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3명 숨진 광명 아파트, 스프링클러 없고 화재 취약한 필로티 구조… 10년 전 의정부 화재 ‘판박이’주차장 반드시 거쳐야만 오갈 수 있는 유일한 출입구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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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광명 오크팰리스 아파트 © 연합 |
[FPN 최영 기자] = 화재로 3명이 숨진 광명 아파트는 2012년 건축허가를 받은 소규모 아파트로 스프링클러설비는 아예 없었고 필로티 구조 역시 화재에 취약한 형태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10년 전 화재로 4명이 숨지고 126명이 다친 의정부 대봉그린빌 아파트 화재와 판박이여서 당시 악몽이 재현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FPN/소방방재신문> 취재결과 17일 화재로 3명이 숨진 오크팰리스 아파트는 지난 2012년 6월 1일 건축허가를 받아 2014년 7월 24일 사용승인이 이뤄졌다.
이 건물의 건축물대장에 따르면 연면적 4050㎡, 지하 1층, 지상 10층 규모로 지어졌다. 지하에는 주차장과 펌프실, 발전기실, 관리실이 들어서 있는 구조다. 지상 1층은 필로티 주차장과 계단실 출입구가 위치해 있으며 2층부터 10층까지는 45세대가 들어서 있다.
오크팰리스 아파트에는 스프링클러설비가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공동주택 스프링클러 설치 법규는 이 아파트가 허가받은 2012년 6월 기점으로 11층 이상일 경우에만 전층 설치 의무가 있었다. 이후 2018년부터 6층 이상 건물에는 모든 층에 설치하도록 법규가 강화됐다.
특히 인명피해를 키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필로티 구조 중에서도 가장 취약한 형태였다는 점이 꼽힌다. 주차장 내부를 반드시 거쳐야만 아파트 출입구로 들어갈 수 있는 구조다. 내부 1층 현관문 역시 유리 자동문으로 돼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내부 층계 초입에는 방화문이 있었는지도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 ▲ 화재가 발생하기 이전 촬영된 오크팰리스 필로티 주차장의 모습을 보면 아파트 출입구가 주차장 내부로 들어가야만 진입할 수 있는 구조다. © 네이버 지도 로드뷰 |
실제 지난 2015년 발생한 의정부 대봉그린빌 아파트 화재는 이 같은 건축물 구조가 화재 피해를 키운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됐다.<관련 기사 - [집중취재] 의정부 화재 피해 키운 주범은 “건축법”… 어떤 대책 필요하나>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유일한 피난로인 출입구 쪽이 완전히 봉쇄돼 버리기 때문이다.
2017년 26명이 숨진 제천스포츠센터 화재 때도 마찬가지였다.<관련 기사 - [단독] 화재 한 달… 소방 대응 이슈에 묻힌 ‘참사의 실체’> 주차장에서 발생된 두 사고 모두 화재 초기 불길이 유일한 주출입구를 막았고 방화문이 없어 인명피해를 키웠다.
또 하나 따져봐야 할 건 필로티 천장의 건축 자재들이다. 내부 외기 단열을 위해 필로티 천장 속 유기 단열재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필로티 천장 최종 마감재 역시 화재에 취약한 플라스틱 재질의 열경화수지로 만들어진 SMC 마감재가 쓰였을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사고 조사 과정에서 이 같은 문제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가 명확히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영주 경일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필로티 구조 중 출입구가 주차장을 반드시 경유해야 하는 구조는 과거 대형 화재 사례들처럼 위험성이 명확하다”면서 “이번 사고의 유사 사례 출현을 막으려면 사고 조사 과정에서 화재 위험을 키운 구조적 문제에 대한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필로티 건축물의 화재 상황에서 재실자의 피난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건축적 관점에서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