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정섭 한국소방시설협회 인천시회장 “지역 소방업체 하도급률 향상 위해 주력”협회서 비상근 이사ㆍ감사ㆍ대의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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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섭 한국소방시설협회 인천시회장이 <FPN/소방방재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FPN |
[FPN 박준호 기자] = 한국소방시설협회(회장 박현석, 이하 협회)는 소방시설업의 건전한 발전과 회원사의 권익 보호, 복리 증진 등을 위해 설립된 특수법인이다. 3월 기준 우리나라 소방시설 관련 업체 9347개 사 중 73.2%인 6841개 사가 회원으로 가입했다.
협회는 회원들의 기술력 향상과 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교육사업, 소방시설 설계ㆍ공사감리용역 실적 관리 등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전국에 14개의 시도회를 두고 있다. <FPN/소방방재신문>은 계속해서 시도회를 찾아 지역의 소방시설업 관련 현안과 시도회장의 업무추진 방향 등을 지면에 담을 예정이다.
열두 번째로 김정섭 인천시회장을 만났다. 1975년 한국티타늄공업(주)(현 코스모화학(주))에 입사한 김 시회장은 1987년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한다. 당시 김 시회장은 회사 방침에 따라 일본으로 기술연수를 떠났다. 그는 그곳에서 일본의 소방시설, 화재 시 발동하는 재난 대응 시스템 등에 깊이 매료됐다.
한국으로 들어온 김 시회장은 일본처럼 우리나라도 앞으로 ‘소방’이라는 분야가 각광받을거라는 생각에 1993년 소방공사업체인 부평소방공사(현 (주)중앙소방이앤지)를 설립한다. 40년 가까이 인천을 지키고 있는 중앙소방이앤지는 현재 소방공사뿐 아니라 소방시설 설계ㆍ감리, 방염 등으로 업역을 넓혔다. 2024년 시공능력평가에서 약 91억원의 평가액을 기록하는 등 인천을 대표하는 소방업체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강원대학교에서 재난안전관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2022년부터 중앙소방기술심의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김 시회장은 “인생의 절반을 소방에 바쳤다. 소방은 40년 동안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아직도 바뀌어야 할 게 너무나 많다”며 “은퇴하는 그날까지 우리나라 소방 발전과 후배들을 위해 힘써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했다.
<FPN/소방방재신문>이 소방 분야의 원로가 된 김 시회장을 만나 소방 분야의 개선점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김 시회장과의 일문일답.
Q. 그동안 협회에서 많은 활동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인천시회장에 출마한 이유는 무엇인가.
2011년 협회 출범 당시부터 지금까지 공백없이 비상근 이사와 감사, 대의원 등 중책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인천시회장은 제5대(2020년)에 이어 연임 중이다.
전임 회장인 정동환, 유득수 선배께서 인천시회(이하 시회)를 너무나 잘 이끌어주셔서 출마하는 게 큰 부담이었다. 그러나 인천에 자리한 수많은 소방업체의 발전과 인천의 화재 안전을 위해 할 일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 임기도 얼마 남지 않았다. 소방시설공사 분리도급 법제화 등 소방인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그동안 바쁘게 뛰어다녔다고 생각하지만 돌이켜보면 아쉬운 점도 있다. 남은 임기 동안 회원사들을 위해 더욱 노력할 생각이다.
Q. 시회장으로서 추진한 업무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게 있나.
시회 사무실 이전이다. 시회는 지난해 10월 부평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전에 위치한 곳이 지하철역과 거리가 멀고 주차공간도 협소해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컸기 때문이다.
시회는 회원사들을 위해 존재한다. 시회 사무실은 회원사들이 실적신고 등 민원업무를 보는 곳이다. 그런데 회원사들이 불편하면 되겠는가.
현재 사무실은 지하철역(인천 1호선 부평삼거리역)에서 불과 1분 거리로 공간이 훨씬 넓고 쾌적해졌다. 인천시 중앙에 위치해 접근성 또한 좋아졌다.
회원사들로부터 ‘잘 옮겼다’, ‘좋아졌다’는 말을 들으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특히 시회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시회 직원을 비롯해 시회 운영위원께도 지면을 빌려 고마움을 전한다.
Q. 시회의 현안이 궁금하다.
전국 지자체는 그 지역의 건설산업 활성화를 위한 조례를 운영한다. 지역경제 발전과 하도급 업체 보호를 위해 마련된 법안이다. 만약 건물을 지을 때 그 지역에 본사를 둔 업체를 공정에 참여토록 하면 용적률 상향이나 세액공제 등 혜택을 제공하는 식이다.
그런데 인천은 2023년 기준 지역별 하도급률이 19.1%로 지자체 평균인 41.4%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아무래도 지리적인 특성으로 보인다.
인천은 서울, 경기도와 가깝다. 그렇다 보니 대형 시공사들이 기존 협력사인 서울, 경기업체들과 계속해서 사업을 진행한다. 자연스레 실적을 쌓을 기회가 부족해지고 대형 공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시회는 대한건설협회와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한국전기공사협회 등 9개 단체 인천시회와 ‘인천건설관련단체연합회’를 구성해 지역건설업체 하도급 참여 확대를 위한 목소리를 지속해서 내고 있다.
Q. 우리나라 소방 분야 발전을 위해 반드시 바뀌어야 할 부분은 뭐라고 보나.
분리발주의 온전한 정착이다. 소방시설공사 분리도급이 2020년 9월 의무화됐다. 저가 하도급으로 인한 부실시공을 방지함으로써 화재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른 실시설계 기술제안입찰 또는 기본설계 기술제안입찰 등은 분리도급을 하지 않아도 된다.
실제 주안교차로에서 서인천IC까지 일반도로 5.64㎞, 4차로를 건설하는 사업인 인천대로 일반화 도로개량 2단계 공사는 설계ㆍ시공을 일괄입찰 방식으로 결정했다. 예외사항으로 법에 명시돼 있기에 위법사항은 아니다.
그러나 이는 소방시설 품질 향상을 위한 분리도급의 본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것이다. 물론 우리 소방도 이 같은 대형 공사를 소화할 수 있도록 기술력 향상 등에 힘써야 한다. 법만 개정했다고 끝이 아니다. 입찰 담당자를 만나 분리발주의 입법 취지에 대해 끊임없이 설명하는 등 쌍방이 노력해야 진정한 변화가 생긴다.
Q. 회원사한테 당부하고 싶은 점은.
‘소방인’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주심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인천은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진 기회의 도시다. ‘인천의 꿈,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 어려운 경제 환경에 굴하지 않고 회원사들과 한마음이 돼 인천의 소방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힘차게 나아가겠다.
Q. 특별히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
협회의 설립 목적에 맞게 소방산업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 임기 후에도 능력 있는 소방 후배들을 양성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아낌없이 지원하겠다.
박준호 기자 parkjh@fpn119.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