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STORY] 정신이 번쩍 들게 만들어준 책 ‘당신은 설명서도 읽지 않고 인생을 살고 있다’
한창 부자가 되는 방법과 관련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던 때가 있었습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물가가 치솟기 시작하고, 국제질서 리스크가 커지고, 미ㆍ중 갈등이 극대화되던 2022년부터 2023년까지 한국 책 판매량 10위권에는 늘 재테크 관련 책이나 자기계발서가 자리했습니다.
오랜 시간 위기와 호황을 경험한 한국 국민은 위기를 그저 위험한 신호로만 보지 않고 또 하나의 기회로 여겼던 겁니다. 그 당시 저도 이런저런 책들을 열심히 읽었습니다. 만약 누군가 그 당시 읽은 책 중 가장 유익했던 책 한 권을 꼽으라면 ‘당신은 설명서도 읽지 않고 인생을 살고 있다’를 뽑을 겁니다.
책은 인플레이션 압박이 한창이던 때 출간돼서 그런지 대부분이 인플레이션과 그 인플레이션에 대처하는 방법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그런 내용보단 다른 내용에 큰 인상을 받았습니다.
“돈 얘기가 천박하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돈이 진정으로 필요한 사람일 거야. 왜냐하면 사실 우리가 마음속에서 진짜 원하는 것들은 우리가 피하는 불편한 곳들에 숨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 (중략) 우리가 내면에서 느끼는 불편감은 돈 그 자체가 아니라 사실은 돈이 부족함으로 인해 생기는 불편감과 정신적 박탈감이야. 사람은 사실 돈에 집착하는 게 아니라 돈을 얻음으로써 채울 수 있는 본인의 욕망에 집착하는 건데 본인의 욕망과 집착을 가리기 위해 아무런 선악의 개념이 없는 돈에 돌멩이를 던지는 거지”
이 글을 읽는 순간 속마음을 들킨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말이 옳은지 그른지를 떠나서 적어도 제겐 딱 맞는 말이었습니다.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돈 문제에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돈보단 다른 곳에 가치를 두고 다른 것들을 바라보며 살았습니다. 아니 그렇게 자신과 남을 속이고 있었습니다.
사실 어려서부터 돈이 많은 사람을 부러워했고 돈을 많이 벌고 싶어 공부도 열심히 했습니다. 성인이 되고 나서는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월급 문제로 포기했습니다. 사실 소방관이 된 것도 안정적인 수입을 얻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작용한 결과였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을 해야 했던 순간에 선택을 좌우한 제일 큰 요소가 돈이었으면서도 그저 돈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자신을 속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돈을 많이 벌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적어도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욕망을 감추지는 말자고 생각했습니다.
“뭔가 인생이 안 풀리고 이 길이 아니다 싶을 땐 네가 지나온 생각의 언저리에서만 답을 찾지 말고 미로의 좀 더 먼 곳, 심층적인 곳, 네가 절대 아니라고 생각했던 가치들, 가치관들, 행동들로부터 하나둘씩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답을 찾을 수 있을 거야. 너의 성공, 실패, 행운, 불행, 행복, 슬픔이 모두 너의 탓은 아니겠지만 어차피 한낱 개인이 할 수 있는 건 세상에서 적응하고 살아남는 법을 연구하는 것뿐이야. 따라서 네가 현재 만족할 만한 성과가 없거나 불행한 결혼생활을 한다거나 하는 일들은 결국 네가 살면서 했던 총체적 선택의 결괏값이므로 겸허히 결과를 수용하고 해결책에 집중할 필요가 있어”
이 문구를 읽으면서는 가슴이 뜨끔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제 인생은 제가 어쩌지 못하는 외부적 요인으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 과거의 일들을 핑계로 너무 오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스스로를 방치했습니다. 어느 순간 도전하지도, 노력하지도 않은 채 그저 절 주저앉힌 사람들을 원망하며 지냈습니다.
내가 넘어진 건 남의 탓이라 해도 일어서지 않은 건 오로지 내 잘못이었을 텐데 그런 생각조차 못 했습니다. 어떤 문제가 발생하든, 어떤 일이 벌어지든 최소한 내가 일으킨 문제를 없애거나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결하지 않은 채 남 탓을 하는 건 전적으로 스스로 만든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투자할 돈이 없다고? 그래, 그래. 그 생각부터 바꿔야 하는 거야. 보통 사람들은 돈으로 하는 행위만을 투자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투자의 본질을 이해하고 나면 아무것도 안 하고 방에 누워서 TV를 보는 순간조차도 투자라는 걸 알 수 있을 거야”
돈을 모아야겠다고 다짐했지만 수중에 돈이 얼마 없어 좌절하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돈이 없는데 언제 돈을 모아 투자하고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나란 생각만 하면 불안해지고 조급해졌습니다.
하지만 이 문구를 읽고 난 뒤 내 삶의 모든 순간이 돈으로 치환 가능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시간에 유튜브를 봤을 때와 운동을 했을 때 장기적으로 많은 차이점을 안겨 주고 이는 결국 벌 수 있는 돈의 차이가 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지금 당장 돈이 없다고 한탄하기 보단 장기적으로 돈을 벌거나 아낄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고 다짐했습니다.
이 책은 마치 회초리와 같았습니다. 잘못됐거나 안일했던 생각들에 경종을 울리는 내용으로 가득해 읽으며 가슴이 뜨끔해질 뿐 아니라 아프기까지 했습니다. 혹시 지금 삶의 변화를 위해 따끔한 충고가 필요한 분이 있다면 꼭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충북 단양소방서_ 김선원 : jamejam@korea.kr
<본 내용은 소방 조직의 소통과 발전을 위해 베테랑 소방관 등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2019년 5월 창간한 신개념 소방전문 월간 매거진 ‘119플러스’ 2025년 9월 호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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