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요즘 TV나 신문, 인터넷과 같은 미디어를 통해 공직자의 비리ㆍ부패에 대한 내용을 심심찮게 접하고 있다. 하위공무원부터 시작해서 고위공직자에 이르기까지 뇌물수수 사건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그 액수와 형태의 다양함은 두말할 것도 없다.
이런 공직 사회의 모습을 바라본 국민은 청렴하고 투명한 조직문화를 형성할 것을 요구하게 됐다. 국민의 요구에 따라 지난 2012년에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이 제정되기도 했다.
법 제정 이후로 공무원은 흔한 식사자리에서의 결제도 조심했고 온정으로 불릴만한 간단한 음료수 대접조차도 신경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정부패의 소식은 뉴스의 메인을 차지하기 바쁘다. 우리 사회에서 ‘부패’라는 단어를 없애는 게 가능하기는 할까?
‘청렴’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이라고 나온다. 더 깊게 살펴보면 맑을 청(淸)에 청렴할 렴(廉)을 써서 ‘성품과 행실이 바를 것과 함께 그 성질이 맑아야 함’을 뜻한다.
이것이 왜 공직자들에게 중요할까? 우리는 비리를 저지른 공직자를 향해 ‘부패한 공직자’라고 말한다. 부패(腐敗)를 한문 그대로 해석하면 ‘썩어서 무너짐’을 의미한다. 부패한 공직자는 곧 썩어 문드러져 제 몫을 하지 못하고 주변까지 썩게 만드는 곰팡이와 같은 존재로 취급되는 것이다.
즉 조직 내부에 부패한 공직자가 있다는 것은 그 하나만의 문제가 아님을 뜻한다. 그 주변의 어딘가 똑같이 썩어있기 마련이고 이것이 번지면 곧 조직 전체의 붕괴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부패한 내부의 공직자를 처벌하는 문제로 끝나는 게 아니다. 부패한 것으로 판단된 공직사회는 이미 그 조직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잃게 된다. 공직자가 국민의 신뢰를 잃는다는 것은 그 존재 이유와 자격을 잃고 파멸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 간의 신뢰가 그러한데 조직에 대한 신뢰야 오죽할까. 김영란법이 끊임없이 부패를 잡아내고 많은 공직자가 청렴인식 제고를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더라도 한 명의 부패한 공직자가 조직에 대한 오랜 신뢰를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다.
그러므로 공직사회가 국민의 신뢰를 지키고 청렴함을 더욱 굳건히 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청탁과 금품수수를 멀리하는 자세에 그치면 안 된다. 공직자 스스로가 하나의 공직사회를 대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조직에 대한 자정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 방법은 특별한 게 아니라 평소 일상생활과 업무에 있어 누구보다도 먼저 나서고 잘못을 바로잡는 습관이다. 국민을 위한 공직자의 기본자세에 충실하면 된다. 그것이 곧 청렴을 실천하는 일이며 나아가 우리 공직사회의 신뢰를 지키고 미래를 가꾸는 일이 될 것이다.
진천소방서 소방행정과 소방위 임석훈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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