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연속기획- 화마를 물리치는 건축자재 ⑤] “화재확산 고리 끊는다”… 불연 금속 천장재의 해법, (주)젠픽스

화재사고 목도 후 천장재 시공업체서 제조업체로 탈바꿈
국내 최초 갈바륨 금속 천장재 개발, 용융점 1530℃ 달해
내진ㆍ내풍압 성능까지 확보… 수요자 맞춤형 디자인 제공도
흡음성 갖춘 SDMC, 재난안전ㆍ우수조달 등 각종 인증 획득
권영철 대표 “정부가 넘치는 성능미달 제품 근절에 앞장서야”

광고
박준호 기자 | 기사입력 2025/11/25 [10:17]

[연속기획- 화마를 물리치는 건축자재 ⑤] “화재확산 고리 끊는다”… 불연 금속 천장재의 해법, (주)젠픽스

화재사고 목도 후 천장재 시공업체서 제조업체로 탈바꿈
국내 최초 갈바륨 금속 천장재 개발, 용융점 1530℃ 달해
내진ㆍ내풍압 성능까지 확보… 수요자 맞춤형 디자인 제공도
흡음성 갖춘 SDMC, 재난안전ㆍ우수조달 등 각종 인증 획득
권영철 대표 “정부가 넘치는 성능미달 제품 근절에 앞장서야”

박준호 기자 | 입력 : 2025/11/25 [10:17]

하루 평균 100건 넘게 발생하는 우리나라 화재사고. 화재 방호는 소방시설을 갖추도록 한 ‘소방법’과 건축물의 구조적 안전성을 규제하는 ‘건축법’ 내에서 형성된다.

 

대형 화재는 소방시설의 문제와 함께 건축물이 자체적인 화재 취약성을 가져 나타난 사례가 대다수다. 우린 과거 수많은 화재사고에서 이를 목도했다. 소방과 건축의 ‘조화’가 중요한 이유다.

 

그래서 <FPN/소방방재신문>이 ‘화마를 물리치는 건축자재’라는 특별 기획 코너를 마련했다. 소방시설만큼 중요한 내화(耐火)건축자재 기업을 소개한다. 다섯 번째 주인공은 ‘1명이라도 더 살린다’는 슬로건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불연 금속 반자 마감재 기업 (주)젠픽스다.

 

돈을 좇던 청년, 화재안전에 눈 뜨다

▲ (주)젠픽스 사옥 전경  © FPN


(주)젠픽스(대표 권영철)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불연 금속 반자 마감재(천장재) 전문기업이다. 권 대표는 목욕탕 수납장 사업을 하는 아버지를 도와드리다 천장재에 관심을 두게 됐다.

 

천장재가 모든 건축물에 설치되는 만큼 수요가 많은 데다 공사가 어렵고 힘들어 나름 ‘블루오션’이라고 판단해서다. 그는 2009년 부산광역시에 젠픽스를 설립했다. 젠픽스는 ‘천장’을 뜻하는 제니스(Zenith)와 ‘고정’이란 의미인 픽스(Fix)를 합친 말이다.

 

젠픽스는 천장재 전문 시공업체로 출발했다. 석고보드와 석고텍스, 마이톤 등 불연등급뿐 아니라 플라스틱 천장재까지 모두 취급한다. 깔끔한 공사와 철저한 사후관리, 특유의 영업력으로 부산에서 믿고 맡길 수 있는 회사로 자리 잡았다.

 

그러던 중 2010년 부산 우신골든스위트 주상복합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불은 4층 미화원 작업실에서 전기적 요인에 의해 시작됐다. 불길은 가연성 알루미늄 외벽마감재를 타고 꼭대기 층까지 삽시간에 번졌다. 이 사고로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부산을 대표하는 건축물이 불길에 휩싸인 장면은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다.

 

부산이 고향인 권 대표는 큰 충격을 받았다. 상대적으로 화염에 안전하다고 생각한 알루미늄이 화재확산의 매개체가 됐다는 이유에서다. 이 사고는 권 대표가 시공을 넘어 제조를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그래서 개발한 제품이 바로 ‘갈바륨 금속 천장재’다.

 

국내 시장 선도하는 용융점 1530℃ 갈바륨 금속 천장재 

▲ 갈바륨 금속 천장재가 시공된 모습  © FPN


당시에도 불연 금속 천장재는 존재했다. 대부분 알루미늄 재질로 불에 강하고 시공이 간편해 현장에서 꾸준히 사용됐다. 그러나 권 대표는 갈바륨 천장재를 선택했다. 갈바륨은 알루미늄에 아연을 섞은 금속이다. 알루미늄보다 더 비싸고 공사가 어려운 데도 갈바륨을 고집한 이유는 단 하나, ‘화재안전’ 때문이다.

