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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 폭염 사이

온열질환

경남 합천소방서 반명준 | 기사입력 2022/07/20 [10:00]

여름과 폭염 사이

온열질환

경남 합천소방서 반명준 | 입력 : 2022/07/20 [10:00]

매년 5월이면 어김없이 내려오는 ‘0000년 폭염 대비 구급활동 대책’. 이 공문으로 시작되는 우리 구급대의 뜨거운 여름! 뜨거운 폭염과의 전쟁(?)이 시작됩니다.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올 여름 평균기온이 7월에는 40%, 8월에는 50%의 비율로 예년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폭염 일수는 지난해보다 더 많을 거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구급차에는 아이스박스에 얼음조끼, 생리식염수 등 폭염 장비 9종이 추가로 실립니다. 더불어 냉방장치 점검과 출동 구급대원의 교육을 시작으로 우리의 뜨거운 여름이 시작됩니다. 

 

 

20XX년 7월 어느 날. 모 지역에서 발생한 폭염 관련 출동 건입니다(이해를 돕기 위해 약간 각색했습니다). 수로 공사 현장에서 홀로 작업 중이던 50대 남성(현장 책임자)이 작업 중 약간의 어지러움이 발생(공사 막바지에 마무리 작업 중 추정)해 의식이 혼미한 상태에서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여보 너무 어지럽다”는 통화를 끝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집니다.

 

부인은 남편의 공사 현장이 어딘지 알지 못한 상태에서 119 종합상황실로 신고했습니다. 상황실에서는 쓰러진 50대 남성의 휴대폰 위치 추적을 통해 남성의 위치를 찾아 구급대를 현장으로 보냈지만… 결국 안타까운 결과를 낳았습니다.

 

우리 인체는 외부의 온도가 변하더라도 체온을 일정한 온도로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 몸을 떠는 현상 또는 땀을 흘리는 자율적 기능으로 열을 생성하거나 소실합니다. 이는 학창시절 해부생리학에서 공부한 내용으로 ‘인체의 항상성’이라고 합니다.

 

열과 관련된 응급질환으로는 신체기능이 외부의 온도 변화에 제대로 작용하지 못할 때 일어납니다. 이번 호에서는 열과 관련된 응급질환에서 열경련(heat cramps), 열실신(heat syncope), 열피로(heat exhaustion)와 열사병(heat stroke)에 대해 알아봅시다.

 

 

폭염이란?

세계기상기구(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 2019)에서는 ‘5일 연속으로 최고기온이 평년값보다 5℃ 이상 초과하는 경우’를 폭염(heat wave)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WMO, 2019).

 

그러나 이런 폭염의 정의는 지역이나 사회적 특성에 따라 다르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폭염 경보체계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다양한 연구에서 국내 폭염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있으나 폭염 경보체계와 가장 밀접한 폭염의 정의는 기상청이 발표한 폭염 특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기상청, 2019).

 

기상청 폭염 특보 발표 기준

폭염주의보: 일 최고기온이 33℃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 경보: 일 최고기온이 35℃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미국 해양대기청(NOAA, 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은 ‘비정상적이고 불편할 정도로 덥고 습한 날씨가 이틀 이상 지속되는 것’을 폭염이라고 정의합니다(NOAA, 2019).

 

미국은 폭염 특보 발령 시 열지수(heat index)1)를 사용하고 있으며 인체에 미치는 위험 정도를 고려해 4단계로 특보발령기준을 구분합니다(NOAA, 2019)2).

 

▲ 출처 미국 기상청 홈페이지(www.weather.gov/ama/haetindex)


질병관리청에서는 폭염에 따른 건강피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그 결과를 지역사회에 제공합니다. 폭염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고 예방수칙을 유도해 건강피해를 최소화할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1년부터는 응급실 기반의 온열 질환 감시체계도 도입해 운영하고 있습니다3).

