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대명절 설이 코앞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소중한 이들에게 줄 선물을 고민하며 시장과 마트를 오가는 시민들의 활기찬 모습이 가득하다.
하지만 화재 예방을 책임지는 소방관에게 명절은 설렘보다 ‘긴장’이 앞서는 시기다. 가족이 모여 음식을 조리하며 화기 사용이 늘고, 평소 비어있던 공간에 온열 기구를 가동하면서 화재 위험이 평상시보다 급격히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 설엔 고향 부모님께 화려한 선물세트 대신 ‘주택용 소방시설’이라는 가장 값진 안전을 선물하길 권한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전체 화재 중 주택 화재는 약 18%를 차지한다. 숫자만 보면 적어보일지 모르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화재로 인한 사망자의 40% 이상이 바로 이 주택 화재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심야 시간대 발생하는 주택 화재는 인명피해로 이어질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강북구처럼 주택 밀집 지역이 많고 노후 저층 주거지가 많은 곳은 더 위험하다. 화재 시 연기가 순식간에 확산돼 대피로가 차단되기 일쑤다.
이때 우리 가족을 지켜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저렴한 장치가 바로 주택용 소방시설, 즉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다. 2017년부터 모든 일반 주택에 소방시설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여전히 사각지대가 많다.
설치 방법은 너무나 간단하다. 소화기는 층별로 1개 이상 비치하고, 감지기는 방과 거실 천장에 나사못만 박으면 끝이다. 복잡한 배선 공사도 필요 없다. 2~3만원이면 살 수 있는 이 장비들은 명절 과일 상자보다 저렴하지만 그 가치는 생명을 지킬 수 있을 정도로 크고 값을 매길 수 없다.
소방관으로서 안타까운 건 주택용 소방시설이 없는 곳의 화재 피해 소식을 들을 때다. 이번 설에는 고향 길에 오르기 전에 소화기와 감지기를 준비해 보자. 부모님 댁 천장에 감지기를 달아드리고 현관 옆에 든든한 소화기를 놓아드리는 것, 그것이 진정한 효도이자 가장 따뜻한 사랑의 표현이다.
화재 예방의 시작은 소방서가 아닌 바로 여러분의 집 안이라는 점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서울강북소방서 예방과 소방교 조남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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