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해녀마을에는 ‘물마중’이라는 말이 있다. ‘물마중’은 해녀가 깊은 바다에서 물질을 하고 처음 육지로 올라올 때 힘겨운 상태에 있는 해녀의 손을 잡아주고 망사리를 들어주기 위해 가족이 마중 나온다는 의미다.
해산물이 많이 나는 바닷가는 보통 거칠고 울퉁불퉁한 화산암으로 돼 있다. 해녀가 물질로 지친 상태에서 무거운 망태를 들고나오다 넘어지면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해녀의 안전사고는 물속에서 작업할 때보다 물 밖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이는 작업이 끝나 긴장이 풀린 상태에서 무거운 망태를 들고 거친 길을 이동하기 때문일 것이다.
설 명절이 가까이 다가왔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사람이 고향을 찾고 친척을 방문하는 일은 줄어들겠지만 많은 가정에서 명절 음식 조리 등으로 평소보다 화기ㆍ전열기의 사용이 많아져 화재 위험이 더 증가할 거로 예상된다.
음식물을 조리할 땐 항상 주변을 정돈하고 불을 켠 상태로 자리를 비우지 말아야 한다. 가정ㆍ음식점에서는 튀김 요리를 하다가 종종 식용유에서 발화해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급한 마음에 물을 뿌리면 급격하게 연소가 확대되면서 화상을 입거나 주방 전체로 화재가 번져 큰 위험을 초래하기도 한다.
K급 소화기를 비치하면 이런 주방 화재를 손쉽게 진압할 수 있다. K급 소화기가 없다면 잎이 넓은 채소를 다량으로 넣거나 용기 전체를 덮을 수 있는 물수건을 이용해 불을 끌 수 있다.
만약 화재가 급격히 확대되면 지체 없이 대피한 뒤 119에 신고하거나 주위에 알려 다른 사람의 피난을 유도해야 한다. 평소 화재를 대비해 소방시설ㆍ피난경로를 확인해두면 위급할 때 당황하지 않고 안전하게 대처할 뿐만 아니라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찌할 바 모르는 이웃에게 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모든 위험에는 예방이 최선이다. 전기용품은 KC인증마크가 있는 규격품을 사용하고 사용하지 않을 땐 반드시 전원을 차단해야 한다. 화목보일러는 안전기준에 따라 사용하고 주변에 가연물을 치워야 한다. 유사시 조기 경보와 초기 소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가정마다 소화기와 단독경보형 감지기를 설치해야 한다.
봄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힘들었지만 코로나19에 잘 대처해 왔고 극심했던 한파도 잘 이겨낸 모든 분께 심심한 격려와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소방인의 한 사람으로서 119는 여러분의 ‘안전마중’을 계속 나가고 있음을 알리고 싶다.
설 연휴 기간 전국의 소방관서는 혹시 모를 화재사고 등에 대비해 사전 안전점검ㆍ출동태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 119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가족과 이웃의 ‘안전마중’을 계속 나간다면 화재 등 안전사고로부터 그만큼 멀어져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명절 연휴를 보낼 수 있을 거다.
강원 양양소방서 김춘식 서장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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