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석의 리튬이온 배터리(LIB) 이야기] 리튬이온 배터리 플래시오버 노출에 대한 고찰- Ⅱ
비주얼 검사 화재 이후 연소실에서 회수된 총 18개의 배터리 팩은 모두 화재 노출로 인해 배터리가 손상됐고 저장된 에너지를 방출했다. 배터리 팩의 플라스틱 외장은 전부 소실됐고 셀과 버스바 스트랩(Busbar Strap), BMS 회로 기판(PCB)만 남았다(그림 3).
비주얼 검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SOC(충전 상태)뿐 아니라 동일한 팩 내 인접한 개별 셀 사이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손상이 나타난다. 개별 셀의 손상은 다음과 같이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SOC가 높을수록 셀 손상이 심했다.
1. SOC 100% 셀 100% SOC 상태의 배터리 팩 내 셀들은 전반적으로 가장 심각한 손상을 보인다. 이러한 손상은 주로 상단 캡 어셈블리 또는 버스바 스트랩의 국소적인 용융(그림 4A), 캔 바닥 부분의 국소 용융(그림 4B), 그리고 셀 내부 구성 요소의 배출 등으로 나타난다.
버스바 스트랩과 캔 바닥에서 관찰된 용융 패턴은 셀의 안전 배출구 위치와 일치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국소 용융 영역은 고압 상태에서의 화염 배출에 기인할 수 있다 [3]. 또는 화재 노출 중 발생할 수 있는 외부 단락에 의한 가능성이 있다.
2. SOC 50% 셀 상당한 손상이 관찰된다. 100% SOC와 유사하게 셀 상단과 버스바 스트랩, 셀 하부에서 국소적 용융과 내부 물질 배출이 확인된다. 다만 캔 가장자리 팽창과 내부 물질 배출이 100% SOC보다 두드러졌다. 안전 배출구 관련 용융보다는 이러한 현상이 주로 나타난다(그림 5).
3. SOC 10% 셀 가장 손상이 적다. 버스바 스트랩이나 셀 캔에서 국소적 용융이 없었다. 권선을 배출한 셀도 없다. 다수의 셀에서 상단 캡이 헐거워져 셀 캔 내부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모습이 관찰된다(그림 6).
X-rayㆍCT-scan 검사 화재로 손상된 배터리 팩은 일반적으로 X-ray 분석을 통해 초기 검사가 이뤄진다. 디지털 X선 이미지는 육안 검사에서 확인할 수 없는 손상 정도를 평가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림 7]은 각각 10, 50, 100% SOC 배터리 팩의 X선 이미지다.
밝게 나타난 영역은 재료 소실을 의미한다. 이는 가스 배출, 용융, 권선 이동의 결과다. 일부 셀은 캔의 양극 또는 음극 쪽에 가스 포켓을 형성한다. 이는 권선(젤리롤)의 이동이나 내부 물질이 압력에 의해 배출되기 때문이다.
X-ray 검사는 셀이 내부 물질을 배출했는지 여부, 국소적 손상, 재용융된 금속 구슬(Beading) 등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 특정 셀을 식별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
더 정밀한 특성화를 위해 CT 스캔을 사용하면 배터리 팩과 개별 셀 내부 손상을 3차원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CT 스캔 결과 SOC가 높을수록 손상이 심하지만 동일한 SOC와 동일한 팩 내에서도 셀 간 손상 정도에는 큰 차이가 있다.
SOC별 CT 검사 요약 1. SOC 10% 셀 손상이 가장 적다. 전극 층 구조가 명확하며 권선 용융ㆍ이동이 제한적이다. 일부 셀에서 음극 쪽에 작은 가스 포켓과 권선의 수직 변위가 관찰되나 전반적으로 저장 에너지가 적은 SOC에 맞게 제한적인 손상을 보인다(그림 8).
2. SOC 50% 셀 셀의 SOC가 50%일 때는 100%일 때보다 내부 단락이나 전극 손상이 전반적으로 적게 나타난다. 다만 내용물을 배출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더 크다. CT 스캔에서 밝은 점으로 나타나는 ‘비딩’ 현상도 SOC 50%에서는 적게 관찰된다.
이러한 비딩은 전체적으로 퍼져 있지 않고 국소적으로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심각한 손상이 있는 셀에서도 SOC 50% 상태에서는 전극 층이 100% 상태보다 더 뚜렷하게 구분되는 특징이 있다(그림 9).
3. SOC 100% 셀 손상이 가장 심하다. 평평하거나 둥근 경우 모두 셀 바닥이 존재했다. 일부는 가스 포켓이 있고 전극 손상이 광범위했다. 전극 층은 여러 방향으로 밀려나 있었다(그림 10).
SOC가 높을수록 더 많은 에너지 방출 SOC가 높은 셀일수록 화재 노출 시 더 많은 에너지를 방출한다 [2]. 이 연구의 비주얼과 X선, CT 검사 결과 일반적으로 SOC 100% 셀은 50% 셀보다 손상이 심했다. SOC 50% 셀은 10% 셀보다 손상이 심했다.
