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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간의 여정… ‘홍콩소방학교의 CFBT 교육’-Ⅴ

경기 안산소방서 최기덕 | 기사입력 2020/06/22 [10:00]

5일간의 여정… ‘홍콩소방학교의 CFBT 교육’-Ⅴ

경기 안산소방서 최기덕 | 입력 : 2020/06/22 [10:00]

Day 5 : 정리의 날… 화재를 읽어라!


홍콩소방서는 어떻게 생겼나?

▲ [사진 1] 홍콩 도심의 소화전


마지막 날 교육은 홍콩 시내의 소방서 방문과 수료식 그리고 정리의 날이었습니다. 오전 9시 작은 버스를 타고 약 15분 거리의 홍콩소방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PO LAM FIRE STATION’을 방문했습니다. 버스로 이동 중 도로 주변의 지상식 옥외소화전이 눈에 띄었는데 소화전에 별도의 개폐 밸브가 없었습니다. 홍콩 소방관에게 물었더니 “제수변으로 소화전을 개폐하기 때문에 별도의 개폐 밸브가 없다”고 했습니다.

 

소화전 상단에는 화살표를 그려 주변의 제수변 위치를 찾기 쉽게 해 놨습니다. 좀 더 이동하다 보니 노란색 소화전이 보여 소화전 색상에 따른 의미가 있는질 물었더니 빨간색 소화전은 청수고, 노란색 소화전은 해수가 나온다고 알려줬습니다. 그래서 “해수를 소방펌프로 작동시키면 소방펌프가 고장 날 텐데요?”라고 물었더니 “홍콩 소방관들도 해수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교육훈련 시설에는 녹색으로 색칠한 소화전이 있어 교육생들에게만 사용한다고 했으나 아쉽게도 녹색 소화전 사진은 없습니다. 

 

▲ [사진 2] PO LAM FIRE St.와 PO LAM AMBULANCE Dep.

▲ [사진 3] FIRE St. 아침 장비 점검


PO LAM FIRE STATION은 1989년 2월 21일 개서한 약간 오래된 소방서입니다. 차고 앞 공터를 기준으로 PO LAM AMBULANCE DEPOT를 마주 보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외국 소방서를 방문하는 게 처음이어서 이곳저곳 신기한 표정으로 둘러봤습니다. [사진 4]처럼 차고에는 각 출동 차량에 편성된 당일 근무자의 이름을 붙여 놓습니다. 진압대원이 탑승한 출동 차량에는 대원별 화재 현장 진입시간과 공기압 잔량을 기록하는 상황판([사진 5] 참조)을 운용하고 있었습니다.

 

▲ [사진 4] PO LAM FIRE St. 출동대

▲ [사진 5] PO LAM FIRE St. 상황판




 

 

 

 

 

 

 

 

 

 

 

 

 

 

 

 

정리의 날

지역 소방서 방문을 마치고 홍콩소방학교로 복귀해 간단하게 수료식을 진행했습니다. 강의실에서 그동안 공부했던 내용 중 궁금한 사항에 대해 질문과 토의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토의 시간에 인상적이었던 건 ‘홍콩소방학교 격실 화재 진압 교육팀(Compartment Fire and Behaving Training Team) 교관들이 대형화재 발생 시 출동을 나간다’는 거였습니다. 이들은 3개 조로 출동대를 나눠 출동에 대비하고 있었습니다.

 

대형화재가 발생하면 H자동차의 O라티 정도 크기의 출동 차량으로 한 개조부터 순차적으로 화재 현장에 투입됩니다. 따라서 교관들이 화재 현장과 동떨어진 훈련장에서만 화재진압 활동을 연구하는 게 아니라 현장에서 직접 적용 가능한 전술을 연구한다는 사실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홍콩소방학교 실화재 훈련장에서 사용하는 연료는 Chipboard1)입니다. 많은 종류의 연료 중 Chipboard를 사용하는 건 홍콩소방학교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이 민원을 제기해 연소 시 대기오염물질이 적고 훈련목적을 충족하는 높은 열량의 연료를 사용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 [사진 6] 수료식

▲ [사진 7] 질문 시간

 

마지막으로  ‘화재 현장에 도착했을 때 정말로 Gas cooling이 필요한 현장인가?’, ‘Gas cooling을 위한 분무 주수 시 정말로 주변 온도가 냉각되는가?’, ‘화재 현장 대부분에서는 미연소 가스가 내 머리 위까지 내려앉은 기억이 없다’ 등의 얘기가 오갔습니다.

