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재소방학회가 최 진 회장 취임이후 산학연이 함께 공동 참여하는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새로운 변화와 발전의 전기를 마련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화재소방학회 최 진 회장
한국화재소방학회(회장 최진)는 지난 26일부터 27일까지 양일간 충남 도고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소방신기술개발에 대한 최근의 동향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2005년도 하계세미나를 개최하고 소방신기술에 대한 심도 있는 주제발표와 산학연이 함께 공동 참여하는 풍성하고 깊이 있는 학술의 장을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최 진 회장은 “본 하계 학술세미나를 통해 소방신기술에 대한 공통된 사안들을 집중점검하고 서로의 친목을 통해 학회의 활성화와 발전을 다질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인사말을 가름했다.
이번 하계세미나에는 70여명의 학회 관계자 외에도 소방검정공사 남상호 사장을 비롯해 본 학회 세미나의 후원자인 산청의 김정기 회장도 동석해 화재소방학회 하계 세미나에 대한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첫날 하계세미나에서는 호서대학교 소방학과 권영진 교수가 ‘내화재료 및 구조로서 콘크리트의 한계성능과 초고층 구조물 주거시대를 맞이하여’라는 주제로 초강도 콘크리트의 폭렬현상에 대한 문제점과 원인 및 결과들을 철저한 분석과 연구 결과물들을 토대로 고찰하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내폭렬 설계기법에 관한 대안들을 제시했다.
권 교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초고층에 사용되고 있는 초강도 콘크리트가 일반 콘크리트에 비해 폭렬에 매우 취약해 300℃폭렬시 일반 콘크리트는 균열성에 있어 변함이 없었지만 초강도 콘크리트는 균열과 함께 800℃로 폭렬이 발생되면 콘크리트의 본래의 형상을 잃어 떨어져나가는 현상이 발생됐다.
▲호서대학교 권영진 교수
권 교수는 “폭렬이 발생되면 단면이 손실되어 2차 모멘트의 감소가 나타나며, 화재피해를 입은 부위가 커져 탄성계수(e)의 저하와 강성의 저하로 이어지면서 부재내력이 감소하고 처짐 현상이 증가하여 결국 압축ㆍ횡 성능저하에 의한 붕괴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그는 또, 폭렬 현상을 제어하기 위한 신소재와 신공법으로 afr(advanced fire esistant) 콘크리트, fpc(fire performance concrete) 공법, firecc(fire reinforced concrete column) 공법 등 섬유를 혼입하는 공법을 소개하면서 폭렬현상에 대한 시급한 규준정비 및 이미 축조된 고강도 콘크리트를 사용한 초고층 주거시설에 대한 내화개수 필요와 내화구조 성능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평가방법 필요를 강조했다.
이어 서울대학교 김원국 교수는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소방 설계를 할 수 있는 ‘성능위주 소방 설계의 개념 및 설계절차’에 대해 고찰하면서 세계적인 법제화 추세를 발표했다.
김 교수가 발제한 자료에 따르면 성능위주 소방 설계는 ‘performance based fire protection design’이라고 불리며 약자로 pbd라고 부른다.
pbd는 화재안전의 확보를 공학적인 계산에 의해 설계안을 평가하는 결정적 분석과 허용 가능한 위험을 기준으로 설계안을 평가하는 위험 분석(risk based analysis)으로 나누어지는데 위험분석의 경우 첫 머리를 따 rbd라고 불리우기도 한다.
▲서울대학교 김원국 교수
특히 pbd를 통해 정량화된 설계로 건축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설계의 유연성을 제공하는 한편 화재위험에 대해 구체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특징과 함께 법규위주로 설계된 기존시설에 대한 진단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합리적인 위험 관리가 가능하며 설계뿐만 아니라 소방설비시스템 설계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이미 미ㆍ유럽과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법적으로 제도화하여 건축주와 건물 관리자, 입주자, 건물 유지관리사, 설계팀, 인허가기관 등 이해 당사자들의 수락 하에 건물의 특성과 입주자의 대응 및 대피시간 등을 고려하고 화재 특성 등을 감안해 설계 화재 시나리오를 작성한 뒤 피난 결정을 내린 순간부터 피난이 끝날 때까지의 소요 시간을 정량적으로 평가해 설계에 반영하고 있다.
김 교수는 “화재소방학회는 지난 3년 전부터 pbd분과 위원회를 신설하여 지속적인 연구와 평가를 통해 국내 도입에 따른 제반적인 사항들을 데이터로 분석해 놓아 위험요소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놓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4월 열린우리당의 신기남 국회의원은 성능위주의 화재안전설계를 도입하는 법안을 발의해 조만간 제도화될 것으로 보이며 최근 소방방재청은 성능위주 설계에 따른 제도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원대학교 손봉세 교수
이어 경원대학교 소방시스템학과 손봉세 교수는 ‘철도터널에 대한 환기 및 방재시뮬레이션 연구’라는 발제를 통해 국내에서 설계된 고속철도 터널을 시뮬레이션하여 열차 진입에 따라 발생하는 미기압파의 생성현상과 압력분포도 및 오염물질의 최고농도를 규명하고 터널 설계에 적합성 등을 평가, 분석했다.
손 교수는 “점차 열차의 노선이 직선화되고 열차의 고속화가 되면서 공기압이 주요한 검토 요소로 대두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일본의 경우 미기압파의 피크 값이 터널 출구면 중심에서 45 각도로 20[m]거리와 지면위로 1.2[m] 위치에서 20[pa]이하가 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약 16.6[pa]을 나타내 검토기준을 만족한다”고 밝혀 국내 터널 설계에 새로운 대안이 제시된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또 터널 운영중 환기시 열차발생 오염물질에 대한 터널 내 최고농도분석을 통해 사갱의 설치필요성의 여부를 파악하고 문제점 발생시 이에 대한 대책을 제시했다.
터널 공사시 발파후 터널의 오염농도는 발파위치에서 출구 방향으로 이동하며 약 5분이 지난 시점에서 최대농도의 크기가 감소되었고 터널 내부의 최대 오염농도가 기준치 이하로 내려가는 시점은 약 30분 이후라고 밝히면서 터널의 원활한 자연 환기력 보장과 대피피난의 안전성을 고려할 때 사갱 1개소 설치를 제시했다.
▲용인대학교 김태환 교수
용인대학교 경호학과 김태환 교수는 ‘한국형 안전체험관 설립에 관한 기본설계방안’이라는 주제로 국민 모두가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테마파크 형의 안전 체험관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주입식 안전이론교육에서 탈피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참관이 아닌 참여프로그램 개발과 교육의 극대화를 할 수 있도록 공공성과 전문성 및 계몽성이 살아있는 창조공간으로서 개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안전문화의 중요성을 직접 체험함으로서 국민 정서 속에 박혀있는 안전 불감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우리 여건에 맞는 안전마을과 같은 대중교육 프로그램들을 적극 개발하고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안전체험관이 지향해야할 기본전략을 밝혔다.
한편, 한국화재소방학회는 산학연이 공동으로 함께 참여하는 이번 하계 세미나를 통해 학회의 변화와 발전을 모색하고 국내 소방기술을 선도해 나가는 학회로서의 입지를 정립하는 등 남다른 위상을 유감없이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