그러나 동일한 SOC를 가진 배터리 팩 사이에서도 그리고 동일한 팩 내 인접한 개별 셀 사이에서도 손상 정도가 다르게 나타난다. SOC가 높을수록 이런 차이는 더 뚜렷해진다.
이 결과는 곧, 같은 팩 내에서 셀 손상의 차이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해당 셀이 내부 결함이나 고장을 일으킨 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즉 올바른 화재조사 없이 단순 비교 분석만으로 화재 원인 셀을 추정하는 방법은 화재에 노출된 셀에서 나타날 수 있는 손상의 다양성과 소거법에 의존하는 주관적 절차 때문에 잘못된 결론을 내릴 위험이 크다.
리튬이온 배터리 플래시오버 환경에 노출 이 연구에서는 서로 다른 SOC를 가진 리튬이온 배터리를 플래시오버 화재에 노출시켜 발생하는 손상을 분석한다. 그 결과 SOC가 높을수록 손상이 더 심했다. SOC가 높은 팩에서는 동일한 팩 내부의 셀 간에 손상 양상의 편차가 더 크게 나타난다. 플래시오버 이후 손상된 배터리에서 관찰된 특징에는 다음이 포함된다.
반면 일부 저 SOC 셀은 내부 손상이 거의 없다. 각 팩에서는 다른 셀과 비교했을 때 독특한 손상이나 차별적인 특징을 보이는 셀들이 항상 존재한다.
주요 시사점 단순히 화재 이후의 셀 상태만을 근거로 NFPA 921에 따른 올바른 화재조사 없이 발화 원인을 추정하면 배터리 팩이 화재의 발화원이라고 잘못 결론 내릴 수 있다. 이 연구 결과는 동일 팩 내 인접 셀 사이에서조차 손상 양상이 크게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제한된 정보에 근거한 분석이 얼마나 오류 가능성을 내포하는지를 보여준다. 실제로 조사된 많은 셀은 일부 조사관과 기술자가 ‘발화 원인 특성’으로 해석할 수 있는 손상 형태를 보였다.
그러나 배터리와 무관한 외부 점화원(Open Flame)에 의해 발생한 것들도 있었다. 따라서 제한된 비교 분석만으로는 신뢰할 수 있는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는 점이 확인된다.
연구 의의와 한계 본 연구는 화재에 노출된 배터리 팩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손상 유형을 추가로 문서화하면서 화재조사관이나 기술자가 배터리 팩의 역할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료를 제공한다. 같은 팩 내에서도 손상의 다양성이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잘못된 분석과 불일치를 줄일 수 있다.
다만 이것이 현장에서 배터리 팩을 평가할 필요성을 부정하는 건 아니다. 화재현장에서 회수된 리튬이온 배터리를 검토하는 건 여전히 화재의 정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리튬이온 배터리 사후 조사는 반드시 올바른 화재조사 절차와 함께 수행돼야 한다. 때에 따라 셀ㆍ배터리ㆍ기기ㆍ추가 시험까지 포함한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 단순 비교 분석에만 의존한 제한적 조사는 발화 원인 규명에 있어 잘못된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종합적 고찰 결국 본 연구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즉 리튬이온 배터리 손상은 화재 원인의 ‘원인적 증거’가 아니라 ‘상황적 단서’로 이해해야 한다. 이를 무시하면 무고한 배터리가 억울하게 발화원으로 지목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향후 연구와 제도적 개선을 통해 리튬이온 배터리 관련 화재조사가 보다 과학적이고 정밀하게 발전할 필요가 있다. 배터리 산업이 확대되는 오늘날 이러한 연구는 단순한 학술적 성과를 넘어 실제 화재 피해자 보호 실현 등에 직접 이바지할 수 있다.
참고 자료 [1] Alexander J. Hofmann, Michael T. Burr, Erik M. Swonder, Donald J. Hofmann (2021) TForensic Analysis of Multi‑Cell Lithium‑Ion Battery Packs Exposed to Flashover Fire Conditions. Fire Technol. https://doi.org/10.1007/s10694-025-01751-9 [2] Mikolajczak C, Kahn M, White K, Long RT (2011) Lithium-ion batteries hazard and use assessment. Springer, Boston. https://doi.org/10.1007/978-1-4614-3486-3 [3] Fedoryshyna Y, Schaefer S, Soellner J, Gillich EI, Jossen A (2024) Quantifcation of venting behavior of cylindrical lithium-ion and sodium-ion batteries during thermal runaway. J Power Sources 615:235064. https://doi.org/10.1016/j.jpowsour.2024.235064
경기 하남소방서_ 강경석 : youeks@naver.com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5년 11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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