 

폭염 취약계층 구분

ㆍ3세 미만 어린이

ㆍ65세 이상 노인

ㆍ질병이 있는 자(고혈압, 심장병, 당뇨, 정신질환)

ㆍ약물, 알코올 중독자

ㆍ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자(투석, 혈압조절 등)

ㆍ장애인

ㆍ사회적으로 고립된 자

ㆍ사회적으로 열악한 자(빈곤, 노숙자, 독거인)

 


2022년 폭염 대비 구급활동 대책

다음은 지난 5월 전국 소방관서에 시달된 ‘2022년 폭염 대비 구급활동 대책’에서 일부 발췌한 내용입니다.

 

여름철(6~8월) 평균기온은 평년(1991~2000년)까지 23.7℃에서 최근 10년(2012~2021년)에 24.3℃로 0.6℃올랐으며 지속적으로 상승 추세입니다. 해수온도는 2000년 18.6℃에서 2021년 23.8℃로 21년간 5.2℃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최근 6년간 여름철 해수온 평균은 23.1℃입니다.

 

 

지난해 폭염엔 어땠을까?


지난해에는 폭염으로 인해 구급차 1557대와 펌뷸런스 1426대, 구급대원 1만3043명이 총 905회 출동했습니다. 이들은 현장에 출동해 응급처치 906, 병원 이송 819명의 구급활동을 했습니다(펌뷸런스 운영 실적 26회 출동, 응급처치 19명).

 

2021년도에는 총 1376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20명이 사망했습니다(5월 20일부터 9월 30일까지 질병관리청 조사 결과).

 


연령별 사망자는 50대, 60대, 40대 순으로 5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성별로는 남자 1044(76%), 여자 332명(24%)으로 외부활동이 많은 남자가 다수였습니다. 사망자도 남자 15, 여자 5명입니다.

 


질환별로는 열탈진이 674명(49.0%)으로 가장 많았고 열사병 351(25.5%), 열경련 211명(15.3%) 순으로 발생했습니다.

 

 

지역별로는 경기 271(19.7%), 경남 126(9.2%), 경북 124명(9.0%) 순이며 사망자는 강원도가 4명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습니다.

 

열 관련 질환의 병태생리

인체에서 열은 세포대사와 근육의 기계적인 운동으로 발생합니다. 체온은 열 생산과 열 손실에 의해 유지됩니다.

 

열 균형은 전도(conduction)와 대류(convection), 복사(radiation), 증발(evaporation)로 이뤄지는데 환경과 신체에 따라 열을 잃을 수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체온 유지 중추는 뇌의 전면 시상하부에 있으며 피부와 심부의 체온에 따라 자율신경계를 통해 혈관 확장과 발한 자극을 조절합니다.

 

체온이 올라가는 질환으로는 크게 발열과 고체온증이 있습니다. 이 중 고체온증은 외부 혹은 체내의 원인에 의해 중심 체온이 올라간 경우를 뜻합니다. 열사병과 악성 고체온증, 약물에 의한 고체온증, 항정신병 약물성 악성증후군, 세로토닌 증후군, 내분기계 질환, 중추신경계 질환 등이 포함됩니다. 

 

환경으로부터 얻은 열로 인한 질환은 열성 부종이나 홍색 땀띠, 열경련, 열강직, 열실신, 열탈진, 열사병이 있으며 이 중 중증도가 가장 높은 질환은 열사병입니다. 열사병은 40℃ 이상의 고체온증과 망상, 경련, 혼수 등의 중추신경계 장애를 특징으로 하는 응급 질환입니다. 

 

열부하 형태에 따라 고전적 형태와 운동 유발성 형태 두 가지로 분류됩니다. 고전적 형태는 고령의 환자들에게서 고온 다습한 환경에 장시간 노출됐을 때 발생합니다. 운동 유발성은 젊고 건강한 사람들이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순응 없이 과도하게 운동하는 경우 발생합니다.

 

열사병은 중심체온이 상승하면서 흔하게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진행되고 이에 따라 사망 또는 영구적인 신경학적 손상을 가져올 수 있어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요구되는 응급상황입니다4).

