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소방관 발끝 책임진다’… 한국형 방화신발 새 기준 제시, 영진실업(주)40년 기술력으로 소방장비인증 충족한 차세대 제품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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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발 모양은 지역과 인종에 따라 제각각이다. 대체로 아시아인은 발볼이 넓은 반면 서양인은 좁고 길다. 같은 대륙 안에서도 기후나 생활 습관에 따라 차이가 나타난다.
사람들은 발을 보호하기 위해 신발을 착용하지만 신발은 단순 보호 기능을 넘어 무릎과 골반, 허리 등 하체 전반의 균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최근엔 신발 착용이 신체 피로도와 근골격계 통증에까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면서 체형에 맞는 신발 착용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화재 등의 재난현장에서 혹독한 환경을 견뎌야 하는 소방관들의 신발은 여전히 착용감보다 내열, 내관통성 등 외적 요인에 따른 보호 성능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실제 현장에서 활동하는 소방관들 상당수가 장시간 방화신발 착용으로 발 통증과 피로 누적에 따른 집중력 저하를 호소하곤 한다. 이는 안전과도 직결될 수 있는 문제다.
이런 현실 속에서 최근 방화신발 시장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기업이 있다. 바로 영진실업(주)(대표 권태완)다.
영진실업은 1985년 설립 이래 40년간 안전화와 방화신발 등 특수목적용 신발을 전문으로 제조해 온 기업이다. 최근에는 권태완 대표 주도 아래 한국인의 발 구조에 최적화된 방화신발을 출시하며 소방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권 대표는 지난 2005년 영진실업에 입사해 품질관리(QC) 담당으로 근무하기 시작했다. 제품의 내구성과 안전성을 검증하며 커리어를 쌓아왔다.
이후 연구개발 분야로 전향해 품질 향상과 기술개선에 힘썼다. 대표이사 취임 후에도 연구소와 함께 국가 연구개발 과제를 꾸준히 수행하며 복합소재와 소방장비인증(KFAC) 대응 신기술 개발을 이끌고 있다.
착용감이 불편한 장비로만 여겨졌던 방화신발. 그 인식을 바꾸기 위해 열정을 쏟고 있는 권태완 대표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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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실업은 어떤 기업인가.
1985년 설립된 특수목적용 신발 전문기업으로 안전화와 방화신발을 시장에 공급하며 성장해왔다. 2000년대 초반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을 중심으로 방화신발의 최초 KFI 규격 개발이 추진됐는데 제조사로서는 유일하게 이 과정에 참여했다. 이후 2002년 인증품 개발에 성공하면서 방화신발 사업을 본격화했다.
지금은 KFI 인증을 넘어 성능 기준이 한층 보강된 KFAC 규격을 충족하는 차세대 방화신발을 출시하며 시장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
주력 제품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방화신발은 고무제와 가죽제로 구분된다. 우리가 출시한 방화신발은 방탄 섬유 소재의 내답판이 탑재된 고무제다.
기존 방화신발에 주로 사용되던 철제 내답판은 밑창 뚫림을 막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유연성이 떨어져 활동에 제약을 준다는 게 단점이었다. 반면 방탄 섬유 내답판은 유연성이 뛰어나 이런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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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신발 당김 고리의 손잡이와 몸통 부착 부분은 일체형으로 제작했다. 기존 제품의 경우 이탈이 잘 된다는 현장 대원의 의견을 수렴해 특별히 고안한 방식이다.
종아리 부위를 감싸는 탑 바인딩도 신발을 착용하거나 벗을 때 살이 신발에 달라붙는 현상을 막기 위해 아라미드 원단으로 마감했다.
밑창은 산업 현장에서 이미 검증받은 논슬립 조각을 적용했다. 어떤 조건에서도 우수한 미끄럼방지 기능을 제공한다. 마감 부분 역시 고무나 가죽을 사용하지 않고 물에 젖어도 착용 시 불편함이 없는 특수 마감재를 이용해 현장 대응성을 높였다.
방화신발 개발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KFI에서 KFAC로 인증절차가 전환되면서 내열성과 미끄럼 저항 성능이 크게 강화됐다. 이로 인해 초기엔 여러 번 실패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신개념 고무복합 소재와 다층 단열구조를 적용해 결국 이 문제를 극복했고 국내 최초로 KFAC 규격을 통과한 고무제 방화신발을 개발해냈다. 당시 실패의 경험이 지금의 기술력과 품질 철학의 기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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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안전화 중 유독 방화신발에 매진하는 이유가 있나.
화재현장은 극한의 열과 위험이 공존하는 환경이다. ‘소방관의 발끝이 안전해야 국민 안전도 함께 지켜질 수 있다’는 사명감으로 방화신발 개발에 착수했다.
사실 자존심 문제도 컸다. 방화신발은 특수목적화 중에서도 제작 난도가 높은 품목에 속한다. 40년이나 안전화를 만들었는데 방화신발 시장 역시 우리 손으로 이끌고 싶었다.
단순한 보호장비가 아닌 소방관의 피로를 줄이고 생존력을 높이는 과학적 신발을 만드는 게 우리 지향점이다. 이를 위해 내열ㆍ내화학ㆍ미끄럼 저항성 강화와 인체공학적 착화감 개선을 핵심 과제로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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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들의 평가는 어떤가?
직접 신발을 착용해본 대다수 소방관들은 “열 차단이 탁월하고 미끄럽지 않다. 장시간 착용해도 발이 편하다”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해주고 있다.
물론 모든 고객을 100% 만족시키는 건 쉽지 않다. 일부 소방관들은 착용감이나 세부 기능 개선에 대한 의견을 주기도 한다.
이런 목소리가 우리에겐 매우 소중한 자산이 된다.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접수되면 즉시 신제품 개발 과정에 반영하고 있다.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투자와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공공조달 중심으로 굴러가는 방화신발 시장은 무엇보다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 방화신발은 소방관의 생명과도 직결되는 장비이기에 가격이 아닌 성능 중심의 평가제도가 강화돼야 한다.
이에 더해 소방관 참여형 시험 평가제 도입과 중소기업 R&D 비용 지원 확대를 통한 기술 발전의 선순환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소방관들에게 어떤 기업으로 남고 싶나.
우리의 목표는 KFAC 규격을 완벽히 충족하는 차세대 방화신발 상용화, 국제 표준화 추진과 수출형 제품군 개발, 소방관의 피로 저감을 위한 기능성 기술 완성 등 크게 세 가지다.
소방관들에게 단순한 제조사로 기억되고 싶진 않다. 소방관의 안전을 과학적으로 설계하는 기술 파트너로서 소방관이 안심하고 신을 수 있는 신발,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신발을 제조하는 기업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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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소방장비 산업은 국민 생명안전의 기초다. 앞으로도 KFAC 규격 기반의 첨단 방화신발 기술개발을 통해 소방관의 안전 확보와 재난 대응력 향상에 최선을 다하겠다.
신희섭 기자 ssebi79@fpn119.co.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5년 12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