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고려한 교육 시스템 전환으로 미래 경쟁력 확보 위한 제반 구축
지난해 처음 시행한 ‘화재예방안전진단’ 제도, 올해 대상은 항만과 철도
관련 법규 변화 발맞춰 특화된 기자재 개발 등 현장 중심 교육체계 강화
업무대행감독 강습교육ㆍ건설 현장 소방안전관리자 신규 교육 운영 만전
“소방안전관리자 업무 부담 낮춘다” 소방계획서 온라인 관리 시스템 도입
“소방기술자 등 민간 소방역량 높여야 소방안전 분야 발전 이룰 수 있어”
[FPN 유은영 기자] = “한국소방안전원의 리더로서 다양한 경험과 조직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만들고자 한다”
지난달 13일 이상규 전 부산소방재난본부장이 제3대 한국소방안전원장으로 취임했다. 이상규 신임 원장은 1993년 소방간부후보생 7기로 입문해 소방청 중앙119구조본부장과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장, 부산광역시 소방재난본부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그는 “요란하지 않으나 의미 있는 변화를 통해 조직의 미래를 준비하고 더 나은 소방안전문화를 만들겠단 일념으로 소방기술과 안전관리 역량을 높일 수 있는 근무환경을 조성하겠다”며 “구성원 개인역량을 존중함으로써 투명하고 개방된 의사소통으로 조직 내 신뢰와 협력을 강화해 동반 성장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이상규 제3대 한국소방안전원장을 <FPN/소방방재신문>이 직접 만났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
■ 취임사에서 “새로운 업무 도입에 앞서 기본적 책무를 잘 이행하고 있는가를 돌아보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안전원의 기본 책무는 무엇이고 이를 수행하기 위해 어떤 노력과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나.
한국소방안전원(이하 안전원)의 역할은 교육과 진단, 연구, 홍보로 나눌 수 있다. 안전원의 교육은 법적 근거에 의한 중추적인 업무다. 재미를 주기 어려운 성격과 교육생의 다양성 등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선 체감 고객 만족을 우선순위로 해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이에 현실 적용성을 고려해 미래 교육 전환에 필요한 교육 인프라와 교수 전문성 등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제반을 구축하겠다.
화재예방안전진단은 공공성과 전문성 모두를 갖춰야 한다. 사회적 수요를 읽고 전문인력 확보에 힘써 중장기 발전계획과 성과를 짜임새 있게 설계하겠다. 연구 분야에서는 소방환경 변화를 반영하는 국민 생활 안전 맞춤형 제도와 안전관리 역량 강화를 위한 개발에 노력하고자 한다.
안전홍보는 중요성이 증대되는 만큼 범위와 한계 측정, 체계화, 역량확대 방안에 대한 진정성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 앞으로 객관적인 홍보상과 평가방법을 도입해 국민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도록 하겠다.
■ 안전원의 주요 업무는 교육과 소방안전문화 홍보다. 어떤 방향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인가.
크게 세 가지 미션이 있다. 국민 생활 속에 스며드는 맞춤형 홍보와 안전원의 브랜드 자산 가치를 높이는 홍보, 고객 소통 중심의 신뢰를 구축하는 홍보다. 국민 일상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안전문화 형성을 위해 실천ㆍ몰입형 화재 예방 캠페인을 전개하고 안전문화행사의 차별화와 웹진 ‘소방안전플러스’ 구독 편의 증대 등을 시행하고자 한다.
브랜드 자산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선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캠페인 영상을 중심으로 공모전에 출품하고 한ㆍ중ㆍ일 국제소방협의회와 CFPA 등 국제교류ㆍ협력을 활성화하겠다. 또 데이터 기반으로 주제를 선정해 A to Z 영상과 타깃형 회원서비스 안내 영상, 메타버스 활용 콘텐츠 등 열린 고객 소통 경영을 만들어가겠다.
■ 지난해부터 의무화된 특별관리시설물에 대한 화재예방안전진단의 수행 결과와 성과, 올해 계획이 궁금하다.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소방기술사와 소방, 위험물, 가스ㆍ화공, 전기, 건축 비상대응, 화재피난시뮬레이션 분야 전문가 10명 내외로 구성된 진단팀을 운영했다. 공항 15, 공동구 31개 등 총 46개 대상에 화재예방안전진단을 완료한 상태다.
