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연속기획- 화마를 물리치는 건축자재 ②] “우레탄은 불에 취약하다?” 상식 깬 안전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주)경동원

10년간 연구개발 끝에 유기 우레탄으로 국내 최초 준불연 성능 확보
스프레이폼ㆍ보드ㆍ패널ㆍ방화문까지, ‘xafe 시리즈’ 제품 라인 완성
“화재 안전에 국가 에너지 절감까지”… 패러다임 전환으로 시장 선도
이상윤 소장 “준불연성 우레탄은 이제 시작, 혁신적 개발 이어갈 것”

광고
박준호 기자 | 기사입력 2025/07/25 [09:58]

[연속기획- 화마를 물리치는 건축자재 ②] “우레탄은 불에 취약하다?” 상식 깬 안전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주)경동원

10년간 연구개발 끝에 유기 우레탄으로 국내 최초 준불연 성능 확보
스프레이폼ㆍ보드ㆍ패널ㆍ방화문까지, ‘xafe 시리즈’ 제품 라인 완성
“화재 안전에 국가 에너지 절감까지”… 패러다임 전환으로 시장 선도
이상윤 소장 “준불연성 우레탄은 이제 시작, 혁신적 개발 이어갈 것”

박준호 기자 | 입력 : 2025/07/25 [09:58]

하루 평균 100건 넘게 발생하는 우리나라 화재사고. 화재 방호는 소방시설을 갖추도록 한 ‘소방법’과 건축물의 구조적 안전성을 규제하는 ‘건축법’ 내에서 형성된다.

 

대형 화재는 소방시설의 문제와 함께 건축물이 자체적인 화재 취약성을 가져 나타난 사례가 대다수다. 우리는 과거 수많은 화재사고에서 이를 목도했다. 소방과 건축의 ‘조화’가 중요한 이유다.

 

그래서 <FPN/소방방재신문>이 ‘화마를 물리치는 건축자재’라는 특별 기획 코너를 마련했다. 소방시설만큼 중요한 내화(耐火)건축자재 기업을 소개한다. 두 번째로 (주)경동원을 찾았다.

 

혁신적 단열재로 내화자재 시장 ‘우뚝’

▲ (주)경동원 아산공장 전경  © FPN

 

(주)경동원(대표 손연호)은 ‘펄라이트’로 승승장구한 (주)삼손이 모태다. 펄라이트는 유리질 암석인 진주암을 고온으로 가열해 팽창시킨 무기 소재다. 불연성은 물론 다공성 구조로 단열성이 매우 뛰어나다. 무게가 가볍고 유독가스가 발생하지 않는 특성도 있다.

 

경동원은 1983년 일본 미쓰이 금속광업(주)와 기술 제휴를 통해 국내 최초로 산업용 펄라이트 보온재를 개발했다. 이후 펄라이트는 내화 피복재(에스코트NF)와 천장 불연 뿜칠 마감재(에스코트NT), 인공토양(파라소) 등 다양한 제품군에 활용됐다. 

 

국내 펄라이트 산업을 선도하던 경동원은 1999년 업역을 확대하는 결정적 계기를 맞이한다. 바로 유치원생 19명 등 23명이 사망한 화성 씨랜드 참사다. 이 사고로 경동원은 ‘화재 안전’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이후 경동원은 내화 단열 전문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했다. 특히 단열성능은 우수하지만 화재 안전엔 취약했던 우레탄으로 준불연 성능을 갖춘 제품 라인 개발에 성공하면서 내화 단열 시장 선도기업으로 우뚝 섰다.

 

2019년엔 화재뿐 아니라 생활환경, 시공환경의 안전도 고려한 차세대 우레탄 단열재 ‘xafe(Extra + Safe 합성어) 시리즈’를 출시해 시장에서 더욱 주목받았다. xafe 시리즈는 세이프폼(스프레이폼)과 세이프보드(단열재), 세이프패널(샌드위치 패널), 세이프도어(방화문) 등으로 구성된다. 

 

내ㆍ외부 모두 기밀 시공 가능한 ‘세이프폼’

▲ 경동원의 세이프폼  © FPN

 

‘세이프폼’은 국내 최초의 준불연 우레탄 스프레이폼이다. 석고보드나 알루미늄 보호면재 없이 단일소재로 준불연 성능을 확보한 게 특징이다. 뿜칠 방식이기 때문에 건축물 내부 천장이나 벽체, 외부 필로티 등 모든 공간에 기밀한 시공이 가능하다.

