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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현장에서 선착대의 ‘소방시설 활용’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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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소방학교 서주완 | 기사입력 2022/10/20 [11:00]

화재 현장에서 선착대의 ‘소방시설 활용’이 중요하다

중앙소방학교 서주완 | 입력 : 2022/10/20 [11:00]

2021년 6월 17일 경기도 이천시 쿠팡 덕평물류센터 지하 2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이 순직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같은 해 8월 11일에는 천안 불당동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가 천정을 통해 확대되면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막대한 재산 손실이 있었다.

 

이들 화재의 유사점은 관계자의 안전의식 부족이라고 할 수 있다. 수신기를 인위적으로 차단해 화재 초기에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할 스프링클러 설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 화재 확산의 이유로 꼽힌다.

 

최근 짓는 건물은 고층화ㆍ지하화ㆍ대형화로 점점 복잡해지고 가연물도 많다. 화재가 발생하면 건물에 설치된 소방시설이 정상 작동해 초기에 진화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앙소방학교에서는 화재 발생 시 건물관계자의 안전의식 부족으로 초기대응이 미흡하거나 건물에 설치된 소방시설이 정상 작동하지 않을 때 선제 대응능력을 강화하고자 ‘선착대 소방시설 활용 교관 양성과정’을 1주 과정으로 3회 운영했다. 

 

이 과정에 참여한 교육생과 교수진은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을 가정해 소방시설 전원 차단 등 비정상 조치방법과 실제 건물에 설치된 소방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많은 문제 인식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3주간 과정에 참여한 교육생과 교수진을 대신해 화재 현장에서의 선착대 ‘소방시설 활용’의 중요성과 소방시설 활용 능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선착대 소방시설 활용의 중요성

소방법에 선착대의 용어 정의는 없지만 통상 ‘선착대’라고 하면 화재 현장에 출동해 처음으로 화마(火魔)를 마주하는 소방대의 펌프차, 물차 등 1착대의 소방대원을 일컫는다. 선착대의 범위는 시도별 소방력에 따라 다를 수 있고 도심지역과 도농지역 간에도 그 기능과 임무 차이가 있다.

 

화재 현장에서 선착대가 할 일은 정말 많다. 진압대원은 화재층 위치를 파악하고 화재진압 장비를 갖춰 화재진압을 준비한다. 운전원은 인근 소화전을 찾아 펌프차에 물 공급을 준비하고 구조대원은 화재층 주변 인명검색과 구조 활동에 임한다.

 

구급대원은 건물 상층의 낙하물을 피해 차량 위치를 정하고 응급상황을 대비한다. 이외에도 출동대원 각자가 맡은 역할과 지휘관의 명령에 따라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선착대의 역할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신속한 화재 위치 확인과 현장 상황파악이다. 신속히 방재실을 찾아 관계자로부터 CCTV로 보이는 상황이나 제반 방재시설의 작동상태에 대한 설명을 듣고 현장 상황을 파악해 전파한다.

 

여기서 건물 소화펌프 등 제반 방재시설이 정상 작동하지 않으면 관계자와 함께 소방시설 전원차단 등 비상조치를 해야 한다. 

 

촌각을 다투는 화재 현장에서 신속하게 화재를 진압하는 건 어렵다. 따라서 방재실과 수신기의 위치를 빨리 찾고 비정상 조치방법을 포함한 소방시설을 활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 [그림 1] 제반 방재시설 작동상태 확인(선착대 교육)

▲ [그림 2] 수동 작동ㆍ비상조치(선착대 교육)


건물관계자ㆍ소방기술자의 높은 안전의식 확산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당시 내부 통제로 화재신고가 지연됐고 평상시 오작동이 잦다는 이유로 수신기가 차단됐다. 선착대가 비정상 조치방법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는 건물관계자의 안전의식도 한몫한다. 잘 설치된 소방시설도 평상시 유지관리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화재 시 내 건물은 내가 지킨다”는 건물관계자의 소방안전관리 소명의식 함양으로 민간의 안전관리 역량을 강화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소방시설법’에는 민간의 자율방화체계를 높이기 위한 규정으로 ‘특정소방대상물의 소방안전관리’와 ‘피난계획의 수립 및 시행’, ‘특정소방대상물의 근무자 및 거주자에 대한 소방훈련 등’, ‘소방시설등의 자체점검 등’ 등이 있다.