 

화재 현장은 모든 상황이 다릅니다. 격실의 크기나 단열 정도, 격실 내 화재 하중 등의 조건이 모두 제각각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현장에서 Gas cooling을 할지 표면 냉각을 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화재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제가 읽었던 교재(Fire dynamics technical approach, tactical application2))에서는 약 70㎡의 면적, 약 4m의 높이 이하의 거주 격실 화재에서 Gas cooling 효과가 크다고 했습니다. 관창수가 쪼그려 앉은 자세에서 관창으로 분무 주수의 각도(Cone angle)가 45°, 방수압이 약 7㍴일 때 최대 4m까지 물방울이 도달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4m 이상 높이의 공간에서는 냉각시키기 어려운 가연성 가스가 축적돼 관창수를 위협할 수도 있습니다. 또 최대 70㎡의 면적을 초과한 공간에서는 가연성 가스가 관창수 주위로 흐를 수 있습니다. 흐르는 가연성 가스들은 환경에 따라 변화되는 공기 유동으로 인해 작은 소용돌이가 만들어져 관창수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Gas cooling에 효과적인 분무 주수 시 물방울 지름은 약 0.3㎜ 크기가 냉각 효과가 가장 좋다는 연구결과가 있어 이에 대한 의견도 나눴습니다(Training with intent – effective hose stream techniques, John McDonough (Sydney, Australia) & Karel Lambert (Brussels, Belgium)3)).

 

결론은 우리가 현장에서 Gas cooling을 위한 분무 주수 후 Gas cooling의 효과가 나타나는지 아니면 더 위험한 상황으로 변하는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겁니다. 따라서 관창수의 경험은 매우 중요합니다. 실화재 훈련장에서 사용하는 연료인 나무 팔레트, 섬유판(Fiber board) 등은 실제 화재 현장인 주방과 거실의 플라스틱 가전제품, 폴리우레탄 폼 소파 등의 연료와 달라 화재 진행 속도와 성상에 차이가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5일간 여정의 기록

지금까지 2019년 10월 홍콩소방학교 CFBT 교육과정을 참가한 내용을 6회에 걸쳐 얘기해 드렸습니다. [표 1]은 Benjamin Walker, Shan Raffel 선생님이 쓴 ‘Fighting Fire4)’에 나온 표입니다(서울소방학교 이 모 교관님의 도움을 받아 번역했습니다). 격실(건물) 화재 진압현장에서 사용하는 진압전술과 배연전술을 구조화시킨 표입니다. 

 

▲ [표 1] 건물 화재 진압 전술

 

홍콩소방학교에서 저는 진압 전술 부분에서 Gas cooling을 중심으로 한 펄싱 주수기법을 배우고 화점으로 접근하면서 시행하는 화점 주수기법과 펜슬링 주수기법을 배웠습니다. 건물 외부 주수와 내부진압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전환공격법도 배웠습니다.

 

배연전술 부분에서는 차단배연 전술을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연기차단커튼에 대해, 자연배연 부분에서는 연기 자체의 부력과 건물 외부의 바람을 이용한 수직ㆍ수평배연을 배웠습니다. 외부에서 송풍기를 이용한 방어적 양압배연 전술을 이용해 화점실 인접 격실에 연기가 침투하는 걸 방어하는 방법과 여러 개로 이어진 격실의 연기를 배연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배웠습니다.

 

이 밖에도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해 열기와 연기의 흐름을 읽어 진압전술과 배연전술을 결정하고 적절하게 수행되는지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또 Utech 등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우리가 개인안전보호장구를 착용하고도 어느 정도의 온도에서 열 손상을 받는지에 대해서도 공부했습니다. 

 

화재를 읽어라!