 

경동원에 따르면 ‘세이프폼’은 실물모형 화재 시험(KS F 8414) 결과 화염이 닿았을 때 표면에 일정 규모의 탄화층이 형성되면서 화재 확산이 일어나지 않았다. 가열 테스트에선 스스로 소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우수한 화재 안전 성능으로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으로부터 준불연 성능을 획득했다. 또 열전도율은 0.022W/mK 이하로 단열성능이 뛰어나다.

 

네 박자 고루 갖춘 차세대 단열재 ‘세이프보드’

▲ 경동원의 세이프보드  © FPN

 

‘세이프보드’는 알루미늄 면재에 준불연 우레탄 단열재를 합쳐 만든 고성능 단열재다. 닫힌 셀 구조로 수분 흡수율이 낮아 단열성능(열전도율 0.020W/mK 이하)은 물론 내구성까지 뛰어나다. 또 고단열 효과로 두께가 얇아 운반과 시공이 간편하다. 건물에 가해지는 하중 부담도 적다. 

 

화재 안전성도 우수하다. 석재와 알루미늄 복합패널, 벽돌, 칼라강판, 세라믹사이딩, 알루미늄 시트패널 등 각 시스템과 함께 실물모형 화재 시험(KS F 8414)을 했을 때 모두 준불연 성능을 충족했다.

 

화재 안전은 물론 고성능 단열효과와 탁월한 시공성, 다양한 마감재와의 호환성 등 네 박자를 고루 갖춘 차세대 건축자재라는 게 경동원 설명이다.

 

화재 안전에 경제성까지… ‘세이프패널’

▲ 경동원의 세이프패널  © FPN

 

‘세이프패널’은 강판 사이에 준불연 우레탄 심재를 넣은 제품이다. 지붕과 외벽, 내벽 패널로 구분되며 완제품 형태로 납품되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2021년 심재까지 화재 안전성 시험을 거치도록 한 복합자재에 대한 ‘건축법’ 강화 조치 이후 개발된 제품이다.

 

지붕 타입은 표준화된 규격으로 결합방법이 용이하고 시공 역시 간편하다. 지붕 마감재를 고정ㆍ지탱하는 골조 자재(펄린, Purlin) 간격을 1500㎜로 설치할 수 있어 공사비뿐 아니라 시공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외벽 패널은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외관 연출이 가능하다. 복합자재 품질인정을 보유한 내벽 패널은 철골 없이도 시공이 가능해 효율적이고 경제적이다. 소비자 니즈에 맞게 다양한 색상과 미려한 디자인을 제공한다는 것도 장점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으로부터 실물모형 화재 시험(KS F 8414)에서 준불연 성능 인정을 받았다. 열전도율은 0.020W/mK 이하다. 그간 샌드위치패널이 화재에 취약하다는 상식을 깨버린 차세대 안전 패널이다.

 

6대 복합성능 충족하는 ‘세이프도어’

▲ 경동원의 세이프도어  © FPN

 

‘세이프도어’는 차염과 차연, 차열 등 모든 성능을 갖춘 방화문이다. 화재 시 90분 동안 화염을 차단할 수 있고 60분 동안 표면 온도를 평균 140℃ 이하로 유지하며 열을 차단한다.

 

이중 패킹 날개구조로 내구성과 보안성능을 높였고 우수한 기밀성으로 화재 시 연기와 유독가스를 효과적으로 차단한다.

 

또 내구성 강한 스틸 강판 안에 준불연 우레탄 단열재를 넣은 ‘세이프도어 플러스’는 기존 방화문에 비해 높은 단열성은 물론 내화성을 갖춰 품질인정을 획득했다.