 

우리 몸은 고열에 노출되면 세포 효소가 변성되고 세포막이 변형됩니다.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받는 세포 단위의 손상들과 함께 순환혈류량의 변화로 인해 장기 손상도 일어나게 됩니다5).

 

체온 조절 기전은 일련의 신체 반응을 통해 체온을 37℃로 유지하려는 과정으로 말초 혈관 팽창과 땀 배출이 중요한 기전입니다.

 

혈액의 온도가 올라가면 말초의 열수용체와 중추의 시상하부 열수용체가 이를 감지하고 시상하부의 체온조절 중추에 전달됩니다. 체온조절 중추는 자율신경계를 통해 말초 혈관을 확장시켜 피부의 혈류를 엄청나게 증가시킵니다.

 

반대로 내장기관으로의 혈액 공급은 줄어듭니다. 체온 증가로 배설되는 땀의 양도 증가하는데 대기가 수증기로 포화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땀의 양이 늘고 땀에서 수분의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임상 증상에 따른 분류

1. 열실신

말초 혈관의 확장이나 혈관운동의 반응성이 감소해 상대적으로 뇌로 가는 혈류량 부족으로 생기는 체위성 저혈압의 일종입니다. 열에 노출돼 노인이나 초기에 순응되지 않은 사람에게 흔하게 나타나는데 낙상에 의한 손상이나 신경학적, 대사성, 심혈관 질환의 가능성을 생각하며 환자를 평가해야 합니다.

 

열의 원인을 제거하고 경구나 정주를 통해 수분을 공급한 후 안정을 위해 치료해야 합니다. 시원한 장소로 옮겨 평평한 곳에 눕히고 다리를 머리보다 높게 둡니다. 의사소통이 가능하면 물을 천천히 마시게 합니다. 대부분 입원치료 없이 충분한 수분 공급으로 회복할 수 있습니다. 

 

2. 열경련

열 경련은 격렬한 활동을 한 직후나 휴식, 샤워 중에 장딴지, 허벅지, 어깨부위에 불수의적인 연축으로 근육 경련과 통증이 수반됩니다.

 

이는 땀을 많이 흘린 후 전해질이 들어 있지 않은 물로 수분을 보충한 경우 저나트륨혈증 또는 저칼륨, 저마그네슘혈증 등으로 열 경련이 더 흔하게 발생합니다. 치료는 스트레칭과 휴식을 취하고 수액과 전해질을 보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열경련은 수분과 함께 적절한 0.1% 식염수를 섭취하거나 이온음료로 전해질을 보충해 예방할 수 있습니다. 1시간 넘게 경련이 계속되거나 기저질환으로 심장질환이 있는 경우 혹은 평상시 저염분 식이요법을 한 경우 바로 응급실에 방문해 진료를 받게 해야 합니다.

 

3. 열피로(열탈진)

열피로는 가장 흔한 열 관련 질환으로 고온 환경에서 수분 보충이 원활하지 않아 수분이 감소해 발생하는 경우와 고온 환경에서 장시간 땀을 많이 흘렸으나 저농도 용액만으로 수분을 보충해 전해질이 감소한 경우에 발병합니다.

 

증상으로는 피로나 기력저하, 어지러움, 두통, 오심, 구토, 근육경련 등이, 임상 증상으로는 실신, 기립성 저혈압, 동성빈맥, 빈호흡, 발한 등이 나타납니다.

 

체온은 크게 오르지 않으며 가끔 오를 수 있지만 40℃는 넘지 않습니다. 병원 단계에서 임상검사 결과로는 저나트륨혈증이나 고나트륨혈증이 나타나고 대개 혈구농축이 나타납니다.

 

열피로는 제대로 치료하지 않는 경우 열사병으로 진행할 수 있어 서늘한 곳에서의 휴식과 수분, 전해질 공급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심한 탈수와 전해질 이상이 있으면 정맥 내 수액 투여가 필요합니다.

