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119] 지구촌 최대 규모라고? 7년 만에 열린 독일 하노버 INTERSCHUTZ전 세계 61개국서 8만5천여 명 방문 ‘성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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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 20일부터 25일까지 엿새 간 독일 하노버에서 세계 최대 규모 소방 박람회 INTERSCHUTZ(인터슈츠)가 열렸다. 인터슈츠는 5년 주기로 개막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7년 만에 개최했다. 이번 전시회엔 전 세계 61개국, 8만5천여 명의 방문객이 찾았고 50개국, 1300개 업체가 부스를 마련해 참가했다. |
독일 하노버에서 6월 20일부터 25일까지 ‘디지털화, 시민 보호, 지속 가능성’을 주제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소방 박람회 ‘INTERSCHUTZ(이하 인터슈츠)’.
인터슈츠는 소방과 화재 예방, 구조 서비스, 시민 보호, 통신ㆍ제어 센터 솔루션, 보호용 장비, 안전ㆍ보안 등 국민 안전과 관련한 제품을 총망라해 전시하는 박람회다.
![]() ▲ 인터슈츠 전시장 메인 게이트.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다. 전시장 규모가 워낙 커 출입구가 여러 개이기 때문. |
1935년 독일 드레스덴에서 처음 개막했고 여러 도시에서 비주기적으로 열리다 2000년부터 5년마다 개최하고 있다. 2020년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7년 만에 참관객을 맞았다. 다음 인터슈츠는 2026년 6월 1일부터 6일까지 하노버에서 열릴 예정이다.
주최 측에 따르면 전 세계 61개국, 방문객 8만5천여 명이 이번 인터슈츠를 찾았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50개국, 1300개 업체가 부스를 마련해 2600여 개에 달하는 제품과 솔루션을 선보였다.
가족과 친구, 연인이 함께하는 마치 ‘축제’와 같았던 2022 인터슈츠 현장을 <119플러스>가 직접 찾았다.
지구촌 최대 규모 명성 ‘어마무시 전시회장’
![]() ▲ 개인보호장비 제품 등이 전시된 홀(Hall)을 구경하는 관람객들 |
![]() ▲ 튼튼한 헬멧인가 어디 보자. |
![]() ▲ 이탈리아 Cristanini 사의 드릴링 화재 진압 분무건. 드릴링으로 벽을 천공해 불을 끄는 제품이다. |
![]() ▲ 소방장비 세척 살균 건조기 |
![]() ▲ 폴란드 Brandbull 사의 구조대원용 헬멧 |
![]() ▲ 무려 1889년 설립된 독일의 Barth 사는 소방호스의 유해물질을 단시간에 청소하는 클리너를 선보였다. |
인터슈츠의 전시 규모는 그야말로 어마무시했다.
소방관 개인보호장비와 시민보호장비, 통신 시스템 등이 한데 모인 한 홀(Hall)이 체감상 국내 전시장의 세 배쯤 되는 듯했다.
어찌나 큰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쉬지 않고 돌았는데도 눈에 다 담기엔 역부족이었다.
화재 현장에서 사용된 소방호스의 유해물질을 자동으로 청소해주는 기계와 밀폐된 공간에서의 화재 시 직접 진입하지 않고 외부에서 벽을 뚫어 물을 분사하는 드릴링 소화 시스템 등 국내에선 쉽게 볼 수 없던 많은 소방 제품이 전시됐다.
면체 세척기와 건조기, 구조헬멧, 방화복, 방화장갑은 물론 환자의 프라이버시나 위생을 고려한 구급 텐트도 눈에 띄었다.
미리 만나 본 미래 소방
인터슈츠의 주제 중 하나가 디지털인 만큼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최첨단 신기술이 많이 소개됐다. 특히 인터슈츠는 “로봇 공학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 독일 Alpha Robotics 사의 소방로봇 제품. 소방대원이 진입하기 힘든 현장에 침투해 현장 상황을 지휘소에 전달하고 화재 진압활동까지 벌인다. |
![]() ▲ 스위스 Fotokite 사의 드론. 케이블로 고정해 조종사 없이 24시간 현장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
위험 지역에 소방대원 대신 침투해 소방 활동을 하는 소방로봇이 관람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로봇은 소방 활동뿐 아니라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지휘소로 실시간 전송해 상황 파악을 돕는다.
![]() ▲ 독일 Most Robotics 사의 드론. 이 제품은 20㎏ 중량을 들어 올린 채 60분간 비행이 가능하다. |
![]() ▲ 독일의 로봇 개발 생산 업체인 Alpha Robotics 사 부스를 방문한 관람객들 |
최근 우리나라 소방 현장에도 많이 쓰이는 다양한 종류의 드론도 만나볼 수 있었다. 차량 지붕과 드론을 케이블로 연결해 조종사 없이도 24시간 현장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드론과 20㎏ 중량을 들어 올린 채 최대 60분간 비행이 가능한 드론 등이 전시됐다.
‘소방 모터쇼’ 방불케 한 인터슈츠
대형 펌프차와 산불전문진화차 등 다양한 기동장비가 전시장을 가득 메워 마치 ‘소방 모터쇼’를 방불케 했다. 수십 대의 소방 고가사다리차가 자리한 야외전시장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마치 누가 누가 더 높이 올라가나를 겨루듯 각양각색으로 사다리를 높이 뻗어 올렸다.
![]() ▲ 초소형 소방차량부터 대형 펌프차량까지. 인터슈츠엔 수십 대의 소방차량이 전시돼 마치 모터쇼를 방불케 했다. |
![]() ▲ 각종 소방장비가 탑재된 대형 소방차량 |
![]() ▲ 직접 소방차량에 올라타 내부를 살펴보는 관람객들 |
전시된 고가사다리차가 많다는 건 그만큼 세계 곳곳에 고층화가 이뤄지고 있음을 방증하는 게 아닐까. 산업 변화에 따라 소방 환경 역시 크게 바뀌고 있다는 걸 새삼 느끼게 한 대목이다.