이를 통해 소방뿐 아니라 전기, 가스ㆍ화공 등의 화재와 건축방화상 위험 요인을 파악했다. 또 소방안전조직ㆍ자위소방대 등 초기 대응체계를 검토하고 화재 시 비상상황에 대응하는 조직구성ㆍ대응 능력을 평가해 관계자에게 개선 방향과 대책을 내놨다. 제도적인 측면에서 현실과 동떨어져 개정이 필요하거나 제정이 필요한 소방에 안전 관련 법령과 기준을 제시하기도 했다.
올해 대상은 항만시설 19, 철도시설 157개소 등 약 176개소다. 지난 4일 제주항국제여객터미널을 시작으로 12월 말까지 시행할 예정이다. 대상 수는 지난해보다 130개소나 증가했지만 전문인력을 활용한 철저한 진단으로 화재위험요소를 사전에 발견하고 만일의 사고에 대비하겠다. 특히 피난시뮬레이션을 통해 화재 시 이용 승객의 피난 가능 여부를 평가하고 피난 대책 상 문제점이 발견되면 대책 제시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 지난 19일 한국소방안전원 원장실에서 이상규 원장을 직접 만났다. © FP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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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재예방안전진단 업무와 관련, 소방시설의 정밀한 점검이 어렵다는 이유로 소방시설종합정밀점검을 면제해주는 조항 때문에 논란이 이어진다. 원장님의 생각이 궁금하다.
화재예방안전진단은 화재로 인해 피해가 클 거로 예상되는 특별관리시설물을 종합 진단해 화재위험요소 파악뿐 아니라 소방시설 작동의 신뢰성을 진단하는 제도다. 안전원은 엄정한 진단을 통해 화재가 발생할 경우 소방시설 작동에 한 치의 오차가 없도록 점검하고 있다.
화재예방안전진단을 받은 대상의 소방시설 자체점검 면제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에 대해선 익히 들어 알고 있다. 그러나 대상처에선 “소방시설 자체점검에서 얻을 수 없었던 소방시설 문제점에 대한 지적과 개선책을 받았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대상처 관계인 측면에서 추가로 소방시설 자체점검을 받도록 하는 건 유사 업무를 이중으로 시행하는 데서 발생하는 시간이나 비용 손실로 받아들일 수 있다. 따라서 대상처 관계인과 업체, 정부 등의 의견을 장기적으로 검토한 후 판단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 소방시설 점검과 안전진단 등을 하는 기술인력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소방시설 점검과 안전진단 등을 통해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 업무는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므로 기술인력의 전문성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안전원은 세계 제일의 소방안전 전문기관을 목표로 소방 관련 전문가와 타 화재안전분야 전문가 확보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소방기술사와 소방시설관리사, 가스기술사를 신규 채용해 전문인력을 확보했다. 올해도 소방기술사를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기술인력을 대상으로 매년 전문교육과 기술인력 연찬을 진행한다. 새로운 진단기법과 분야별 진단사례 등의 교육을 통해 지속해서 기술력을 제고하고 있다.
지난 2월 실시한 진단전문인력 연찬에서는 피난시뮬레이션 전문가를 초빙해 교육을 시행했다. 추가로 화재시뮬레이션 전문교육 참가도 예정돼 있다. 또 소방과 위험물, 가스 화재안전진단기법 등을 교육해 점검ㆍ진단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연찬뿐 아니라 평상시에도 소방과 건축 위험물 관련 진단 기술자료를 작성ㆍ배부해 내부 기술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앞으로도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기술력 향상에 필요한 교육훈련을 진행해 안전원 기술인력 전문성 강화에 주력하겠다.
■ 안전원의 신규 교육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화재예방법’ 제정ㆍ시행에 따라 소방안전관리자 강습교육이 기존 9개 과정에서 11개 과정으로 증설ㆍ운영되고 있다.
그간 업무대행감독자는 소방안전관리에 대한 전문지식이나 별도 자격이 없어도 대행업체와 계약을 통해 소방안전관리자로 선임될 수 있었다. 하지만 업무대행감독 강습교육 신설에 따라 소방안전관리 업무를 수행하더라도 대행업체를 감독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위한 교육(2일)을 이수해야 한다.
교육에는 소방계획서 작성과 자위소방대ㆍ초기 대응체계 구성ㆍ운영, 소방교육ㆍ훈련 등 화재 예방과 대응을 위한 기본적인 내용이 포함된다. 이를 통해 소방안전관리 체계가 더욱 공고해질 거로 판단된다.
