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 폭발 주방 소화장치 국감서 집중 질타… 소방청 “리콜 적극 검토하겠다”

김영호 의원 “폭발 우려 제품 21만대 넘는데 소방청은 어딨는지도 몰라”
여ㆍ야, 증인 채택 후 중국 떠나 불출석한 S사 대표이사 고발 조치키로

최영 기자 | 입력 : 2019/10/08 [01:51]

▲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이 폭발이 발생하는 주거용 주방자동소화장치를 손에 들고 불량 제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 박준호 기자

 

[FPN 최영 기자] = 전국 곳곳의 아파트에서 밸브가 쪼개지며 폭발하는 주방 자동소화장치 문제를 놓고 집중 질타가 이어졌다. 행정안전위원회는 국감 증인으로 채택되고도 불참한 해당 제조업체 대표에 대한 고발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7일 열린 2019년 소방청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전국 곳곳에서 폭발하고 있는 자동소화장치를 ‘시한폭탄 소화기’로 칭하며 소방청의 리콜 명령을 요구했다.


폭발 자동소화장치를 직접 들고나온 김 의원은 “며칠 전 영등포에서 터진 것을 수거해 왔다”며 “처음 이 사건을 접했을 땐 단순한 사고로 생각했지만 사건을 깊이 들여다볼수록 이해가 안 가는 게 너무 많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오늘 증인으로 부른 제조업체 대표와 한국소방산업기술원 간의 안 보이는 커넥션이 있다는 합리적인 의심도 들었다”며 “문제는 소방청이 (폭발 소화장치가 설치된) 아파트 리스트를 자체적으로 확보도 못 하고 의원실에 요청해 가져다줬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김 의원은 “심지어 이 업체는 소화장치의 불량 사실을 숨기고 주민들에게 공포감을 조장하면서 A/S로 수익사업을 벌였다”며 “자신들이 설치한 대규모 아파트에 AS 공문을 보내 이것이 오작동이 일어날 수 있으니 A/S를 하라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 S사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하는 아파트에 보낸 내용증명을 설명하며 공포감을 조성하며 유료 A/S를 시행하는 문제를 설명하고 있다.  © 박준호 기자


이어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이하 기술원)과 소방청이 제품 조사를 통해 문제를 인지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기술원에서 처음 폭발을 인지한 게 2018년 3월이고 그다음 서울 합정동 아파트에서 폭발이 발생해 기술원으로 처음 민원 제기를 했다”며 “1년 반 전 이 사건이 인지하게 된 건데 소방청은 인제야 인지했는데 기술원에서 전혀 보고를 안 한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정문호 소방청장은 “보고가 누락된 거로 안다”고 답했다.


특히 김영호 의원은 “올해 1월 28일 국민신문고에 전남 무안 아파트 소화기 폭발 사고 민원이 올라온 뒤 소방청이 지시해 2월 11일 전남 소방공무원과 기술원 관계자가 실태조사를 나갔고 3월 14일 결함 여부 확인 후 25대를 수거해 조사했다”면서 “이때 소방청은 용기 밸브를 체결할 때 무리하게 힘을 줘 제품에 하자가 생겼고 밸브가 부식되면서 하자가 생겼다는, 즉 제조 생산과정에서 불량이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제품 제조과정에서의 결함을 알고 소방청이 대응한 게 특별히 없는데 제품 결함을 알았으면 이걸 리콜 조치해야 할 것 아닌가”라며 따졌다.


정 청장이 “리콜 조치에 대해 회사 측에서 5년이 넘어 못 해주겠다고 한다”고 답하자 김 의원은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는 걸 자체적으로 확인했고 소비자기본법에 따라 동일한 사고가 여러 차례 발생하고 성능 검사 결과 제조상 결함이 확인되면 리콜이 가능하게 돼 있다”며 “업체 사정을 볼 게 아니라 소방청에서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결함을 발견했으면 소비자 피해를 불식시키고 재발 방지를 위해 리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이에 정 청장은 “법 조항에 반복적으로라는 표현이 있어 이에 해당하는지 법적인 검토를 하고 있고 해당된다면 반드시 적극적으로 리콜 조치를 하겠다”고 답했다.


자유한국당 이진복 의원도 폭발 자동소화장치 문제를 지적했다. 이 의원은 “소방산업기술원이 승인한 제품이 이렇게 사고가 나면 소방청장이나 기술원장 이름으로 심사 보고서를 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기술원이 너무 독선적으로 일을 해오면서 오만과 매너리즘에 완전히 빠져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이진복 의원이 폭발 주방 자동소화장치 문제를 거론하며 감사원 감사를 요구하고 있다.  © 박준호 기자

 

그러면서 “기술원이 승인을 잘못했던지, 처음 심사받은 내용과 전혀 다른 제품을 만든 것”이라며 “감사원 감사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순경 기술원장은 “폭발 소화장치와 관련해 국민의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는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이런 유사한 사례가 생기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정감사에는 폭발 소화장치 제조사인 S사 이 모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국외 출장을 사유로 불참했다.


이를 두고 김영호 의원은 “의원실은 물론 행정실에도 사전 협의 없이 중국 출장을 가서 못 나온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해왔다”며 “확인해보니 행안위 행정실로부터 9월 23일 증인 통보를 받고 바로 다음 날 오후 1시에 중국 베이징으로 가는 항공권을 끊었다”고 했다.


이어 “경찰청 국감이 한창이던 지난 금요일 10시 40분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1시간 후인 11시 30분에 행안위 행정실로 비행기 티켓 사본을 팩스로 보내왔다”며 “국회 출석을 고의로 기피한 증인의 행위는 명백한 국회 기만행위자 국회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이기에 행안위 차원의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도 “명백히 고의로 안 나오려고 한 이 대표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전혜숙 행안위원장은 “정당한 이유 없이 불출석한 증인에 대해 간사 간 협의를 거쳐 절차에 따른 고발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왼쪽)이 제조업체 대표의 증인 출석을 두고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행정안전위원장이 불출석한 증인의 고발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 박준호 기자


최영 기자 young@fpn11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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