 

“화재 안전과 에너지 절약, 사회 안전망 기여 기술로 정진할 것”

[인터뷰] 이상윤 경동원 기술연구소장

▲ 이상윤 경동원 기술연구소장  © FPN

 

“그동안 우레탄은 불에 취약하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하지만 그런 선입견을 깨고 10년간의 연구 끝에 국내 최초로 준불연 우레탄 단열재 개발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단열재에 대한 화재 안전제도가 마련되지 않았는데도 선제적으로 개발을 추진했다는 점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 화재 안전법령이 해마다 강화됐지만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멀다. 제도개선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안타까운 인명사고를 막을 수 있다”

 

이상윤 경동원 기술연구소장은 경동원의 내화 단열 자재 제품 라인의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책임자다. 고분자공학으로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2008년 주임연구원으로 경동원에 입사했다. 과장과 차장, 부장 등을 거쳐 지난 2023년 만 45세라는 이른 나이에 연구소장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이 소장은 “씨랜드 참사 당시 스티로폼(EPS) 단열재가 폭발적으로 연소하면서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며 “이 사고를 계기로 경동원은 2007년 준불연 EPS 단열재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EPS 단열재가 씨랜드 화재 확산의 주범으로 지목됐지만 관련 법령은 바뀌지 않았다. 결국 시장의 미성숙으로 제품 중단에 이르렀다.

 

하지만 화재사고는 끊이지 않았다. 경동원은 언젠가 단열재의 화재 안전기준이 제도화될 거란 확신 아래 우레탄계 단열재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이 소장은 “우레탄은 값이 조금 비싸지만 무기질은 물론이고 EPS보다도 단열성능이 월등히 뛰어나다”며 “기후위기로 탄소 중립과 에너지 절약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고단열 시장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우레탄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 소장에 따르면 우레탄 등 유기제품과 그라스울 등 무기제품은 단열성과 화재 안전성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유기제품은 단열성이 우수한 반면 화재에 매우 약하고 무기제품은 단열성이 유기제품보다 떨어지지만 화재에 강하다. 단열성을 유지하면서 화재에도 견딜 수 있는 그 절충점을 찾는 게 연구개발의 핵심 과제였다. 하지만 유기질과 무기질은 기본 구성 성분이 달라 화학적 결합 자체가 매우 어렵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소장은 “우레탄의 화재 안전성을 확보하는 건 워낙 까다로운 작업인 데다 단열재에 대한 강제 규정도 없는 상태였기에 개발할 때 고민이 많았다”며 “하지만 가연성 단열재로 인한 화재사고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판단하에 개발을 강행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년간의 연구 끝에 2019년 국내 최초로 준불연성 우레탄 단열재를 선보였다”면서 “스프레이폼을 시작으로 세이프도어와 세이프보드, 세이프패널까지 연이어 개발에 성공하며 준불연 우레탄 단열재 제품 라인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소장은 화재 안전성을 갖춘 우레탄 개발은 이제 겨우 출발점에 섰다고 평가한다. 그는 “우레탄이 그라스울, 미네랄울보다 단열성능이 우수하다는 건 거스를 수 없는 부분”이라며 “중요한 건 화재 안전성인데 불에 더 강한 우레탄이 개발되면 단열재 시장의 주도권은 자연스레 우레탄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경동원은 매년 연구원을 15~20% 증원하고 공장을 확충하는 등 더 나은 제품 개발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국내 화재 안전기준의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견해도 밝혔다. 특히 지하주차장 단열재 관련 법령의 미비점을 언급하며 실효성 있는 기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소장은 “2022년 발생한 대전 현대 아울렛 화재 당시 가연성 우레탄폼 단열재로 불이 크게 확산했다”며 “‘건축법’에선 실내에 접하는 부분만 방화에 지장이 없는 재료로 사용하도록 규정돼 있어 사실상 단열재의 화재 안전기준이 부재한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전국 지하 대공간 천장 곳곳에 얼마나 큰 양의 가연성 단열재가 붙어있는지 가늠조차 안 된다”며 “지하주차장은 외기와 막혀 있어 화재 시 더욱 피해가 커질 수 있는 만큼 하루빨리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경동원은 앞으로 화재 안전은 물론 쾌적한 주거환경에 더욱 매진할 계획이다. 이 소장은 “경동원의 모든 임직원은 화재에 안전한 건축 자재를 생산해 사회 안전망에 이바지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앞으로 화재 안전과 건축물 에너지 절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 경동원 기술연구소 전경  © FPN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

[연속기획] 관련기사목록
광고
[연속기획]
[연속기획- 화마를 물리치는 건축자재 ②] “우레탄은 불에 취약하다?” 상식 깬 안전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주)경동원
1/6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