지난 ΄20년 4월 4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이천 물류센터 화재와 ΄21년 6월 1명의 소방관이 사망한 쿠팡 덕평 물류센터 화재로 건설 현장 화재에 대한 인식의 개선이 필요했다. 안전원에서는 이 같은 화재 재발을 사전에 방지하고 화재로 인한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건설 현장 소방안전관리자 신규 과정을 개설했다.
건설 현장 소방계획서 작성과 화기 취급 감독, 피난계획 수립ㆍ작업자 교육훈련 등 화재 예방 활동을 위한 교육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건설 현장 소방안전관리자 신설과정은 공종별로 발생하는 다양한 위험환경 속에서 화재대처능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거로 기대한다.
■ 소방안전관리자 겸직 제한, 건설 현장 소방안전관리자 선임 의무화 등 관련 법규의 다양한 변화가 생겼다. 이런 환경변화에 따라 시행하는 업무를 소개해 달라.
소방안전관리자에 대한 초기 대응역량 등 전문성 강화를 위해 겸직 제한 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안전원은 특ㆍ1급 대상물에 대한 교육훈련을 한층 강화했다. 특히 특급(80→160시간)ㆍ1급(40→80시간) 과정의 교육시간 확대에 따라 실습ㆍ체험 시간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실무능력평가를 고도화하는 등 소방안전관리자의 현장 역량 향상을 지속해서 추진 중이다.
또 건설 현장 안전환경 조성을 위해 현장 맞춤형 교육과정을 개설했다. 건설 현장 소방안전관리자로 선임되려면 소방안전관리자 자격증을 소지해야 하고 신규 개설된 건설 현장 소방안전관리자 교육을 수료해야 한다.
총 3일간의 이론 교육 후 실무능력평가에 합격하면 수료할 수 있다. 임시소방시설 등 건설 현장에 특화된 교육기자재를 개발해 적극 활용함으로써 현장 중심의 교육체계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 회원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 개발과 함께 만족도 향상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시대 변화를 이해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회원서비스에 대한 고민이 많다. 이에 따라 소방안전관리자의 업무효율을 높이고 역량을 강화하는 회원서비스를 확대하려고 한다.
2025년부터 안전원 누리집에 소방계획서 작성ㆍ관리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소방대상물 정보를 연동해 용도에 맞는 소방계획서 양식을 자동 추천하고 실시간 작성된 정보를 업데이트하는 등 편의 기능 제공으로 소방안전관리자의 업무 부담 해소에 이바지하고자 한다.
또 소방안전관리 실무능력경연대회를 통해 우수 소방계획서를 발굴ㆍ시상해 소방안전관리자의 자긍심을 높이고 선진 소방안전관리기법을 공유하는 등 대상물 안전관리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서비스 측면에서는 업무수행 중 화재로 인한 부상이나 사망 등의 재해를 입은 회원들에게 지급하는 재해위로금 제도가 있다. 회원 복지 증진을 위한 제휴업체 할인서비스도 제공한다. 전국에는 의료ㆍ교육ㆍ레저ㆍ여행ㆍ법률ㆍ세무 분야 등 120여 개소의 제휴업체가 있다. 올해는 세무ㆍ회계ㆍ법률 자문 분야를 추가했다. 앞으로도 혜택 영역 확대와 안전원 회원위원회를 활성화해 더 나은 양질의 회원서비스를 제공하겠다.
■ 소방안전 분야 발전을 위한 제도적 과제를 꼽는다면.
화재피해 감소를 위한 가장 우선적인 정책은 국가ㆍ지방자치단체가 해야 한다. 하지만 국가 등이 전체를 도맡아 할 수 없다. 따라서 민간자율적 안전관리를 통해 소방안전을 효율적으로 실현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 소방안전 분야 발전을 위해 가장 우선시돼야 할 건 소방안전관리자와 소방기술자 등 민간 소방역량 제고다. 그러려면 이들에 대한 처우를 개선할 수 있는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본다.
■ 기타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소방방재신문을 통해 여러분을 만나고 안전원을 소개할 기회를 얻게 돼 매우 기쁘다. 움츠렸던 땅이 녹고 만물이 생동하는 계절이 왔다. 온화한 날씨를 흔연히 즐기기 위해선 우리 모두의 봄철 화재에 대한 안전의식과 실천이 필요하다.
예방수칙을 지키고 안전관리 법률을 준수해 상춘을 만끽하시기 바란다. 안전원도 국민의 안전과 행복증진을 위해 정진하겠다. 끝으로 언제나 소방안전문화 조성을 위해 애쓰시는 소방방재신문 임직원분들께도 깊은 감사를 표한다.
유은영 기자 fineyoo@fpn119.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