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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기고] 신년의 축배, 구급대원에게 ‘독배’가 되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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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서부소방서 연희119안전센터 소방장 김대성 | 기사입력 2026/01/05 [16:30]

[119기고] 신년의 축배, 구급대원에게 ‘독배’가 되지 않길

인천서부소방서 연희119안전센터 소방장 김대성 | 입력 : 2026/01/05 [16:30]

 

▲ 인천서부소방서 연희119안전센터 소방장 김대성

새해를 맞이하는 설렘과 함께 연초의 밤거리가 다시금 활기를 띠고 있다. 미뤄뒀던 지인들과의 술자리가 이어지고 서로의 안녕을 빌며 축배를 든다. 하지만 이 활기찬 풍경 이면에서 소방관들, 특히 구급대원들은 매일 밤 ‘주폭(酒暴)’과의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른다.

 

“도와주러 왔습니다. 정신 좀 차려보세요”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이 가장 먼저 건네는 이 말은 종종 위로가 아닌 욕설과 주먹으로 돌아온다. 술에 취해 길가에 쓰러진 이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몸을 숙이는 순간 고마움 대신 날아오는 발길질은 이제 구급대원들에게 피할 수 없는 ‘직업적 숙명’처럼 여겨지는 비극적인 현실이 됐다.

 

문제는 술기운에 휘두른 그 주먹이 단순히 대원 한 사람의 몸을 타격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구급대원이 폭행을 당하는 순간 해당 구급차는 현장 보존과 대원 보호를 위해 가동이 중단된다. 그 시간 동안 인근에서 발생한 심정지 환자나 응급 사고의 골든타임은 속절없이 흘러간다. 즉, 주폭이 휘두른 주먹이 현장의 구급대원을 넘어 우리 이웃의 생명줄을 끊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소방공무원 폭행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세우고 처벌 수위를 높였다. 하지만 법보다 무서운 것은 ‘술을 마셨으니 그럴 수도 있지’라는 우리 사회의 관용적인 인식이다. 술은 범죄의 면죄부가 될 수 없다. 오히려 타인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달려온 이에게 가해지는 폭력은 그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는 반사회적 행위다.

 

구급대원은 슈퍼맨이 아니다. 제복을 입었을 뿐 누군가의 소중한 자식이고 부모이며 평범한 이웃이다. 우리가 바라는 새해 소망은 거창하지 않다. 밤새 뜬눈으로 현장을 지키고 복귀한 대원이 퇴근길에 마주할 가족에게 멍 자국을 숨기지 않아도 되는 것, 그것 하나뿐이다.

 

축배의 끝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는 주폭으로 돌변해서는 안 된다. 새해의 기분 좋은 술자리가 타인의 헌신을 짓밟는 무례함으로 이어지지 않길 바란다. 우리가 내미는 손이 안전하게 당신의 생명을 향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존중과 배려라는 안전장치를 시민 여러분이 함께 채워주길 간절히 소망한다.

 

인천서부소방서 연희119안전센터 소방장 김대성

 

※ 외부 필자의 기고 및 칼럼 등은 FPN/소방방재신문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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