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대원을 막 시작했을 무렵 산소공급이 필요한 환자를 만났을 때 몇 가지 고민이 생기곤 했었다.
물론 여러 산소공급 장치에 대한 적응증에 관해 배우긴 했지만 의사의 지시 없이 환자를 평가하고 알맞은 장치와 유량을 결정해야 하는 건 익숙하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여기엔 정확한 환자평가와 처치법에 대한 충분한 이론적 근거가 뒷받침돼야 했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는 기도관리에 관한 내용보다는 기본적인 산소공급 장치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출동 단계부터 호흡곤란의 유발요인과 정도를 파악해 필요 장비를 준비해야 한다. 간혹 호흡곤란이 심정지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호흡곤란의 사전적 의미는 체내에 산소가 부족해서 느끼는 증상을 말한다. 대부분 폐 기능(환기) 문제에 의해 환자는 숨을 가쁘게 쉬거나 호흡하기 힘들어해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하기 어렵다.
구급 현장에서 만나는 호흡곤란 환자는 일ㆍ이차적 폐 질환 문제 또는 외상에 의한 호흡곤란이 대부분이다. 물론 그 외에도 정신적 문제에 의해 증상을 느끼기도 한다. 소아의 경우엔 감기에 동반되는 크룹(Croup)이나 과하게 울 때 나타나는 호흡중지발작(Breath holding spell)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흔히 외형적으로는 청색증(입술 등의 얇은 점막성 피부가 암청색을 띠는 상태)이나 보조 호흡근(목빗근, 목갈비근, 승모근, 큰가슴근, 작은가슴근, 전거근) 사용, 눕지 못하고 앉거나 몸을 앞으로 숙이는 자세, 입술을 오므린 형태로 호흡하는 모습, 힘들어하는 모습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우리가 숨 쉬고 있는 공기의 성분은 질소 78%와 산소 20.9%, 기타 1.1%(아르곤, 이산화탄소 기타)로 구성된다. 흔히들 산소 21%와 질소 78%로 구분하기도 한다. 산소농도가 2%만 떨어져도 의식이 흐려지는 걸 경험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요소다.
호흡은 외부의 산소와 체내의 이산화탄소를 교환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크게 외호흡과 내호흡으로 구분할 수 있다. 외호흡은 외부 공기가 허파꽈리에서 확산과정을 통해 혈액 내로 들어가는 과정을 말한다. 내호흡은 혈액순환과 세포 사이에서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교환을 통해 에너지원을 공급하는 과정을 뜻한다.
우리가 구급 현장에서 처치를 위해 고민하는 부분 중 외호흡은 기도 관리적 측면이 되고 내호흡은 적절한 산소공급 장치와 충분한 산소 유량을 결정한다. 통상적인 지침에서 산소포화도가 94% 이하라면 비관(Nasal Prong)으로 시작한다.
만약 95% 이상으로 좋아지지 않는다면 안면 마스크를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비관과 안면 마스크의 분당 유량은 산소 맥박포화도 측정기값과 임상적 상태를 참고하게 된다.
만약 안면 마스크로도 충분한 환기가 되지 않는다면 기도 개방과 기본 기도유지기(코인두 유지기나 입인두 유지기)를 산소마스크와 함께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것도 효과가 없다면 보조 호흡(assisted respiration), 즉 양압 호흡을 해줘야 한다.
비강 캐뉼러(nasal cannula) 약한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가장 흔히 사용하는 장비로 예방적 차원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때론 심리적인 지지를 위해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참고하기 바란다.
두 개의 작은 노즐이 있는 얇은 PVC 튜브 형태다. 2~6ℓ/min의 유속으로 FiO2 24~45%의 산소를 제공할 수 있다. 콧구멍 끝에 관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호흡할 때 대기 공기가 함께 유입된다. 따라서 산소의 유량과 호흡수, 흡기량, 비인두 공간에 따라 정확한 설정이 어렵다.
1. 적용 - 증상이 약할 경우 호흡 보조용으로 사용하며 때에 따라 심리적 지지 목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 가정이나 병원에서 장기입원 환자에게 산소공급할 때 적합하다. - 비교적 안전하고 적용하기 쉬우며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다. - 산소를 공급하는 동안 식사, 대화에 장해를 받지 않는다. - COPD 환자에 대한 적절한 산소투여 농도 : 4ℓ 미만
2. 산소 유량에 따른 흡입산소농도(FiO2) 산소 유량이 1ℓ/min 증가할 때마다 흡입산소농도는 약 4%씩 상승하나 대기의 21% 산소와 함께 흡입된다.
