는 2016년 12(4.7), 2017년 9(3.6), 2018년 14(5.5), 2019년 40(15.8), 2020년 39(15.4), 2021년 34(13.4), 2022년 56(22.1), 2023년 49건(19.4%)으로 최근 들어 사고 발생빈도가 점진적으로 증가했다([그림 4] 참조).
발생 시간대별로는 9~12시 62(24.5), 12~15시 61(24.1), 15~18시 77건(30.4%)으로 업무 시간대에 높은 빈도를 보였다. 그 외 저녁 시간대인 18~21시 23(9.1), 21~24시 18건(7.1%) 순으로 나타났다([그림 4] 참조).
교육기관 누출 사고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중학교가 114건으로 교육기관에서 가장 많이 사고가 발생했으며 초등 49, 고등학교 9건 순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그림 5] 참조). 수은 누출 사고 포집ㆍ처리 기술 초ㆍ중등학교 과학실에서 수은금속이 포함된 실험 기기(예: 수은 온도계, 기압계 등)가 파손되면 엎질러진 수은 방울이 바닥을 따라 굴러다니다가 수납장 틈새나 물체 아래로 쉽게 스며들어 숨겨질 수 있다.
이 경우 수은 증기가 천천히 대기로 방출되는데 적절하고 세심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으면 심각한 보건 안전 문제가 초래되기도 한다.
이에 국립소방연구원에서는 수은 누출 사고대응 기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실제 사고를 가정한 다양한 누출 시나리오를 설정했다. 이를 통해 은폐된 수은의 잔류 여부를 평가하고 차별화된 포집 처리 방법과 절차를 마련하는 등 효과적인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자 했다.
주요 시나리오로는 ▲틈이 없는 바닥에서의 수은 누출 ▲틈이 있는 바닥에서의 수은 누출 ▲수납장 바닥 틈으로 스며든 수은 누출 ▲카펫이나 기타 천 위로의 수은 누출 등이 포함됐다.
☞ ‘딱딱한 카드’ 등으로 수은금속 방울을 뭉쳐 큰 방울 형태로 포집 ※ 수은 액체는 상온에서 증기압이 매우 낮으므로 섬세한 포집 기술 발휘로 시간이 지연되더라도 안전!
☞ ‘주사기’ 등으로 힘차게 당겨 포집 ※ 주사기에 포집한 액체 수은(비중 13.6)이 무게로 인해 낙하하지 않도록 반드시 수직 보관 밀봉! ☞【사용금지】 무거운 액체 수은이 역류로 다시 바닥으로 흩어질 우려가 큰 ‘(미니ㆍ일회용) 스포이트’ ☞【사용금지】 수은 증기 발생을 확대할 수 있는 ‘진공청소기’, 비효율적인 ‘빗자루’
☞【틈이 있는 바닥 누출】 ‘스펀지’ 등으로 틈에 낀 수은 방울을 한쪽으로 몰아서 뭉친 형태로 만듦 ☞ ‘주사기’ 등으로 뭉친 수은금속 방울을 힘차게 당겨 포집
☞ 포집한 수은ㆍ용기류는 ‘수은응급처리키드(가정용 클린백 밀봉 용기 가능)’ 보관 ☞ 포집ㆍ처리 종료 후 ‘유황’ 가루를 뿌려 잔류 수은 액체 금속의 기화 억제 ※ 포집한 수은 밀봉 용기는 관할 ‘폐기물 처리업체’ 연락 처리
☞ 수납장, 선반 등 같은 바닥 아래 ‘손전등’을 비춰 수은 알갱이 잔존 여부 섬세하게 확인 ※ 잔존 수은은 반짝이는 방울 구슬 상태로 확인 가능
☞ 카펫 또는 기타 천 종류 바닥에 엎질렀을 때는 수은 방울 포집ㆍ제거뿐 아니라 오염된 바닥 카펫(천)까지 함께 ‘밀폐 용기’에 보관 제거
수은 누출 현장에 도착하면 실내 출입문(in-door)은 파이어 라인을 설정해 폐쇄하고 외부 문(out-door)은 모두 개방한 후 자연 환기를 유도해야 한다. 현장 대원은 정밀한 작업이 요구되므로 ‘레벨 A 화학 보호복’ 착용은 피하고 보다 유연한 움직임이 가능한 ‘레벨 C 화학 보호복’을 착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결론적으로 수은금속 누출 사고는 외부에서 보이는 부피에 비해 무겁고 표면장력이 커 바닥에 엎질렀을 때 작은 금속 방울로 쉽게 나뉘는 특성이 있다. 이를 고려해 본 연구에서는 수은 누출 사고 발생 시 정밀한 포집과 제거 대응이 가능한 효과적인 방법론을 제시했다.
특히 초ㆍ중등교육기관의 학생과 교직원들은 교내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므로 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체계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교육기관 등 수은 사용 환경에서 예방과 신속한 초기 대응체계를 강화하려면 지속적인 기술 고도화와 현장 훈련을 병행해야 한다.
1) 밀도(density, g/㎤)는 물질의 중량(g)을 부피(㎤)로 나눈 값이므로 중량은 밀도와 부피를 곱한 값 ※ 중량[g] = 밀도[g/㎤] × 부피[㎤] 2) 표면장력(surface tension): 액체 표면이 스스로 수축해 가능한 작은 면적을 가지려는 힘의 성질
국립소방연구원_ 조철희 : chcho119@korea.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5년 5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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