 

건물 완공과 함께 소방안전관리자를 선임해 자율적인 소방교육훈련을 시행하고 일정 주기마다 자체점검을 통해 설치된 소방시설을 잘 유지관리한다면 대형화재가 발생할 여지는 그만큼 줄어든다.

 

건물 출입구에 소방안전관리자의 성명, 연락처와 함께 방재실과 수신기의 위치를 표시하는 것도 적극적인 안전관리의 실천으로 볼 수 있다. 

 

소방기술자는 건물을 지을 때부터 건물관계자와 소방대원 입장에서 소방시설을 설계ㆍ시공해야 한다. 한 예로 공장에서 옥외소화전설비의 물이 나오지 않아 비상조치를 하려고 해도 동력제어반과 수신기의 설치 동이 달라 찾기 어렵다.

 

지하주차장 스프링클러 헤드에서는 물이 나오지 않아 전동밸브를 수동조작하려고 해도 밸브실을 찾기 어렵다. 연결송수관설비 송수 쪽 개폐 밸브가 막히면 개폐 밸브를 찾는 데도 한참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설계ㆍ시공의 용이성보다는 사용자 중심으로 소방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 [그림 3] 소방안전관리자와 수신기 위치 표시(00 건물의 적극적인 안전관리 실천)

 

▲ [그림 4] 연결송수관 개폐 밸브 수동조작 (선착대 교육)


소방시설 활용능력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교육훈련 강화

선착대가 ‘소방시설 전원차단 등 비정상 조치방법과 실제 건물에 설치된 소방시설 활용능력’을 높이기 위해선 많은 현장 경험치가 요구된다. 현장 경험치는 시도별, 지역별, 출동대원별 맡은 역할과 경험에 따라 다르다. 따라서 화재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을 가정한 교육훈련이 강화돼야 한다. 

 

교육훈련 방안으로는 우선 소방서 단위의 직장교육이 있다. 화재가 발생하면 관할 119안전센터가 선착대 역할을 수행하므로 화재 발생 우려가 큰 건물을 중심으로 화재유형별, 소방시설별 소방시설 전원차단 등 비정상 조치방법과 소방시설의 활용방안을 교육한다.

 

▲ [그림 5] 무선통신보조설비 실습(선착대 교육)

▲ [그림 6] 소방차 직렬연결 고층부 방수압 확인(울산 00건물 완공현장)

 

두 번째, 중앙소방학교와 시도 지방 소방학교 중심의 교육훈련이다. 선진화된 소방시설을 접할 수 있도록 교육환경을 갖추고 자격ㆍ경력을 갖춘 교육생을 선발해 실습 중심의 교육훈련을 지속해서 시행하는 게 필요하다. 

 

중앙소방학교에서 주관한 소방정책 콘퍼런스에서 발표된 ‘00시 소방대원의 연결송수관설비 인식활용도 조사 설문’에서 소방대원의 32%는 “화재 현장에서 직접 수관을 연장하는 게 신뢰도가 높다”고 답했다.

 

62%는 연결송수관설비 활용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중앙소방학교와 시도 지방 소방학교에서 소방시설 활용능력을 높이기 위한 교육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세 번째, 완공 현장에서의 참여교육이다. 관할 119안전센터가 완공 현장에 방문하는 경우는 감리자가 완공된 소방시설을 성능시험할 때와 소방활동 자료조사 시다.

 

관할 119안전센터가 완공 현장에서 감리자, 관계인과 부딪히지 않으면서 실무 능력을 높일 방안을 진지하게 고심해 봐야 한다. 법령 소관부서의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소방서 단위의 직장교육과 소방학교에서의 실습을 바탕으로 한 현장 중심의 교육, 완공 현장의 참여교육이 활성화된다면 선착대의 ‘소방시설 전원차단 등 비정상 조치방법과 실제 건물에 설치된 소방시설 활용능력’이 높아지지 않을까 싶다.

 

중앙소방학교_ 서주완 : seo1214joo@korea.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2년 10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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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소방조직 미래 ‘새내기 소방관’ 교육, 전면 개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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