3. 주의사항 - 의료지도에 따라 산소투여 농도를 확인해야 한다. - 코로 호흡하지 못하는 환자에게는 적용할 수 없고 환자가 움직일 때 쉽게 빠질 수 있다. - 코의 정확한 위치에 사용하지 못할 때 산소 손실이 크다. - 입을 벌리고 호흡하는 환자에게는 효과가 없을 수 있다. - 높은 유량(8ℓ/min 초과)으로 공급할 경우 비강 점막이 쉽게 건조해져 출혈이 생길 수도 있다. 저장백에는 이미 산소가 가득 차 있으므로 FiO2는 증가하지 않는다. - FiO2는 유량, 환자의 호흡 깊이와 속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1회 호흡량이 300~700㎖, 호흡수 25회/min 이하일 때 효과적이다.
4. 사용방법 - 개인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환자의 불안을 줄이기 위해 비강 캐뉼러의 사용 목적과 방법을 설명한다. - 환자의 가슴 부위가 확장되도록 가능하면 앉은 자세(반좌위)를 취해 준다. - 가습 용기에 증류수를 넣고 비강 캐뉼러의 연결 부위를 가습 용기에 연결한다. - Nasal canula를 환자의 콧구멍 가운데에 위치해 길이를 조절한 다음 [그림 2]와 같이 고정한다.
안면 마스크(face mask) 비강 캐뉼러 사용에도 호전이 없는 경우 안면 마스크를 적용해야 하는데 의식변화를 함께 보이는 환자는 기도관리(기도유지기)가 동반돼야 한다.
안면 마스크는 세 가지 유형으로 구성된다. 호흡곤란의 중증도에 따라 구분해 사용하므로 구급대원의 임상적 평가가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다. 또 환자 의식이나 호흡곤란의 호소 정도, 얼굴색, 호흡 패턴, 산소포화도 수치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평가돼야 한다.
단순 안면 마스크는 산소 저장백이 없으며 흡기 시 마스크 측면의 환기구로 대기 가스가 유입돼 산소와 혼합된 가스가 흡입된다.
1. 적응증 - 주로 이동 중인 환자에게 유용하며 충분히 가습화된 산소공급이 가능하다.
- 부분 재호흡 마스크는 600~100㎖ 저장백이 달린 것 외에는 단순 안면 마스크와 유사하다. 산소 저장백이 있다면 환자에게 적용하기 전 충분히 부풀려 사용해야 한다(외부 공기와 환자가 내쉰 공기의 1/3이 함께 흡입되는 구조).
- 비재호흡 마스크는 마스크와 산소 저장백 사이에 한 방향 밸브(one-way valve)가 최고농도의 산소를 흡입할 수 있다. 마스크 측면 두 개의 호기 포트에는 얇은 고무 막(flaps)이 달려 외기가 흡입되는 걸 방지할 수도 있다.
- 일반적으로 12시간보다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산소공급이 필요할 때 사용한다.
2. 주의사항 - 마스크와 얼굴의 밀착상태를 확인해 산소가 새거나 지나치게 밀착되지 않도록 한다.
- 마스크 내 이산화탄소 재호흡 방지를 위해 유량은 5ℓ/min 이상으로 조절하고 저장백이 찌그러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 영유아는 얼굴에 마스크가 밀착되면 공포감을 느낄 수 있어 약간의 거리를 두고 투여하거나 보호자의 도움이 필요할 때도 있다.
- 마스크 내부의 청결에 유의해야 한다.
- 가습통에 사용되는 증류수는 24시간마다 새로운 것으로 교환한다. 증류수 양이 아래 눈금 이하면 가습효과가 감소한다. 윗 눈금 이상이면 cannular 안으로 증류수가 넘쳐 불편감을 초래하고 산소전달의 효율성이 떨어진다.
3. 사용방법 - 개인 보호장비를 착용한 후 환자의 불안감 감소와 협조를 얻기 위해 안면 마스크의 사용 목적과 방법을 설명한다. 안면 마스크 콧등부분의 알루미늄을 비강 모양에 맞게 만들고 저장백을 확인한다.
- 산소통 밸브는 개방 후 새는 곳이 없는지 확인하고 밸브는 완전히 개방한 후 반 바퀴 정도 되감아 놓으면 밸브의 개방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 산소 저장백과 안면 마스크 사이의 입구를 손가락으로 막아 산소가 저장백에 신속히 충만 되도록 한다. 사용 후에는 환자로부터 안면 마스크를 우선 제거한 후 유량계를 잠그고 산소탱크의 개방 밸브를 잠근다.
거의 매일 구급 현장에서 흔하게 사용하는 산소마스크지만 정확한 적응증과 사용방법을 알지 못하면 확실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평소 장비별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환자가 나타내는 임상적 상태에 따라 적절한 처치가 이뤄질 수 있어야겠다.
참고문헌 구급장비 운영론. 한미의학, 2021
경북 영천소방서_ 박윤택 : fatimaemt@naver.com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1년 5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FPN(소방방재신문사ㆍ119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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