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권수 경남도회장 “기술기준 높이고 소방용품 내용연수 도입해야”제4ㆍ5대 대의원 거쳐 지난해 제6대 경남도회장에 당선
|
[FPN 박준호 기자] = 한국소방시설협회(회장 박현석, 이하 협회)는 소방시설업의 건전한 발전과 회원사의 권익 보호, 복리 증진 등을 위해 설립된 특수법인이다. 10월 기준 우리나라 소방시설 관련 업체 9317개 사 중 72.4%인 6749개 사가 회원으로 가입했다.
협회는 회원들의 기술력 향상과 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교육사업, 소방시설 설계ㆍ공사감리용역 실적 관리 등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전국에 14개의 시도회를 두고 있다. <FPN/소방방재신문>은 계속해서 시도회를 찾아 지역의 소방시설업 관련 현안과 시도회장의 업무추진 방향 등을 지면에 담을 예정이다.
일곱 번째로 정권수 경남도회장을 만났다. 정 도회장은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소방제조회사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2004년부턴 전문소방시설공사ㆍ설계ㆍ관리업체인 태경소방을 설립해 20년째 운영 중이다. 인생 절반 이상을 소방과 함께한 셈이다.
그는 인터뷰 내내 소방시설 견실시공과 품질 향상을 통한 ‘국민안전’을 강조했다. 그러기 위해선 기술기준 상향, 소방용품 내용연수 도입, 저가 덤핑 방지, 젊은 인력 유입 등이 유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FPN/소방방재신문>이 협회 제4ㆍ5대 대의원을 거쳐 지난해 제6대 경남도회장으로 선출된 정 도회장을 만났다.
다음은 정 도회장과의 일문일답.
2023년 제6대 경남도회장에 당선됐다. 출마한 이유가 궁금하다.
소방인 제1의 책무는 국민안전에 일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고품질 소방용품을 견실하게 시공해야 한다. 그런데 국내 소방공사업체 중엔 영세한 곳이 많다. 지방은 특히 그렇다. 이는 저가제품 사용, 부실시공을 야기할 수 있다.
지난 20년간 전문소방공사업체를 운영하며 지역주민 안전을 위해 힘써왔다고 자부한다. 모든 회원사가 ‘소방 장인정신’을 갖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 협회 대의원을 역임하는 동안 많은 회원사와 친목을 다졌다. 도회가 한 단계 도약하는 데 보탬이 되고자 출마를 결심했다. 도회장 혼자만의 힘으로는 부족하다. 회원사의 참여가 절실하다. 많은 도움 부탁드린다.
도회장으로서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업무에 관해 설명해달라.
회원사 간 친목과 화합이다. 한 업체에서 지나치게 저가 투찰을 하면 모두가 힘들어진다. 우린 경쟁자이지만 서로 상생해야 하는 관계다. 함께 성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도회장 취임 후 회원사끼리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를 많이 만들었다. 운영위원회 회의를 연 2회에서 6회로 늘렸고 정기적인 운동이나 모임을 통해 단합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그러나 활동하지 않는 회원사가 매우 많다. 회원 가입률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회원사가 도회에 잘 녹아들 수 있도록 하는 게 급선무다. 더욱 많은 회원사가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자주 찾아뵐 생각이다. 도회가 활성화되면 소방시설업 발전이 이뤄지고 국민안전으로 이어질 거라 굳게 믿는다.
경남도가 지난해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고 들었다. 지역 소방시설업에 미치는 영향이 있나.
소방공사업은 소위 3D 직종으로 인식돼 젊은이들이 기피하는게 현실이다. 대부분의 회원사가 안 그래도 청년 인력난에 시달리는데 지난해 경남은 전체 인구의 20.3%가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도달했다. 악순환이다.
경남도 중 인구가 가장 많은 창원시엔 대기업 공단이 자리하고 있어 외국인 근로자가 많다. 하지만 소방은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기 어렵다. 전문기술을 요하기 때문이다. 업체 대표님들이 현장에서 직접 시공을 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소방기술자를 양성하는 마이스터고를 추가 신설하거나 소방관련학과 졸업생들을 현장으로 끌어들이는 유인책이 절실하다.
소방시설의 품질 향상과 견실시공을 수차례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근본적으로 어떤 게 바뀌어야 한다고 보나.
소방공사업체 대표자로서 소방기자재들을 보면 실망스러울 때가 많다. 제조업체 잘못이 아니다. 기술기준 수준이 낮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국내 소방기술은 생각보다 수준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기술기준이 못 따라가고 있다. 수많은 업체가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아닌가. 기술기준만 충족하면 유통이 바로 가능한데 굳이 비싼 돈 들여가며 개발을 하려 하겠는가. 이것부터가 잘못됐다. 기술기준을 상향해야 한다.
또 하나는 소방용품 내용연수 도입이다. 현재 분말소화기에만 내용연수(10년)가 법제화돼 있다. 감지기를 보자. 언론보도를 보면 40년 된 감지기를 아직도 쓰는 곳이 있다고 한다. 핸드폰도 2년이면 바꾸지 않나. 감지기도 전자제품이다. 소방용품 내용연수 도입이 시급하다. 그래야 신뢰성 있는 소방용품이 건축물에 구축되고 이는 국민안전으로 이어진다.
앞으로 도회를 어떻게 이끌 생각인가.
도회 운영위원에 참여하는 업체 대부분은 창원시에 위치해 있다. 타 시군에 회원사 소모임 등 거점을 만들어 경남 지역의 모든 업체가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끌 예정이다. 이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고 수렴해 도회 운영에 반영하겠다.
또 경남ㆍ창원소방본부, 관할 소방서, 소방 관련 기관ㆍ단체, 지자체 등과 교류하는 자리도 마련할 계획이다.
회원사에게 특별히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
소방시설은 화재 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설비다. 설계부터 공사, 감리, 관리까지 소방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철저한 관리ㆍ감독을 부탁드린다. 애로사항이 있으면 언제나 도회로 연락달라. 같이 논의하며 힘을 합치면 못해낼 일이 없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건설경기가 매우 좋지 않다. 힘든 시기지만 잘 이겨내면 또 좋은 날이 오리라 믿는다.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