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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 아는 만큼 살린다 - 엉덩이 관절손상(Hip Joint Inj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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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남부소방서 박윤택 | 기사입력 2020/02/28 [17:40]

구급, 아는 만큼 살린다 - 엉덩이 관절손상(Hip Joint Injury)

경기 수원남부소방서 박윤택 | 입력 : 2020/02/28 [17:40]

사지 손상을 입은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고정 장치는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다. EMS종사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단단하거나 부드러운 형태 또는 원리를 활용한 장비까지 그 쓰임새에 맞게 지속적인 개발이 이뤄져 왔다.
구급대원이 재난현장에서 사용하는 고정 장치는 현장 상황에 따라 선택의 폭이 달라진다. 사고기전(유형)과 손상부위, 긴급한 구조와 빠른 응급 처치 간 우선 순위의 문제, 그리고 더 나아가 구급차까지의 이동거리 등의 요소는 모두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대상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119구급대는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에 따라 다양한 부목을 구비하고 있다. 인대(Ligament)나 건(Tendon) 손상에는 부드러운 부목 형태(Sam Splint, Air Splint)를 주로 사용하고 보다 넓은 부위를 고정해야 하는 경우에는 단단한 부목 형태(Wire Splint, Wooden Pad Splint)나 진공 부목을 사용하게 된다. 이러한 선택은 구급대원의 판단에 따라 이뤄진다.
외상환자의 사지손상, 그 중에서도 고관절 손상에 따른 부목의 활용은 매우 중요하다. 증상에 따라 주의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 이번 글에서는 이러한 고관절 손상에 대해 알아본다.

 


 

손상되는 유형에 따른 증상 및 징후는?
노인층에서 일어나는 고관절 손상의 가장 흔한 원인은 골다공증과 근육 약화다. 반면 청년층에서는 고에너지 손상(중증외상 기준과 부합)으로 인한 고관절 손상이 많고 탈골이나 좋지 못한 영양 상태, 관절 상태 불량 등의 원인으로 더 빠른 연령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구급대원들은 흔히 낙상(미끄러운 도로에서 넘어짐, 어지러움증으로 인한 넘어짐, 새벽 시간 화장실 또는 물을 마시러 가다 발생하는 넘어짐)이나 추락 등에 의한 고관절 손상 사례를 접하게 된다.


먼저 노인층의 경우를 살펴보자. 대부분의 노인층은 낙상 사고로 인한 신고가 많다. 그들은 고관절 손상이 있더라도 종종 걸어서 구급차를 타는 특징을 보인다.

 

이는 손상의 정도와 개인의 특성에 따라 차이는 있다. 하지만 청년층에 비해 통증에 둔감한 경우가 많고 넙다리네갈래근(quadriceps femories), 오금(hamstring)의 힘으로 버티는 것이 일부 가능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진다.

 

그리고 손상 초기 통증을 심하게 느끼지 못하거나 병원에 가는 것을 꺼려하는 경우가 많아 적정한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다. 현장에서 구급대원의 현명한 판단이 요구되는 이유다.


고관절 손상이 있을 경우 통증을 호소하며(VAS 5~6점) 주로 서혜부 부위 통증, 허벅지 아랫 부분, 무릎, 엉덩이 밑 부분까지 통증을 나타낸다. 움직일 때 찢어지는 듯한 느낌이 있다고 표현하는 환자들이 많다.

 

의미있는 고정이 왜 중요한가?

고관절이 손상됐을 경우 고관절 위부터 무릎 아래까지 함께 고정해야 한다. 부목의 고정은 통증 감소와 골편의 움직임을 제한해 근육 신경과 혈관의 2차 손상을 최소화하거나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

 

부목 사용으로 골절된 골편에 의한 연부조직(혈관, 신경, 근육, 척수)의 2차 손상(불완전 골절이 완전골절이 되는 것)과 폐쇄성 골절이 이송 도중 완전 골절이 되는 것을 예방한다. 통증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특히 골절을 당한 부위에 통증이 심한 것은 뼈를 감싸고 있는 골막(Periosterium)에 분포하는 신경이 예민해지기 때문인데 부목으로 이를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과도한 출혈을 예방하는 것에 있어서도 부목은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 [그림1] 좌) 넙다리뼈목의 주머니속골절(Intracapsular fracture of femoral neck)과 넙다리뼈의 돌기사이골절(interochanteric fracture of femur)의 여러 유형들 우) 하지손상으로 인한 변형(짧아진 다리, 바깥쪽으로 돌아간 발 모양)이 관찰되는 부분 

 

▲ [그림2] 각종 부목별 형태와 성능의 차이점


현장 경험을 통한 부목 선택의 원칙
부목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크게 네 가지 정도로 분류할 수 있다.

 

1. 상처 평가와 부합하는 고정력을 지닐 것
2. 신속하고 정확하게 고정이 가능할 것
3. 무게가 가볍고 이동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
4. 다른 고정 장치와 연결해 사용할 때 장애가 되지 않을 것

 

