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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언급하지 않은 기술에 대해

서울119특수구조단 방제웅 | 기사입력 2021/11/19 [11:00]

그동안 언급하지 않은 기술에 대해

서울119특수구조단 방제웅 | 입력 : 2021/11/19 [11:00]

이번 호에서는 지난 2년여간 급류구조라는 주제로 글을 써 오면서 언급하지 않았던 기술들과 우리가 현장에서 어떤 방향을 갖고 기술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해 얘기를 해 보려 합니다. 우선 글을 시작하기 전 이번 글에 대한 내용은 전적으로 제 개인적인 생각임을 명확히 알려 드립니다. 

 

소개하지 않은 다양한 급류구조 관련 기술들

▲ V-/Y-내리기 실습 중인 교육생(충청소방학교 3기 급류구조반)

 

소방청 급류구조 대응실무 책자를 보신 분이라면 제가 지금까지 언급해온 기술들 이외에 훨씬 더 다양한 기술이 있다는 걸 알고 계실 거로 생각합니다.

 

소방호스 팽창용 키트를 활용한 기술(뻗어주기, 롱비치 시스템, 샬롯 시스템 등), 대각장력 시스템, V-/Y-내리기, 키위 신치와 같은 다양한 신치 기술, 라이브 베이트 구조 등 기술의 종류만을 따지고 보자면 제가 소개한 기술보다 소개하지 않은 기술이 더 많다는 걸 저 역시도 잘 알고 있습니다. 

 

급류구조 기술에 관한 생각의 변화

2013년 미국에서 급류구조 교육을 받던 당시 같이 교육을 간 일행 중 한 분이 강사님에게 “왜 여기서는 라이브 베이트 구조를 교육하지 않나요?”라는 질문을 했습니다.

 

당시 강사님은 그날 교육이 끝난 뒤 마지막으로 교육생들을 불러 모아 교육생 중 한 명에게 “퀵-릴리즈의 O-링에 로프를 매달고 강 중간으로 수영을 해 들어가라. 수영 중 로프에 장력이 걸리는 느낌이 든다면 퀵-릴리즈를 해제하고 탈출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해당 기술은 잘 시연됐고 교육생은 물 밖으로 잘 탈출했습니다.

 

그 뒤 강사님은 교육생들을 모두 모아놓고 “기술을 해 보니 어땠냐?”고 질문했습니다. 교육생은 “장력이 걸리는 순간 물이 나를 덮쳐 물을 많이 먹었고 해제도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대답을 들은 강사님은 “혼자서도 어려운 상황에 구조대상자를 잡고 해제가 가능하겠냐, 그래서 이 기술은 제한적으로 사용된다”는 식의 답변을 하셨습니다.

 

▲ [사진 1] 추천받은 급류구조 교재

당시에는 할 줄 알면 좋은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있었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는데 이 일을 다시 곱씹어 보면서 급류구조에서 제시하는 모든 기술에 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됐습니다. 

 

2013년 급류구조 강사를 취득한 이후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이 내용을 빨리 보급하자는 마음도 있었지만 ‘과연 내가 급류구조 강사라는 말을 당당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여러 가지 지식을 알고 있는가?’였습니다.

 

그 뒤 미국 본부에 연락해 추가로 공부할 수 있는 교재를 추천받고 구글이나 아마존 등에서 급류와 관련된 내용을 수집해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개인적으로 가장 주안점을 뒀던 부분은 어떤 기술ㆍ장비에 대한 단순한 사용법이 아닌 ‘이 기술의 한계는 무엇이며 이 기술을 언제 어떻게 사용해야 효과적인가’와 ‘급류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장비의 주요 인증기준과 왜 그 기준을 따라야 하는지’ 였습니다.

 

모든 기술ㆍ장비가 언제나 효과적인 건 아니다

위에서 언급한 라이브 베이트 기술은 기술 자체로만 생각해보면 대원도 확보한 상태에서 진입구조를 수행한 뒤 곧바로 시계추 구조까지 이뤄지는 좋은 기술입니다.

 

하지만 우린 이 기술의 한계는 무엇인지와 어떤 상황에서 위험해질 수 있는지를 잘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과거 단순히 몸에 로프를 감아 확보해 구조대상자를 구조하던 방식에 비하면 분명히 좋은 개념과 방식인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하류에 별다른 장애물이 없고 구조대원과 구조대상자가 어느 정도 떠내려가도 위험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굳이 사용할 필요가 없는 기술이기도 합니다.

 

구조대원이 어떠한 방식을 사용하든 로프가 확보된 채 물로 진입하는 건 그 자체로 또 다른 위험요인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굳이 이러한 위험요인을 안고 갈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는 쓸 이유가 없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다른 환경에서 생각해본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만약 하류가 낭떠러지 또는 수중보처럼 절대로 진입해선 안 되는 장소라고 생각해봅시다. 구조대원과 구조대상자는 할 수 있는 한 짧은 거리만을 떠내려가야 합니다.

 

자칫 둘 다 낭떠러지로 떨어지거나 수중보로 빨려 들어갈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일반적인 진입구조는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라이브 베이트는 우리가 고려해야 할 1순위의 기술이 됩니다. 

