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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지진 7.8- ⅩⅩ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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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119구조본부 김상호 | 기사입력 2025/07/02 [10:00]

튀르키예 지진 7.8- ⅩⅩⅡ

중앙119구조본부 김상호 | 입력 : 2025/07/02 [10:00]

튀르키예에 기증한 해외긴급구호대 물자

2023년 2월 14일 튀르키예 정부에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가 사용한 물자와 국군의무사령부에서 가져온 의료품을 기증하는 행사를 가졌다. 기증식 전 기증할 드론을 이용해 안타키아 지역을 촬영하기로 했다. 훗날 어떤 도시로 다시 태어날지 궁금했다.

 

▲ 튀르키예 정부에 장비 기증

 

드론으로 안타키아 지역을 상공에서 바라보니 말 그대로 초토화였다. 몇몇 건물은 형태가 있었지만 드론 근접 촬영 영상을 보면 유리창이 모두 깨져 있었다. 외벽은 떨어져 나가 너덜너덜했다.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건물은 없는 것 같았다. 도시 전체를 철거하고 도시계획을 새롭게 세워야 할 듯했다.

 

▲ 숙영지 인근 항공사진과 2024.7.16. 숙영지 인근 구글지도(건물 대부분이 철거됐다.)

 

▲ 숙영지 인근 항공사진과 2024.7.16. 숙영지 인근 구글지도(건물 대부분이 철거됐다.)

 

기증식 전에 기증할 물자와 한국으로 가져갈 물자를 분류했다. 구조작업 중 고장 난 장비와 튀르키예에서 사용할 수 없는 물자들은 한국으로 다시 가져가기로 했다.

 

▲ 기증할 장비 선별

 

한국에서 제작된 제품 중 한글 매뉴얼만 있는 장비를 기증할지 아니면 다시 가져갈지 고민됐다. 하지만 지진 피해 현장에 장비가 부족한 상황이라 매뉴얼 없이 1:1 맞춤 교육으로 사용법과 유지관리 방법을 전수하기로 했다. 

 

한국으로 다시 가져가는 물자는 공중급유기 화물 적재용으로 팔레트에 래핑한 후 밴딩했다. 기타 식료품 일부와 의류, 핫팩은 현지 이재민에게 나눠줬다. 오전 9시가 넘어 튀르키예 재난ㆍ비상관리 당국에서 장비를 인계받는 대원들이 속속 숙영지로 도착했다. 

 

그간 튀르키예 대원들과 숙영지를 같이 사용해서 어색하지 않았지만 처음 방문하는 재난ㆍ비상관리 당국 대원들은 어색한지 미소를 머금고 한 손을 들어 수줍은 인사를 전했다. 오전에 장비 등 사용법을 알려주고 오후에 기증식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물류반 대원이 통역사를 통해 우리 장비에 대한 종류와 분류 방식에 대해 전반적으로 설명했다. 그런 후 장비와 물품별로 조를 나눠 장비 사용법과 유지관리 방법 등을 세부적으로 알려줬다. 인계하는 동안 대화를 나누고 몸도 부대끼면서 서로에 대해 알게 됐다. 

 

▲ 기증할 장비 사용법 설명

 

인수인계 현장은 가르쳐주고자 하는 우리 대원들의 열정과 뭐라도 하나 더 알기 위해 질문하는 튀르키예 인수팀의 열정으로 뜨거웠다. 시간이 지나자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구조장비를 배우는 모습이 너무 진지해서 더 많은 걸 알려주고 싶었다.

 

계속되는 질문은 통역사가 전달해 줬다. 우리의 구조장비가 생소할 수도 있지만 재난업무를 담당해서인지 구조장비 사용법과 유지관리에 대한 습득이 빨랐다. 

 

기증식은 정오에 진행됐다. 오전에 방문한 인수팀보다 많은 사람이 왔다. 해외긴급구호대장은 구조장비를 기증받을 튀르키예 재난ㆍ비상관리 당국 하타이 지역 총괄 아흐멧 투룬크 지부장과 기증서에 각각 서명을 한 후 교환했다.

 

이어 의료품을 기증받을 오스마니에 가딜레 사흘륵 오즈 국립병원 이브라힘 에그리타시 의사와 각자 서명한 기증서를 교환하는 시간을 가졌다.

 

▲ 물품 기증서 서명

 

▲ 물품 기증서 서명

 

▲ 튀르키예 구조장비 인수팀

 

증식은 순조롭게 끝났고 재난ㆍ비상관리 당국 인수팀과 사진을 찍었다. 

 

“끝까지 도와주지 못해 미안해요. 우리 장비가 지진 피해 현장에서 잘 사용되길 바랍니다”

 

헤어지기 섭섭했는지 숙영지에 있던 우리 대원들과 사진을 찍고 싶다며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인도주의 차원에서 해외긴급구호대는 해외 재난지역 피해 대응 파견 복귀 시 일부 장비를 피해국에 기증한다. 구조장비와 의약품을 기증하는 건 피해국에 큰 도움이 된다. 

 

재난 현장에는 항상 장비가 부족하다. 장비만 있었다면 구할 수 있는 안타까운 목숨이 한둘이 아니다. 우린 오랜 출동 경험을 가진 나라로서 피해국이 정말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알고 있다.

 

구조장비와 의약품을 기증하면서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의 장비로 우리가 구하지 못한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길 간절히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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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119구조본부_ 김상호 : sdt1970@naver.com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5년 7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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