부목을 선택했다면 고정에 있어 필요한 다음의 여덟 가지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1. 손상부위를 노출해 상처를 확인하고 상처부위가 압박되지 않도록 고정
2. 말단부위 PMS(순환 움직임 감각)는 반드시 고정 전ㆍ후에 평가돼야 하며 고정 전ㆍ후로 관찰해야 한다.
3. 고정 원칙은 손상된 부위의 위ㆍ아래 관절을 모두 포함해 고정돼야 한다. 만약 실패하게 된다면 주변 관절의 움직임은 손상부위 근육들과 연결돼 있으므로 불필요한 움직임이 발생돼 손상부위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4. 고정할 때 뼈의 돌출된 부분이 단단한 부목과 직접 맞닿게 된다면 조직이 허혈이나 통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부드러운 쿠션이나 천 같은 것을 덧대 예방한다.
5. 손상부위를 평가하거나 해부학적 모양으로 정렬하게 된다면 단 한 번에 해결해야 한다.
6. AAOS(미국정형외과학회)에서는 체간 골절이 있는 경우 견인부목고정을 할 때 견인하는 힘은 체중의 10% 또는 2~6Kg 최대 7kg을 넘지 못하는 것으로 말하고 있다. 견인력을 설정한 배경에는 과도한 견인은 신경손상을 발생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병원 내에서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병원 전 단계에서는 대부분 약물에 의한 통증 조절이 어렵고 손상 후 Muscle guarding 현상(골절 주변 근육을 수축시켜 움직임을 제한해 통증을 최소화하려는 반응)이 있으므로 병원 내에서 적용하는 힘보다 높아져야 한다. 예를 들면 Hare Traction Splint를 적용할 경우 기계적 견인의 힘은 환자가 통증에 대해 편안함을 느끼거나 손상되지 않은 다리 길이와 비슷하게 견인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7. 부목고정을 위해 불필요하게 움직임이 발생할지도 모르는데 환자가 통증을 심하게 호소하는 경우 손상된 모습 그대로 고정해 이송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특히 무릎 손상환자가 무릎을 펼수 없는 경우 구부러진 모습 그대로 고정하는 모습).
8. 명백한 골절이 관찰되지 않아도 손상의 기전과 통증호소를 고려해 골절로 간주하고 부목고정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영상 검사에서 골절 소견을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

 

어떤 장비를 사용하기 전 장비의 적응증을 아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 장비의 작동원리를 이해하는 것은 더욱더 중요하기에 우리는 부목의 고정 원리부터 제대로 알아야 한다.


부목은 손상 부위와 가까운 위ㆍ아래 관절을 함께 고정했을 때 최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인접한 관절의 움직임은 손상 부위와 연결된 인대나 근육을 함께 움직이게 하기 때문에 통증을 유발하는 등 문제를 볼러오고 올바른 고정 또한 어렵게 만든다. 그렇기에 인접 관절을 함께 고정하는 것은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다.


그 외 상처부위를 직접 압박하지 않도록 하거나 PMS(순환, 움직임, 감각)의 평가가 가능하게 말단 부위를 노출시키는 것은 기본이다. 압박에 의한 통증이나 허혈을 예방하기 위해 패딩을 덧대는 방식 역시 밑바탕이 돼야 하는 조치라 할 수 있다.

 

응용할 수 있는 부목고정의 팁!

산업화에 따라 보다 다양한 소재를 활용할 수 있게 된 현대 시대에는 고정 장비 역시 많은 변화를 거듭했다. 진공 원리를 활용하는 장비와 공기를 활용하는 부목, 패딩 기법을 활용한 장비 등도 개발돼 왔다. 이를 통해 EMS종사자들은 보다 빠르고 편리하며 단단한 고정 장치를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하지골절 중 고관절 손상에 대한 장비는 특별하게 개발되거나 보급되지 않았다. 아마도 발생 빈도가 높지 않고 고관절 주변의 다양한 근육들이 움직임을 위한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기에 타 부위 손상보다 비교적 잘 견딜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고관절 손상 환자에 대한 경험이 많지 않거나 다른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여러 장소와 손상 유형에 따라 필자가 현장에서 실제 적용했던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해 보겠다.

 

▲ [그림3]하지손상에 대해 나무판자를 이용한 전통적인 고정법  


[그림 3]은 전통적인 하지골절과 고관절 손상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나무판을 잘라서 사용하는 형태이며 주로 전장에서 활용돼 왔다. 환자가 바른 자세로 눕는 것과 누운 상태로 구급차를 탈 수 있는 경우 간단하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단단한 나무판은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면서도 가볍고 견고해 효과적으로 관절의 움직임을 제한하기에 충분하다. 주변에서 이런 나무판을 구하기 어려울 경우 이와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면 효과를 볼 수 있다.


고관절의 효과적인 고정을 위해선 고관절 위 흉추와 요추의 접합부, 아래로는 무릎 이하까지 고정하게 된다. 특히 고관절 윗부분의 고정은 몸통을 함께 묶고 있으며 고관절 아래는 손상하지 않은 다리와 함께 묶어 손상된 다리를 지지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 [그림4]엉덩이관절 손상에 대한 여러 형태의 고정법 중 필자가 직접 현장에서 응용해 사용하고 있는 응용고정법들  


전통 고정법인 나무판 사용을 할 수 없다면 다른 장비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구급차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철사 부목이나 알루미늄 부목 등은 고정력이 약해 고관절 손상에 적용하는데 제한이 많다.


그림 4는 협소한 욕실에서 낙상 후 앉아 있던 환자에게 적용한 진공 부목과 등산을 하다 낙상한 환자에 대한 고관절 고정, 침대에서 떨어져 고관절 골절이 있었던 환자에게 구출 고정대를 활용한 고정법이다.


첫 번째 사례에서 환자는 고정 후 좁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앉은 상태 그대로 이동이 가능하도록 했고 두 번째 사례의 환자는 고정 후 긴 척추고정판에 적용할 수 있었다. 세 번째 사례 환자는 보호자에 의해 침대 위에 누워있는 상태였다. 이 환자에게 적용 후 엘리베이터 바닥에 눕힌 뒤 주들것으로 옮긴 사례다.


위 세 가지 사례 모두 고관절 위 허리관절과 아래의 무릎관절 이하까지 고정 해 줬다. 추후 모두 손상 받지 않은 하지와 함께 고정해 이송 중 흔들림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경기 수원남부소방서_ 박윤택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19년 6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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