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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류구조 현장 활동을 위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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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소방서 방제웅 | 기사입력 2020/06/22 [10:00]

급류구조 현장 활동을 위한 준비

서울 서초소방서 방제웅 | 입력 : 2020/06/22 [10:00]

개인적으론 모든 활동에 대한 첫 준비는 올바른 장비를 선택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창간호부터 지금까지 각각의 장비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전해드렸습니다. 이제 올바른 장비를 갖춘 대원들이 어떠한 방향으로 급류구조 현장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하나씩 설명해 드리고자 합니다. 

 

사전 계획(Pre-planning)이란?

사고 발생 전 관내에 존재하는 수상이나 인근 환경에 대해 조사하고 그에 맞는 적합한 활동계획을 수립하는 걸 의미합니다. 이는 효과적이고 안전한 수상 구조 활동의 핵심이자 현장에서 부적절한 행동을 예방할 수 있는 핵심적인 활동입니다. 

 

1단계 : 사고 현황 분석

급류 활동의 가장 첫 번째가 되는 활동은 그동안 어느 장소에서 어떤 사고가 있었는지 분석하고 관련 자료를 추려내는 일입니다. 여름이 시작되는 시기에 대부분의 소방서에는 풍수해 관련 문서들이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대부분 몇 년간의 통계자료 등 사고 분석에 활용하기 좋은 자료들입니다. 이 자료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시는 게 좋습니다. 또 관내에 새로 개발된 하천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실제로 이 장소가 가장 위험할 수 있습니다. 아무도 해당 장소에서 활동한 경험이 없기 때문이죠. 

마지막으로 관내에서 오래 근무하신 분들의 경험담을 정리합니다. 이때 단순히 얘기를 듣는 게 아닌 ‘어느 장소’에서 ‘어느 시기’‘어떻게’ 사고가 발생했고 ‘어떤 방법’으로 구조했는지와 마지막으로 ‘어려웠던 점’은 뭐였는지에 대해 질의하고 정리합니다. 

 

2단계 : 위험요소 조사(River Hazard Survey) 

1단계에서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현장을 조사하는 단계입니다. 급류구조 교재에서는 이 작업에 도움이 되도록 ‘강의 위험성 조사’ 또는 ‘위험성 조사’라는 명칭의 양식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매년 교육하다 보면 이 부분을 제일 혼란스러워 하시는 것 같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아마도 용어 때문인 것 같은데 그 이유는 실제로 ‘위험성 조사’가 아닌 ‘위험요소 조사’가 더 정확한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보통 잘 구분하지 않기도 하지만 ‘위험성’과 ‘위험요소’에는 차이점이 존재합니다. 이 개념이 가장 잘 설명된 분야는 각종 공사현장 안전관리 분야이며 아래와 같이 개념을 구분합니다.

 

위험요소(Hazard)

건설현장의 공사 목적물과 주변 건축물 등의 안전을 저해하는 유해위험과

이의 발생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대상시설물 고유의 위험요인으로 회피할 수 없지만 저감이 가능한 요소를 말한다. 

위험성(Risk)
사고의 발생빈도(L : Likelihood)와 심각성(S : Severity)을 말한다.

건설공사 안전관리 업무수행 지침(국토교통부고시 제2020-47호) 

 

▲ River Reading 실습 중인 교육생(충청소방학교 1기 급류구조과정)

 

▲ 수위가 낮을 때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위험요소의 예시

 

즉 위험요소(hazard)라는 건 이론적으로 위험을 발생시켜 해를 입힐 수 있는 요인을 의미합니다. 위험성이란 위험요소로 인해 실제 발생하는 사고의 빈도와 심각성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칼(Knife)로 쉽게 표현하면 칼은 ‘베임, 찔림 등’의 ‘위험요소’를 가지며 이로 인해 실제 상해가 얼마나 자주(빈도) 그리고 심각하게(심각성) 발생하는지가 ‘위험성’이 됩니다. 따라서 위험성(risk)은 특히 ‘위험성이 높다’ 또는 ‘위험성이 낮다’처럼 그 정도를 표현할 수 있으나 위험요소(hazard)는 그렇게 표현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위험요소(칼에 베이는 상황 등)를 피하고자 항상 칼집에 넣어놓거나 사용 시 방검 장갑을 착용하는 등의 조치가 ‘위험성의 저감’이 되는 겁니다. 즉 급류구조에서 위험요소 조사(hazard survey)는 관내의 급류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는 곳에 존재하는 위험요소를 확인하는 가장 기초적인 단계입니다. 급류구조 이론 과정에서 기본적인 현상과 그 위험을 교육하고 현장 실습에서 가장 먼저 River Reading을 하는 이유도 이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이론) 직접 눈으로 본 경험(River Reading)이 있어야 근무하는 관내에서 조사 작업을 하실 수 있기 때문이죠. 

