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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기고] ‘낮아진’ 소방차, ‘높아지는’ 안전: 저상용 소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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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강북소방서 소방행정과 소방장 김정호 | 기사입력 2026/04/01 [15:00]

[119기고] ‘낮아진’ 소방차, ‘높아지는’ 안전: 저상용 소방차

서울강북소방서 소방행정과 소방장 김정호 | 입력 : 2026/04/01 [15:00]

 

▲ 서울강북소방서 소방행정과 소방장 김정호

도시는 점점 더 촘촘해지고, 우리의 일상은 지상뿐만 아니라 지하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대형 건축물의 지하주차장, 복합상가의 지하공간, 그리고 최근 급속히 늘어난 전기차 충전구역까지. 편리함은 커졌지만 그 이면에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위험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특히 지하공간은 화재 시 진입이 어렵고 연기와 열이 빠져나가기 힘들어 초기 대응의 중요성이 무엇보다 강조되는 장소다.

 

소방의 대응능력은 계속 진보되고 있지만 현실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일반 펌프차는 차량 높이와 회차 공간의 한계로 인해 일부 지하공간 진입이 어렵거나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건축법상 주차장 천장 높이는 완화됐으나 여전히 많은 노후 아파트와 상가 건물의 지하주차장 진입로 높이는 2.1m~2.3m에 불과하다.

 

화재 현장에서 1분 1초는 생명과 직결된다. 일반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하면 소방대원들은 외부 옥외소화전이나 소방차에서부터 수백m에 달하는 수관을 직접 연결해 끌고 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체력 소모와 시간 지연은 고스란히 시민의 피해로 돌아간다. 앞서 언급했듯 지하공간의 화재는 열기와 연기가 배출되지 않아 내부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초기 대응의 성패는 ‘차량이 얼마나 깊숙이 진입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저상형 소방차’다. 일반 소방차보다 차량 높이를 낮춰 지하주차장과 같은 협소 공간에도 진입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이 장비는 기존 장비로는 접근이 어려웠던 사각지대를 효과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대응 수단이다. 실제로 기존에는 진입이 불가했던 지하주차장에 저상형 소방차가 진입하면서 초기 화재진압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저상형 소방차의 진가는 ‘현장에 도달할 수 있다’는 단순하지만 결정적인 차이에서 나온다. 화재 대응에서 1분, 30초의 차이는 피해 규모를 완전히 바꿔놓는다. 접근이 가능해지는 순간, 그 시간은 단축되고 생명과 재산을 지킬 가능성은 그만큼 커진다.

 

 

여기에 더해 최근 중요한 변수로 떠오른 것이 있다. 바로 전기차 화재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배터리 특성상 화재 시 급격한 열폭주와 재발화 가능성이 높아 대응이 더욱 까다롭다. 특히 지하주차장 내 충전구역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연기와 열이 축적되면서 대형 재난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소방당국은 훈련에서도 전기차 충전구역을 주요 점검 대상으로 포함했다.

 

실제로 일부 현장에서는 충전구역이 벽면 깊숙이 위치하거나 소방차 접근 동선이 확보되지 않은 사례가 확인됐다. 이러한 문제는 사전 점검과 시설 개선 없이는 해결하기 어렵다. 따라서 저상형 소방차를 활용한 기동순찰과 현장 적응훈련은 위험요인을 사전에 발굴하고 개선을 유도하는 예방 활동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물론 장비 도입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건축물 설계 단계에서부터 소방차 진입을 고려한 구조, 충분한 회차 공간 확보, 충전구역의 안전 배치 등 제도적ㆍ환경적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올바른 주차장 이용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또한 중요하다. 지하주차장 내 불법 적치물이나 주차 질서 위반은 소방차 진입을 방해하는 주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 소방은 변화하는 도시 환경과 새로운 위험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끊임없이 진화해 나갈 것이다. 앞으로도 저상형 소방차를 활용한 기동순찰ㆍ현장 적응훈련의 범위를 확대해 지하주차장뿐만 아니라 전기차 충전구역까지 아우르는 맞춤형 예방활동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서울강북소방서 소방행정과 소방장 김정호

 

※ 외부 필자의 기고 및 칼럼 등은 FPN/소방방재신문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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