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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넘어선 생존의 기술- Ⅰ

제1회 인터내셔널 파이어 그라운드 컴페티션 참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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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소방학교 김현승 | 기사입력 2025/07/02 [10:00]

국경을 넘어선 생존의 기술- Ⅰ

제1회 인터내셔널 파이어 그라운드 컴페티션 참가기

부산소방학교 김현승 | 입력 : 2025/07/02 [10:00]

 

2025년 3월 중국 푸젠성 싼밍시에서 ‘제1회 인터내셔널 파이어 그라운드 컴페티션(International Fire Ground Competition)’이 개최됐다. 

 

이 대회는 실제 상황을 기반으로 한 구조 시나리오를 통해 RIT(Rapid Intervention Team)의 생존 역량과 전술 수행 능력을 평가하는 국제대회다. 대한민국을 포함해 벨기에와 스페인, 미국, 포르투갈, 칠레, 프랑스, 독일, 튀르키예 등 9개국의 소방대원이 참가했다.

 

이번 대회는 단순한 경기의 성격을 넘어 국가 간 소방 전술 교류를 위한 학문의 장으로 기획됐다. 대한민국에서는 유일하게 부산소방학교 화재교수단과 교수인증제 인원들로 구성된 ‘팀 레드(Team Red)’가 참가했다.

 

시나리오별 미션을 수행하면서 대한민국 소방의 기술 수준을 검증하고 세계 소방관과의 교류를 통해 더욱 실질적인 발전 방향을 모색할 수 있었던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출국 전 팀 레드는 설렘과 긴장감 속에서 마지막 점검을 마쳤다. 대한민국을 대표해 국제대회에 출전한다는 자부심 이면에는 처음 접하는 규정과 현장 환경에 대한 부담감도 적지 않았다. 

 

준비한 장비가 무사히 통관될지, 현지 시스템과 호흡이 잘 맞을지 우려됐다. 하지만 공항에서 장비를 하나하나 확인하며 서로 눈을 맞출 때 말없이도 같은 마음임이 느껴졌다. ‘우린 준비돼 있다’는 확신과 책임감이 마음속에 조용히 자리 잡았다.

 

인터내셔널 파이어 그라운드 컴페티션은?

대회 규정에 따라 각 팀은 RIT 대원 4명과 지휘자 1명 등 5명으로 구성된다. 팀원 중 최소 1명은 영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한다(팀 레드는 총 7명으로 시나리오별 대원을 교체하며 진행했다).

 

경기는 협소 공간 탈출과 복합구조, 창문구조, 수직구조 등 총 네 가지 시나리오로 구성됐다. 각 미션은 다섯 개 존(Zone)에서 진행됐다.

 

ㆍWAITING AREA ‘BLUE’(출전 대기)

ㆍPREPARATION ZONE ‘ORANGE’(장비 점검ㆍ착용)

ㆍSTARTING FIELD ‘RED’(채점ㆍ대기)

ㆍCOMPETITION AREA ‘GREY’(실제 시나리오 수행)

ㆍEND ZONE ‘GREEN’(미션 종료 후 장비 정리ㆍ평가)

 

페널티 항목은 안전ㆍ절차 위반을 중심으로 구성돼 방호 장비 미착용이나 무전기 미작동, SCBA 밸브 미확인 등에 대해 1~3점이 감점되고 해당 점수는 경기 시간에 합산돼 최대 270초까지 시간 페널티로 환산될 수 있었다.

 

Mission 1. 협소 공간을 탈출하라!


첫 번째 미션은 협소 공간 장애물 코스를 통과하는 과제였다. 길이 약 20m인 통로에 다양한 종류의 장애물이 순차 배치돼 있었다. 미션 평가 기준에는 통과 시간 외에도 장비 유지 상태와 팀 간 협업 사항, 무전기ㆍSCBA 사용 상태 등 능력 전반이 포함됐다.

 

▲ 협소 공간 장애물 코스  

 

▲ 얽힘 장애물  

 

▲ 원통 장애물  


면적이 앞보다 좁은 투명매체를 직선으로 넘은 후 로프를 기어서 내부에 있는 구조대상자(애니메 대체)를 구조해 끌고 나와야 하는 시나리오였다. 장애물이 총 7개 있었는데 합판으로 만든 장애물 또는 타이어를 넘거나 기어야 했다. 게다가 면체에 불투명한 재질이 부착돼 있어 시야가 완전히 제한된 상태에서 시나리오를 수행해야 한다는 점이 무엇보다 어려웠다.

 

 

국내 체계는 장애물 통과 위주의 훈련에 집중돼 있다. 그런데 이 미션을 수행하며 절차 중심의 반복 훈련이 얼마나 중요한지, 특히 제한된 시야와 통신 두절, 장비 제한 상황에서 단순한 기술 습득이 아닌 팀원 간 신뢰 기반의 전술이 발휘돼야 한다는 점을 깊이 깨달았다.

 

아울러 실제 현장에 가까운 통신 두절, 장비 제한, 심리적 폐쇄감까지 아우르는 훈련의 도입 필요성을 절감했다.

 

Mission 2. 복합구조물에서 구조하라! 

1일 차 두 번째 미션인 복합구조 미션은 RIT 대원이 높이 2.5m의 작은 개구부(가로 70, 세로 30㎝)를 통해 지하 공간으로 진입, 구조대상자를 탐색하고 확보한 뒤 같은 경로를 통해 구조대상자를 구출하고 대원 자신도 탈출하는 고난도 시나리오로 구성됐다.

 

▲ 복합구조 시설물 

 

▲ 복합구조 시설물  

 

▲ 복합구조 시설물  

 

해당 미션은 체력과 공간 적응 능력뿐 아니라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력, 장비 운용 능력이 동시에 요구됐다. 작은 개구부에 진입해 하강할 때 장비가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했다. 구조대상자를 신속하게 구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2차 손상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 롱보드와 로프를 활용한 구조방법을 선택했다(복합구조물 구조뿐 아니라 창문구조, 수직구조까지 모든 미션에서 활용했다).

 

대회 참가 전 팀 레드는 부산소방학교 내에 규격에 맞는 시설물을 자체 제작해 훈련했다. 그 덕에 대회에서도 구조대상자 확보와 결속, 인양, 탈출까지 전 절차를 구조장비 사용과 장비 손실 없이 순조롭게 완수할 수 있었다. 특히 롱보드를 활용한 전술 작전은 모든 평가관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복합구조물 구조 미션은 RIT 대원의 민첩성과 순발력뿐 아니라 구조대상자와 자신의 안전한 탈출을 위한 정밀한 절차 수행 능력까지 요구되는 과제였다.

 

특히 제한된 개구부를 중심으로 한 복합적인 공간 활용은 기존 국내 훈련 체계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유형으로 향후 교육 체계 내 해당 유형의 반복 훈련 도입의 필요성을 느꼈다.

 

다음 호에서는 2일차 미션인 창문구조와 수직구조 미션을 중심으로 실제 고층 또는 다층구조물에서의 구조 작전 수행 과정과 전략적 대응 역량에 대해 상세히 다뤄 보겠다.

 

 

부산소방학교 김현승 : gjrescue119@korea.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5년 7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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