![]() ▲ 세계적인 소방 장비 생산 기업인 로젠바우어 사는 소방 전기차 라인업을 선보여 많은 참관객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
![]() ▲ 포르투칼 소방 차량 전문 생산 업체인 Jacinto 사가 선보인 산림 전술 탱크 차량. 뛰어난 균형성으로 높은 경사도 손 쉽게 올라갈 수 있다. |
![]() ▲ 야외전시장에 마련된 소방 고가사다리차들. 사마귀 다리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초고층 건물 화재 시 신속하게 진압하고 시민을 구조하는 장비다. 박람회에선 시민을 태워주는 이벤트도 있었는데 고소공포증이 있는 기자는 선뜻 나서지 못했다. |
또 탄소중립을 위해 전 세계가 내연기관차 대신 전기차 생산 비중을 늘리는 가운데 세계적인 소방 장비 생산 기업인 로젠바우어 인터내셔널은 소방 전기차 라인업을 배치해 눈길을 끌었다. 리튬이온배터리 화재 시 진압할 수 있는 배터리 화재 전용 소화기도 참관객에게 많은 주목을 받았다.
소방관만의 축제? NO! 모두 함께 CHEERS!
인터슈츠엔 전시뿐 아니라 박람회를 찾은 누구나 보고, 듣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함께 진행됐다.
세계에서 가장 건강하고, 빠르고, 강한 소방관을 뽑는 ‘FireFit 유럽 선수권 대회’와 세계적인 유압 구조장비 회사인 홀마트로 사가 주최한 ‘2022 홀마트로 구조 챌린지’가 야외전시장에서 동시에 개최됐다.
![]() ▲ 세계에서 가장 건강하고, 빠르고, 강한 소방관은 누구? ‘FireFit 유럽 선수권 대회’ 이모저모 |
전시회 기간 중 ‘안전, 생명’을 모토로 제29회 독일 소방의 날 행사도 열렸다. 구조 활동을 시연하는 독일 소방대원들, 이를 지켜보는 많은 참관객이 한데 어우러져 축제 분위기를 자아냈다. 누가 맥주의 나라 아니랄까 봐 저마다 손에 들린 맥주 한잔이 현장의 열기를 더했다.
![]() ▲ 2022 홀마트로 구조 챌린지에 참여한 구조대원이 유압장비를 이용해 구조활동을 하고 있다. |
![]() ▲ 금강산도 식후경! |
![]() ▲ 전시회 관람에 맥주가 빠져선 안 되지! 맥주의 나라답다. |
![]() ▲ 독일 소방대원의 구조 시연 모습 |
“Willkommen im koreanischen Pavillon
(한국관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인터슈츠엔 국내 소방업체들도 함께 했다. (주)한컴라이프케어(공기호흡기ㆍ방화복)와 (주)영진플렉스(스프링클러 플렉시블 호스ㆍ지진분리장치), 신라파이어(주)(노즐ㆍ밸브), (주)레존텍(불꽃감지기), (주)신우전자(주방자동소화장치), 육송(주)(소방호스ㆍ방수총), (주)한국소방기구제작소(소화기), 유니비스(주)(비상조명등), 메카센트론(주)(수소불꽃감지기), 원우이에프엔지니어링(주)(불꽃감지기), (주)글로벌이앤피(제연시스템), (주)수(소공간용 소화용구), 파이어버스터(소방용 밸브) 등 13개 업체가 전시회에 참여해 한국의 기술을 널리 알렸다.
![]() ▲ 독일 인터슈츠에 마련된 한국관. 이번 인터슈츠엔 총 13개의 우리나라 업체가 부스를 마련해 참가했다. |
![]() ▲ 외국 관람객에게 제품을 소개하는 국내 소방 업체들 |
![]() ▲ 한국관 부스를 찾은 말레이시아 소방청장을 비롯한 소방 관계자들 |
![]() ▲ 전시장을 돌아다니는 관람객들 |
Epilogue
독일 인터슈츠는 소방 전문지 기자 생활을 시작한 후 방문한 첫 해외 전시회다. 출국 전, 선배들에게 전시 규모가 너무 커서 이틀 내 돌아다녀도 다 둘러보지 못할 거란 말을 들었다.
나름 국내에서 열린 소방 관련 전시회는 다 가본 터라 속으로 “비슷하겠지 뭐”라고 생각했다.
큰 오산이었다. 전시장은 걸어도 걸어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수백 걸음을 걸어 홀(Hall)을 나오면 바로 또 다른 홀이 기다리고 있었다. 마치 퀘스트를 깨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런데 올해 전시회가 7년 전보다 40% 줄었다고? 역시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 ▲ 독자들에게 최대한 현장감 있는 사진을 전달하기 위해 더운 날씨에도 두 발로 열심히 뛰어다니며 촬영했다. |
이번 전시회에서 그동안 보지도, 상상할 수도 없던 많은 소방 관련 제품을 접했고 세계 소방 트렌드도 알 수 있었다. 각국의 소방업체를 통해 그 나라에 어떤 유형의 재난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지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소방’은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 앞으로 우리 삶의 핵심 요소로 더욱 자리할 거다. 인터슈츠에서 보고, 듣고, 느꼈던 부분을 잊지 않고 앞으로 소방에 관한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아, 영어공부도 좀 하자).
독일 전시회 현장이 궁금하다면? ‘FPN TV’에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2년 8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