오후 실습훈련장에서는 [사진 8]처럼 격실 화재 현장에서 자세를 낮추고 재빠르게 이동하는 방법에 대한 토의가 있었습니다. 오른손잡이를 기준으로 오른손으로 피스톨 관창을 잡고 오른 겨드랑이에 수관을 끼운 후 오른 무릎을 세우고 왼 무릎을 바닥에 놓은 위치에서 시작합니다. 앞으로 이동하기 위해선 [사진 8. ①]처럼 오른발을 앞으로 쭉 뻗습니다. 이후 [사진 8. ②]처럼 왼손을 바닥을 짚고 [사진 8. ③]처럼 상체를 앞으로 밀면서 왼 무릎을 끌어 앞으로 보냅니다. 뒤로 이동하기 위해선 상기의 방법을 역순으로 하면 됩니다.

 

▲ [사진 8] 관창 파지 이동법

 

피스톨 관창을 휴대하는 여러 가지 파지법이 있습니다. 두 번째 날 Long Attack 훈련 후 디브리핑 시간에 ‘모든 소방관은 격실 화재 현장에서 상황에 따라 재빠르게 후퇴하면서 화염을 항상 주시하고 언제든 방수할 방법을 늘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이러한 후퇴 행동을 해야 할 때 유용한 관창파지법 입니다(명확한 이해를 위해 관창 보조의 사진은 생략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화재 성상의 변화를 다시 한번 관찰하기 위해 화재실에 연료를 적재하고 화재실로 들어가기 전 방화복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화재실에서 화재 발생부터 성장기를 통해 중성대가 내려오는 걸 관찰하면서 더는 뜨거운 열기를 버티지 못할 때까지 화재 성장을 관찰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 [사진 9] 자주색 복장의 교관들과 노란색 복장의 교육생들

▲ [사진 10] TIC를 통한 열기관찰

▲ [사진 11] 중성대 하강


마지막 디브리핑 내용으로 일주일간의 교육내용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CFBT는 화재성상, 화재의 성장ㆍ배연에 대한 내용을 격실(건물)화재 진압활동의 측면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화재성상과 진압전술의 운용 효과에 대한 이해를 중시합니다.

 

CFBT에서 설명한 방법이 모든 화재 현장에서 적용되는 건 아니지만 화재 현장에 효과적인 대응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방관 자신의 안전과 요구조자의 생존에 있어 화재성상과 주요 화재성상 지표를 이해하는 건 매우 중요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소방관이 CFBT 교육을 통해 화재진압 현장에서 안전한 현장활동을 할 수 있길 바랍니다.

홍콩소방학교 CFBT 팀에 경의를, 그리고 우리의 미래에 희망을

홍콩소방은 1842년 난징조약 이후 약 150년의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홍콩소방학교에서는 2008년부터 CFBT에 관심을 두고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특히 외국 선진소방으로부터 CFBT를 도입하면서 홍콩의 실정에 맞는 기법들을 특성화시켰다는 것에 굉장히 놀라웠습니다.

 

고층건물, 따뜻한 섬나라, 좁은 거실(격실), 많은 화재하중, 높은 인구밀도 등 도시환경에서의 건물화재 진압에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처음 소방관으로 입문하는 교육인 후보생과정에서부터 CFBT 교육을 받고 실무에서 화재진압활동을 하는 소방관을 대상으로 약 2년에 한 번씩 하루 정도의 과정으로 CFBT 보수교육 과정도 운영합니다. 

 

우리 대한민국 소방에서도 CFBT 교육과정을 모든 소방관이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면 격실 화재 진압현장에서 모든 소방관이 현장 상황 인식능력이나 제한된 정보만으로도 효과적인 판단능력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일주일간 열성적으로 교육을 진행해 주신 홍콩소방학교 CFBT 교관님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1) Particle board – also known as particleboard, low-density fibreboard (LDF), and chipboard – is an engineered wood product manufactured from wood chips and a synthetic resin or other suitable binder, which is pressed and extruded.[1] Particle board is often confused with oriented strand board (also known as flakeboard, waferboard, or chipboard), a different type of fiberboard that uses machined wood flakes and offers more strength. ; 위키피디아

2) Fire dynamics technical approach, tactical application, Limitation of the short pulse, P. 94~95, Karel Lambrt, Siemco Baaij, Sdu Uitgevers. 2015.

3) International Structural Fire Conference, 09-10 June 2014, Ryn John McDonough, Karel Lambert: Training with intent – effective hose stream techniques. 

4) Fighting Fire, P. 8 & 108, Benjamin Walker, Shan Raffel, Pavilion Publishing and Media Ltd.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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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산소방서_ 최기덕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0년 6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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