 

소방청 급류구조 TF팀이 교재 삽입용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소방호스 팽창용 장비를 만들어 사진 촬영을 하던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팽창된 소방호스 활용 기술에 관해 소방관이라면 무조건 보유한 소방호스를 급류구조에 적용한 부분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최대한 깨끗한 소방호스를 가져와 계속 공기를 주입해도 생각했던 것만큼 오래 유지되지 못 했습니다. 뻗어주기 기술을 할 땐 팽창시킨 호스 자체를 컨트롤 하는 게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이때 “왜 내가 사진으로 본 것만큼 잘 이뤄지지 않지?”라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그 뒤 다시 곰곰이 생각해보니 우리가 현장에서 사용하던 소방호스는 어딘가 약간씩은 낡아 공기를 가둬 두기엔 부족하다는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즉 이 기술을 온전히 수행하려면 결국 전용 호스를 따로 두는 게 맞고 그렇다면 굳이 이 기술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뭔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공기를 가둬 사용하는 게 1순위가 아닌 상황이라면 조금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상류에서 떠내려오는 구조대상자를 위해 하류 봉쇄를 해야 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하류 봉쇄를 해야 하는 위치에 낮은 다리가 있다면 소방호스를 활용해 롱비치 또는 샬롯 시스템을 만들어 배치할 수 있고 소방호스의 공기가 어느 정도 빠지는 단점이 있어도 적은 수의 사람으로 효과적인 하류 봉쇄를 이뤄낼 수 있습니다.

 

▲ [사진 2] 2011년 인도에서 일가족이 폭포 아래로 휩쓸려간 사고 사례(출처 www.ndtv.com/cities/rain-tragedy-in-indore-family-washed-away-at-waterfall-461845)


우리가 처한 환경과 사용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고찰

어떤 구조 분야든 다양한 구조 기술을 알고 있다는 건 분명 큰 이점이 됩니다. 하지만 많이 알고 있다 한들 그 기술이 어떤 한계가 있고 어떤 상황에서 사용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를 모른다면 무용지물이 될 겁니다.

 

2013년 급류구조 강사가 된 이후 지금까지 8여 년의 시간 동안 항상 제 머릿속에 있는 기준은 ‘내가 어떠한 환경에서 작전을 진행하게 될 건가?, 이 기술을 여기서 꼭 사용해야 하는가?, 이보다 좀 더 안전한 다른 기술은 없는가?’입니다.

 

지금도 이를 통해 각각의 기술을 공부하고 언제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를 고민합니다. 예를 들어 산악지형이 많은 곳의 골짜기로 출동을 나간다면 보트를 갖고 가는 게 매우 어려울 겁니다.

 

이러한 분들이라면 보트 없이 진행될 수 있는 V-/Y-내리기, 횡단 로프 사용 구조(line crossing)와 같은 기술에 대해 배우고 공부해야 합니다.

 

만약 이동은 가능한데 단순히 보트가 무거워서 체력적으로 힘들다면 더 작은 보트는 없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저 역시도 이러한 문제를 조금이라도 해결해보고자 작은 보트를 제작해 계속 교육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도심지에 거주해 주된 출동이 홍수 상황에서 활동하는 거라면 동력 보트를 메인으로 하는 기술 위주로 생각해보실 수 있을 겁니다. 대부분 이러한 환경은 개활지처럼 넓어 드로우백은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작전과 기술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여러분이 활동하시는 구역에 대한 충분한 사전 조사를 통해 어떠한 환경인지를 먼저 인지하고 여기에 적합한 기술을 미리 어느 정도 정해둬야 합니다.

 

현장에 도착해 실제 구조상황을 마주하고 난 뒤에 ‘무슨 기술을 사용해야 하나?’하고 고민하지 않을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가는 게 중요합니다.

 

마치며 

급류구조 교육을 진행하면 종종 극단적 상황을 가정해 질문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현장에 도착했는데 드로우백이 닿지 않고 대원이 진입하기도 너무 거리가 멀거나 위험하면 우리는 무슨 기술을 써야 하나요?”와 같은 질문이죠.

 

전 이런 질문에 “헬기 부르세요. 이미 그런 상황이면 여러분이 생각하는 급류구조 기술로는 작전을 할 수 없습니다”고 답해줍니다.

 

만약 헬기도 올 수 없는 협곡이라면 급류구조팀보다는 로프구조팀이 훨씬 더 작전에 적합한 방법을 알고 있을 겁니다. 물살이 빠르다고 무조건 급류구조 기술을 사용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급류구조라는 분야 자체의 한계를 먼저 인지하고 다른 작전 중 어떠한 분야를 요청해야 할지를 생각할 수 있는 것 또한 중요한 능력 중 하나입니다. 

 

제가 다이빙을 배우면서 마음에 들어 하는 단어 중 하나가 ‘Thinking diver’입니다. 생각하는 다이버가 되자 그런 뜻이죠. 여러분도 부족한 저와 함께 ‘Thinking rescuer’가 될 수 있도록 같이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119특수구조단_ 방제웅 bangjewoong@seoul.g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1년 11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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