 

‘건축법’상 알루미늄은 불연재료로 분류된다. 하지만 용융점(불에 녹는 온도)은 660℃로 불이 최성기에 도달하면 녹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이에 반해 갈바륨의 용융점은 1530℃다. 알루미늄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셈이다.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지더라도 화재안전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강한 신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젠픽스는 2013년 갈바륨 금속 천장재 개발에 성공하고 본격적인 공급에 나섰다. 처음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2019년 은명초등학교, 2020년 울산 삼환아르누보, 2021년 남양주 부영애시앙 주상복합 화재 등 가연성 천장재가 불쏘시개가 된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자 수요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21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국내 천장재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구축했다.

 

화염은 물론 지진과 태풍에도 끄떡없는 DMC


KS인증을 획득한 갈바륨 금속 천장재(DMC, Design Metal Ceilings)는 화염에 강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시험 결과 질량 감소율은 0.38(합격 판정 기준 30 이하), 최고온도, 최종 평형 온도와의 온도 차는 평균 2.1℃(합격 판정 기준 20℃ 이하)에 불과했다.

 

가스유해성 시험에서도 평균 14분 57초(합격 판정 기준 9분 이상)를 기록하는 등 뛰어난 성적으로 불연성능을 인정받았다.

 

천장재는 사람 머리 위, 외부에 설치되는 특성상 지진과 태풍에도 견딜 수 있어야 한다. 탈락 시 큰 부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갈바륨 금속 천장재는 우수한 내진성과 내풍압성을 갖췄기에 지진과 태풍에도 견딜 수 있다는 게 젠픽스 설명이다.

 

비결은 이탈 방지캡이다. 젠픽스에 따르면 보통 천장재는 구조틀에 클립바 클립만으로 고정한다. 하지만 이 클립만으로는 강한 외부 충격 시 천장재의 이탈을 막기 어렵다.

 

젠픽스가 자체개발한 이탈 방지캡은 가로ㆍ세로 50, 두께 1㎜로 천장재끼리 맞닿은 부분에 설치한다. 지진방재연구센터 시험 결과 국내 최고 수준의 내진 시험성적서(1.8G)를 획득했고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으로부터는 57㎧ 풍속에서도 버틸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보통 건축물이 0.2~0.3G 수준으로 설계되고 우리나라에 상륙한 가장 강력한 태풍(매미)의 최대 풍속이 51.1㎧인 걸 고려하면 웬만한 악조건에서도 하중을 견딜 수 있다는 게 젠픽스 주장이다.

 

불연에 흡음까지… 재난안전ㆍ우수조달제품 등 각종 인증 획득한 SDMC


SDMC(Sound absorption Design Metal Ceilings)는 DMC에 흡음성능을 갖춘 제품이다. DMC에 작은 구멍을 뚫은 게 특징이다. 하나의 천장재엔 지름 1.8㎜의 구멍이 5㎜ 간격으로 총 2만8920개 천공됐다. 천장재 안쪽엔 불연 재질(그라스울)의 부직포가 부착됐다. 이 구멍과 부직포가 흡음 역할을 한다.

 

SDMC는 제품 출시에만 5년이 걸렸다. 구멍이 작으면 흡음성능이 떨어지고 반대로 너무 크면 자칫 불길의 통로가 될 수 있어서다. 화재안전과 흡읍성을 동시에 갖춘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부직포의 접착제도 난제였다. 불연시험은 부직포를 붙인 상태에서 진행되는데 불에 타지 않는 접착제를 찾는 게 매우 어려웠다. 젠픽스는 부산대학교 산학협력단과 공동으로 불연 접착제를 개발했고 결국 시험을 통과해 불연등급을 인정받았다.

 

이뿐 아니라 SDMC는 우수조달제품(조달청)과 혁신제품(중소벤처기업부ㆍ조달청), 녹색기술인증ㆍ녹색기술제품(국토교통부), 재난안전제품(행정안전부)으로도 지정받았다.

 

정사각형, 직사각형 등 두 가지 타입으로 제작되는 SDMC는 화이트, 실버, 블랙, 아이보리 등으로 구성된다. 로고나 캐릭터 등을 삽입할 수 있어 수요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전국 초ㆍ중ㆍ고등학교와 공공기관, 병원, 교회, 아파트 등 이미 많은 곳에서 젠픽스를 선택했다.