 

3단계 : 위험성 평가(Risk assessment)ㆍ대응계획 수립

3단계에서는 2단계에서 수집된 자료를 통해 현장 활동을 시작하기 전, 현장 활동을 하는 중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에 대한 위험성을 평가하고 이에 맞춰 허용 가능한 위험 수준으로 대응 계획(사전-계획)을 수립합니다. 아래 그림은 Risk matrix로 발생빈도와 심각성을 평가해 해당 위험요소가 어느 정도의 위험성을 갖는지를 간단히 측정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Risk Matrix의 위험성 정도(낮음, 보통, 높음, 매우 높음)는 단순한 예시일 뿐이며 현장 여건이나 인력, 자원의 수준 등을 고려한 후 사용자가 수정해 재작성할 수 있습니다. 

 

 

이제 급류구조에서 ‘익사 기계(Drowning Machine)’라고 부를 정도로 위험하다고 강조하는 수중보에 대한 위험성 평가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수중보에서 발생한 보일 라인(Boil line)을 넘어가게 될 확률은 낮지만(특정 상황에서 발생 예상) 한 번 넘어가 역류(backwash)에 휘말리면 탈출이 거의 불가능(사망 가능성 존재)합니다. 이런 상황은 아래 왼쪽의 1차 위험성 평가처럼 ‘매우 위험’으로 평가합니다. 이러한 곳에서 위험성이 발생하는 주된 원인은 ‘보일 라인을 넘어 수중보에 가까이 진입하는 것(역류 안쪽까지 진입해 탈출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이 위험성을 저감할 수 있는 방안(역류 안쪽으로 진입 금지, 우발 상황 시 탈출 방법 등)을 마련한다면 이를 반영해 위험성 평가를 다시 할 수 있습니다. 

 

▲ Risk Matrix의 예시


이제 우리는 수중보라는 위험 요소에 대한 위험성 평가를 완료했습니다. 이를 통해 해당 위험요소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응하기 위해선 ‘보일 라인 안쪽으로 진입하지 않은 채로 구조할 수 있거나 우발적 진입에도 외부에서 도움을 줄 방법(2-/4-/하이-라인, 태그 라인 부이 등)’을 사용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또한 ‘수중보 사고에서는 역류 안쪽으로 절대 진입 금지’라는 안전 기준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 4-라인 보트 실습중인 교육생(부산소방학교 1기 급류구조과정)

 

마치며

▲ 급류구조 자원정보 조사 예시(소방청 급류구조 대응 실무)

위 내용에서 언급한 절차 외에도 관내 지원기관(인근 소방서, 경찰, 군 등)이나 대응인력 수준 조사(교육ㆍ경험 수준) 등 좀 더 많은 절차가 포함돼야 합니다. 아무리 올바르게 작성된 계획이라도 이를 실천할 수 있는 대원이 없다면 무용지물이 됩니다. 그렇기에 주변에 존재하는 대응기관(인접 소방서 등)의 인력 수준에 대한 조사도 이뤄져야 합니다. 여러 기관 간 합동 훈련도 중요합니다. 

 

이번 글은 사전-계획이라는 주제보단 위험요소 조사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하게 알려드리는 게 목적입니다. 급류구조 교육 시 이 부분은 PPT 한 쪽에 해당하는 아주 짧은 내용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론 강의에서 많은 부분을 설명하려 하나 시간의 압박으로 인해 많이 전달해드리지 못한 아쉬움도 크고 교육 이후 복귀하신 뒤 전화로 다시 물으실 때면 좀 더 많이 전달해드리지 못해 항상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모쪼록 이 글이 그동안 궁금하셨던 분들께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서울 서초소방서_ 방제웅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0년 6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인터뷰]
[인터뷰] “다양한 경험ㆍ조직 이해 바탕으로 새로운 변화 물결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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