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화재진압, 구조ㆍ구급, 예방 활동을 소방공무원의 고유 업무로 여겼다. 하지만 현재는 역할이 점차 확대돼 겨울철 고드름 제거나 여름철 벌집 제거와 같이 주민 생활과 밀접한 사건ㆍ사고 해결도 주요 업무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날씨가 추웠다 풀리기를 반복하면서 고드름 제거 출동이 잦아지고 있다. 이러한 고드름은 녹으면 지상으로 추락해 보행자를 다치게 하는 등 위험한 흉기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서울 강남구에서 행인이 건물 18층에서 떨어진 고드름에 맞아 부상을 당한 사고가 있다. 또 2019년 서울 동작구 터널에 맺힌 고드름이 낙하해 차량 급정거로 인한 다중 추돌사고가 발생한 사례도 있다.
최근에도 고드름에 의한 차량 파손 등 다양한 사고가 발생한다. 고드름이 떨어진 자리에 차량이 아니라 사람이 있었다면 아찔한 인명피해 사고가 발생했을 수도 있다.
외국에서도 대형 고드름으로 인한 인명피해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최근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길을 걷던 한 남성이 건물 7층에서 떨어진 고드름을 맞고 사망했다. 또 인근 지역에서는 유모차 위로 고드름이 떨어져 타고 있던 남자 어린이가 부상을 입었고 첼랴빈스크에서도 한 여성이 길을 걷던 중 대형 고드름에 맞아 숨졌다.
이같은 겨울철 대형 고드름 사고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드름은 눈이 오고 나서 녹은 눈이 다시 얼어붙으면서 생긴다. 따라서 눈이 오면 즉시 치우고 건물의 옥상이나 배수로 등 눈이 쌓이기 쉬운 곳을 수시로 점검해 고드름의 형성을 방지해야 한다. 또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수도관이 동파되면서 고드름이 생기는 경우도 있어 장기간 집을 비울 때는 수도계량기와 수도관이 동파되지 않도록 반드시 보온조치를 해야 한다.
고드름 피해 예방에 대한 주민 교육과 안전의식 제고 또한 필요하다. 지역 주민들에게 고드름 사고 예방교육을 실시해 관련 지식을 전달해야 한다. 아울러 고드름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지역과 예방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안전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한다.
건물 관리인이라면 고드름 낙하를 대비해 위험지역에서는 보행자가 걸어다니지 못하도록 안전선을 설치하고 안내판을 부착해야 한다. 고드름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는 안전 경고 표지판을 설치해 보행자들이 경계하도록 유도한다. 또 고드름이 있는 지점을 표시하는 표지판을 마련해 사람들이 주의할 수 있도록 한다.
만약 고드름을 발견했다면 섣불리 제거하지 말아야 한다. 건물 지붕에서 자주 발견되는 특성상 직접 제거하다 추락사고를 당할 수 있다. 높은 곳에 생긴 대형 고드름 발견 시 무리하게 제거하지 말고 119에 신고한 뒤 인근으로 사람들이 지나다니지 않도록 경고 문구나 통제선을 설치하는 등 조치를 취하는 게 우선이다.
고드름 관련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철저한 예방안전관리가 필요하다. 동시에 고드름 발견 시 개인이 직접 제거하려 하지 말고 119에 신고하는 것 또한 안전한 고드름 제거에 도움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당부드린다.
청주서부소방서 119구조대 소방장 이장현
※ 외부 필자의 기고 및 칼럼 등은 FPN/소방방재신문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청주서부소방서 관련기사목록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