 

“전국에 즐비한 가연성 천장재… 시급히 교체해야 국민 안전 지킬 수 있을 것”

[인터뷰] 권영철 젠픽스 대표 

▲ 권영철 대표가 <FPN/소방방재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FPN


“그동안 천장재 화재확산 사고로 너무나 많은 국민이 죽고 다쳤다. 더는 이런 사고가 반복돼선 안 된다. 지금도 수만 개의 건물에 가연성 천장재가 구축된 실정이다. 천장재는 대부분 규격이 같아 재시공이 매우 수월하다. 화재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려면 불에 강한 천장재로의 교체가 시급하다”

 

‘1명이라도 더 살린다’. 권영철 대표가 직접 지은 젠픽스 슬로건이다. 과거 가연성 천장재를 시공하면서 생긴 죄책감 때문일까. 그는 ‘화재’라는 단어만 나오면 눈빛부터 바뀌었다. 

 

권 대표는 “의정부 대봉그린아파트와 인천 그랜드팰리스 호텔 화재는 1층 필로티에서 시작했지만 건물 외벽으로 빠르게 번졌다”며 “천장재를 타고 불이 덩치를 키운 게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수많은 화재에서 천장재가 장작 역할을 했지만 아무도 신경을 못 썼다. 현장 도착 시 이미 다 타서 없어졌기 때문”이라며 “이제라도 많은 전문가가 가연성 천장재의 위험성을 인지하는 게 다행이지만 뒤늦게 주목받은 건 아쉬운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필로티 천장재의 화재안전과 관련한 규정은 2016년 4월 8일이 돼서야 시행됐다. 개정된 지 10년이 채 되지 않은 만큼 불에 취약한 천장재가 전국에 즐비하다는 게 권 대표 설명이다.

 

현재 정부는 제천 스포츠센터와 밀양 세종병원 화재를 계기로 2019년부터 화재안전성능보강 지원사업을 시행 중이다. 가연성 건축자재를 사용한 건축물 중 스프링클러 설비가 없는 일부 건축물이 시설을 보강하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설치 비용을 보전하는 제도다.

 

또 서울 은명초등학교 화재를 계기로 서울교육청과 경기교육청은 가연성 천장재를 준불연 이상으로 교체하는 사업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이다.

 

권 대표는 “기업의 이윤 창출 때문에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는 것 아니냐고 지적할 수도 있겠지만 결코 아니다. 우리 외에도 금속 천장재를 취급하는 업체가 많다”면서 “국민 머리 위에 가득 있는 가연성 물질을 더는 보고만 있을 수가 없다”고 힘줘 말했다.

 

현장에 난무하는 불량제품에 대한 걱정도 드러냈다. 권 대표에 따르면 ‘산업표준화법’상 교육시설 등 공공기관은 KS인증을 받은 제품을 우선 구매해야 한다. 그러나 KS인증이 없는 천장재가 구축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일부 비양심적인 업체가 성능이 미달한 제품을 납품한다는 게 권 대표 주장이다.

 

권 대표는 “KS규격 (KS D 7081)에 따르면 강판뿐 아니라 흡음을 위한 부직포 등 모든 게 불연성능을 충족해야 하지만 방염성능에 불과한 부직포를 사용한 자재가 현장에 설치되기도 한다”면서 “천장재는 한 번 시공되면 뜯어내지 않는 이상 불량자재인지 확인할 수 없기에 악용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화염을 막는 흡음재의 화재안전성이 떨어지면 열기가 천장과 반자 사이에 모이게 되고 이는 불이 확산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며 “국토교통부가 공사현장을 불시에 점검하는 건축 안전모니터링을 더욱 세심하게 운영해 불법 자재 유통 근절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젠픽스는 앞으로 제품의 화재안전성 강화는 물론 공간의 미적 요소까지 반영한 제품군 확대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권 대표는 “천장재는 단순 건축자재가 아닌 화재확산을 막는 1차 방어막”이라며 “계속해서 품질을 높이는 건 물론 최근 인테리어를 중시하는 분위기가 확산한 만큼 색감과 디자인까지 고려한 제품 개발에 힘쓰겠다”고 전했다.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

광고
포토뉴스
[릴레이 인터뷰] “환자를 ‘사례’ 아닌 ‘사람’으로 바라보는 응급구조사 되길”
1/5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