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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로애락 119] #27 긴급제동장치가 아니라 긴급제동 ‘보조’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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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남부소방서 이태영 | 기사입력 2025/04/04 [10:00]

[희로애락 119] #27 긴급제동장치가 아니라 긴급제동 ‘보조’장치

광주 남부소방서 이태영 | 입력 : 2025/04/04 [10:00]

전방에 있는 차량, 사람 등 장애물과의 충돌이 감지될 경우 차량이 스스로 파악해 경고음과 함께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는 안전장치. 바로 자동긴급제동장치(AEBS)다. 아직 완벽할 수 없는 보조적 장치지만 지나칠 정도로 완벽하게 믿은 나머지 웃지 못할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구급 출동! 광산 나들목 톨게이트에서 차대 차 교통사고입니다. 추돌사고!”

 

당시 구급대원으로 현장을 누볐던 조승훈 소방관은 출동지령을 받고 구급차에 올라 현장으로 출동했다. 빠른 속도로 차량이 이동하는 고속도로 특성상 2차 사고와 함께 인명피해가 걱정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조승훈 소방관의 걱정과 다르게 사고 현장은 평온했다. 차량 밖으로 모두 빠져나온 운전자들 역시 큰 부상이 없어서 분초를 다투는 긴급한 상황은 아니었다.

 

“선생님! 구급대원입니다. 괜찮으세요?”

 

“네, 괜찮아요. 역시 독일 명차라 다르네요. 이런 충격에도 멀쩡한 거 보면 말이죠”

 

“네? 뭐라고요?”

 

우리나라에 자동긴급제동장치가 생소했던 10여 년 전. 독일의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각종 편의 사항과 안전장치가 장착돼 있다며 마케팅을 하던 00 딜러사는 시승 신청을 통해 고객들에게 첨단 안전장치를 알리고 있었다. 물론 자동긴급제동장치가 탑재된 안전기능까지.

 

시승 기회를 얻은 A 씨는 영업사원 B 씨와 함께 차에 올랐고, 고속주행과 자동긴급제동장치를 확인하기 위해 고속도로를 향했다. 이윽고 도착한 광산 나들목 톨게이트에선 요금 계산을 위해 정차 중이던 1t 화물차량을 보고도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긴급제동장치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시험해보기 위해 고의로 속력을 40㎞/h 이상으로 높여 1t 화물 트럭 뒤로 돌진했는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자동으로 제동이 걸려야 하는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 사고로 이어졌다.

 

“영업사원이 밟으라 해서 밟았는데…”

 

“네, 뭐라고요?”

 

“영업사원이 긴급제동장치가 작동하니까 걱정하지 말고 밟으라고 해서 밟은 건데

이상하게 경고음만 나고 차는 멈추지 않더라고요”

 

“아니, 아무리 그래도 차가 안 멈추면 브레이크를 밟았어야죠”

 

한편 조수석에 앉아있던 영업사원은 자동긴급제동장치가 작동되지 않은 이 상황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며 사고처리와 자신의 몸 상태를 살펴보기는커녕 원인 파악을 위해 차를 이리저리 보고만 있었다.

 

다행히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콩트 같은 이 상황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던 조승훈 소방관. 그들에게 미처 전하지 못한 말이 있었다.

 

“긴급제동장치는 만능이 아니라 보조하는 역할을 하는 긴급제동 ‘보조’장치라는 것 잊지 마세요”

 

<남부소방서 조승훈 소방위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광주 남부소방서_ 이태영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5년 4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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