 

수액은 48시간에 걸쳐 혈액 삼투압이 2mOsm/hr 이상 떨어지지 않게 서서히 보충하고 열피로와 열사병을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는 열사병에 준해 치료합니다.

 

4. 열사병

전형적인 열사병은 혹서기에 수일 동안 고온 다습한 환경에 노출돼 생길 수 있습니다. 주로 노인이나 만성질환자에게서 발생합니다.

 

중심체온이 40℃ 이상이고 중추신경계 이상 소견과 땀이 나지 않는 증상을 보이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입니다. 고열과 무발한(건조하고 뜨거운 피부), 의식변화가 열사병의 세 가지 징후입니다.

 

중추신경계는 열에 약해 실신이나 과민함, 이상한 행동, 전투적 성향, 환각이나 발작, 혼수 등의 증상을 보입니다. 중심부 체온이 42℃를 넘을 때 중추신경계 이상이 나타나며 뇌부종이 흔하게 나타나고 간 손상으로 간 효소치가 현저히 올라갑니다.

 

열사병은 최고 체온과 노출 기간에 의해 세포가 손상되므로 높은 체온으로 단시간 노출되는 것보다 낮은 체온으로 장시간 노출되는 게 예후가 나쁩니다.

 

운동성 열사병은 심한 신체활동으로 인해 내부 열 생산의 증가 때문에 발생합니다. 덥고 습한 환경에서 육체적인 노동이나 운동을 하는 경우 운동성 열사병이 잘 발생합니다.

 

진단을 위해선 열을 동반한 의식변화가 있는 질환과 감별, 발한 유무가 열사병의 진단기준이 돼선 안 됩니다. 초기 열사병에서는 땀이 많이 나며 나중엔 체액량 부족과 땀샘 기능 이상으로 무한증이 발생합니다. 열사병 환자에게 치료와 예후에 가장 중요한 인자는 빠른 냉각입니다6).

 

열사병 발병 시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가 제공되지 않으면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진행될 수 있고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진행하면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질환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폭염이라는 불청객이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소방관의 안전은 국민의 안전입니다. 시원한 생수로 모두의 안전한 여름을 기원합니다. 안전!

 

 


1) 열지수는 기온과 습도에 따라 사람이 실제로 느끼는 더위를 지수화한 겁니다. 고온이 지속되는 기간 중 사망자 수가 현저하게 증가하는 것에 주목한 미국 기상청(NWS)에서 고온다습한 환경에 대한 대국민 경보를 더욱 효율적으로 제시해 열파에 미리 대처할 수 있는 체제로 열지수(Heat Index: HI, apparent temperature)를 개발했습니다(산출식). 기상자료개방포털에서 제공하는 열지수는 관측값을 기반으로 산출되므로 기상청 홈페이지(www.kma.go.kr)의 생활과 산업 열지수 예보 값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2) 질병관리청. 2018년 폭염에 의한 건강피해 심층조사 연구. 2019. p19~20.

 

3) 김시헌. 여름철 온열질환과 기저질환 사이의 관련성. 2016.3p.

 

4) 박노한. 다발성 장기부전의 예측을 통한 열사병의 예후 인자 평가. 2005.p2~3

 

5) Bouchama A. Konchel JP. Heat strok. N Engl J Med 2002: 345:1978~1988

 

6) Bouchama A. Konchel JP. Heat strok. N Engl J Med 2002: 345: 1978~1988

 

참고문헌

1. 질병관리청, . 2018년 폭염에 의한 건강피해 심층조사 연구. 2019.

2. 박노한. 다발성 장기부전의 예측을 통한 열사병의 예후 인자 평가. 2005.

3. Bouchama A. Konchel JP. Heat strok. N Engl J Med 2002.

4. 김시헌. 여름철 온열질환과 기저질환 사이의 관련성. 2016.

5. 군자출판사. 응급의학

6. 소방청. 119구급대원 현장응급처치 표준지침.2022.

 

경남 합천소방서_ 반명준 :  emtbmj@korea.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2년 7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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